-


딸칵 딸칵- 타다닫ㄱ타탇ㄱ 타자를 치고 있다. 손가락은 키보드에서 춤을 추고 모니터는 그 춤을 활자로 기록중이다.

커피를 마시는 남자. 어느덧 꿈을 잃어버리고 현실과 싸우는 남자는 올해 55세이다.

자식들은 어느덧 대학을 가고 사회에 나온다. 오래전만난 그의 부인은 집안일을 하는 평범한 주부이고 그는 회사에서 힘들게 일해. 어느덧 사장자리까지 오고야 말았다.

후우~ - 깊은 한숨은 곧 남자의 고민이였고 담배를 태우며 고민을 잊으려 한다.

오래 되었다. 꿈을 잃고 세상에 나온지도.. 친구들과는 연락도 잘안되고 지금하는일도 썩 유쾌해 보이지는 않는다. 당장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도 오만번을 넘게 했다.

자식들이 발목을 잡고 부인이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 모든 남자들이 그렇듯 결혼은 미친짓이라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악감정은 없는듯 보인다.

그의 직업은 출판사 사장이고 좋은 책들을 위해 매일매일 책을 보고 검토하고 작가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는게 전부였다.

일을 하다가도 가끔씩 생각이 났다. 30년전에는 내가 무얼했을까.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어했을까 생각해본다.

"이모, 이슬하나만 더요!"

"적당히 마시라 인간아."

포장마차는 언제나 활기를 띄었다. 그곳에서 그는 맘껏 취하고 맘껏 울수있었다. 벌써 10년 넘게 단골인 이곳은 그의 아지트이다.

술에 얼큰하게 취한뒤 집에 터벅터벅 걸어온다. 발걸음이 무겁다. 더이상 걷기가 싫어진다. 근처 놀이터에 자리잡은 그는 어릴때부터 손에 익은 스마트폰을 꺼낸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않은 무게가 손을 타고 팔로 흐른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이곳저곳 둘러본다. 기억이 나지않아 애를 먹지만 느낌이 가는곳은 감출수가 없다.

\'렛..잇..고..\'

틱틱- 몇번의 터치끝에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때 그노래가 새벽을 적시며 흘러나온다.

그는 옛 기억이 났다. 절대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잊어버렸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추억에 취해 버린다.

30년이 흘렀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매개체를 접했다. 그리고 그는 30년전에 미친듯이 열광하던 그의 영화를 기억해냈다.


그리고 다음날 그는 그와 같은 사람들을 찾고 있었다. 30년전 그들을 찾고 있었다.



-


잊지말자


      






From DC Wa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