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3
방금 만난 사람과는 결혼 못해.
엘사의 말이 안나의 귓속에서 울렸다. 안나는 소리지르고 싶었다. 물건을 집어던지고 온 나라 사람들의 입에 몇 년 동안 오르내릴 만한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싶었다. 언니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서 제발 인간적으로 굴어 달라고 빌고 싶었다. 이것이 안나가 원하던 것임을 이해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안나는 그런 짓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몇 년 동안 쌓인 실망과 슬픔이 있어도, 엘사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진짜로 그런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서 엘사의 대관식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안나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엘사는 안나를 수 년 동안이나 자매애로 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왜 그녀 자신도 똑같이 엘사를 거부하겠는가?
아마도 그게 문제일 거야. 안나는 갑자기 희망에 차 생각했다. 아마 언니는 한스와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모를 거야. 언니한테 말하면 되겠지.
“진정한 사랑이면 할 수 있어,” 안나는 몸을 떨리게 하는 분노의 감정에도, 목소리를 낮추어서 말했다.
“안나,” 엘사가 말했다, “네가 진정한 사랑에 대해서 알아?”
“언니보다는 나아,” 안나는 갑자기 화가 나서 딱딱거렸다.
언니가 방금 안나가 진정한 사랑에 대해 아는지를 진지하게 물어본 것인가? 엘사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 뭘 알까? 적어도 안나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에 사람들과 함께했다. 안나는 다른 사람들과, 그리고 모든 것들로부터 떨어져 지내지 않았다. 안나는 점점 언니에게 화가 났다.
계속 다가간 건 나라고. 안나는 생각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문 앞에 서서 놀아 달라고 했던 건 나야. 언니한테 웃기는 놀이하자고, 그리고 성에서 자전거 타자고 졸라 댄 것도 나였어. 그리고, 차갑게 나를 거부한 건 언니였어. 언니는 나한테 아무것도 안 했어. 난 항상 언니를 보고 싶었어. 언니가 날 사랑해 줬으면 했어. 언니야말로 신경도 쓰지 않았어.
다른 사람들이 계속 다가오지만 않았더라면, 안나는 엘사에게 생각을 소리쳐 말해 버렸을지도 몰랐다. 어떻게 엘사가 그녀에게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한단 말인가? 이렇게 계속 무시하고 나서 이제서야, 왜 엘사가 그녀의 삶에 신경을 쓴단 말인가?
언니의 얼음장 같은 표정을 보면서, 안나는 둘이 어떻게 이런 상황에 왔는지 이해하려고 했다. 원래 자매란 이런 상황에서 기뻐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엘사는 정말로 안나가 결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걸까?
난 행복이라는 게 온 마음을 다해서 누군가를 믿어 줄 때 나온다는 걸 느끼고 싶어. 나를 외면하지 않는, 나랑 함께하려 하는 사람과 있는 기분이 어떤지 알고 싶어. 그런데 뭐가? 그녀는 엘사의 눈을 보며 말없이 물었다. 뭐가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건데? 왜 언니가 진정한 사랑을 찾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나도 그러지 못하게 하는 거야?
안나는 엘사의 마음을 돌릴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언니가 마침내 말했을 때, 그 말은 안나의 마음을 다시 한번 산산이 깨어 놓고 말았다. “축복해 달라고 했는데, 내 대답은 ‘싫어’야.” 엘사는 가려고 몸을 돌렸다. “그럼, 이만 실례해요.”
안나는 엘사에게 화가 머리끝가지 나서 한스가 옆에 있다는 것도 잊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그는 한 발 앞으로 가서 안나가 기댈 수 있게 했다. “여왕 폐하,” 그가 엘사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잠깐만, 저한테-”
“아뇨, 싫어요,” 엘사가 한스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그리고 여길 떠나도록 해요.” 엘사는 팔을 그의 손에서 떼어냈고 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녀는 근위병 하나1)에게 빠르게 말했다, “파티 끝났으니까 성문을 닫아라.”
성문을 닫으라고? 안 돼! 안나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이건 끝이 아니다. 파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스와 함께한 그녀의 시간은 끝날 수 없었다! 성문이 닫히면, 결코 그녀의 왕자님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안나는 이야기하는 것을 거부한 언니와 성 안에 틀어박혀 지내야 한다. 그리고 평생 외롭게 살 것이다.
“잠깐만!” 안나가 외쳤다. 그녀는 언니의 손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엘사의 긴 장갑 한 짝만 잡아당겼을 뿐이다.
엘사의 반응은 빨랐다. 그녀는 홱 돌았고, 안나는 언니의 얼굴이 창백해진 것과 몸을 떠는 것을 보았다. 안나가 장갑 한 짝만 벗긴 게 아니라, 언니를 뼛속까지 얼린 것 같았다. 엘사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그 장갑 이리 내!”
안나는 눈에 눈물이 차는 것을 느꼈고 고개를 저었다. 언니와 싸우고 싶지는 않았다. 바로 몇 시간 전에, 그녀는 진정으로 관계 회복에 대한 희망을 느꼈었다. 위즐튼의 공작을 보고 웃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마도 비밀 나누기, 그러고 나서, 보란 말이야! 그들은 다시 진정한 자매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안나는 언니가 자신의 행복을 거절했다는 사실과 엘사가 마음을 바꾸지 않아서, 안나가 언니를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거라는 사실 중 어떤 게 더 안좋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언니, 제발,” 안나가 빌다시피 말했다. “제발. 난 더 이상 이렇게 못살겠어.”
엘사의 눈에 눈물이 찼다. “그럼 떠나...” 그녀는 연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몸을 돌려, 그녀는 다시 한번 가려고 했다.
안나는 그 말이 뺨을 세게 때렸다는 듯 몸을 움찔했다. 참고 있던 모든 분노와 슬픔이 쏟아져 나왔다. “내가 언니한테 뭘 어쨌다고?” 안나는 물러가는 언니의 등에 대고 소리쳤다. 목소리가 무도회장 전체에 울려 퍼져서 조용해졌고, 모든 눈이 자매에게 향했다.
“그만해, 안나,” 엘사가 모질게 말했다.
“싫어!” 안나는 혼자 답답한 것에 이제 질렸고, 답을 듣지 못한 몇천 개의 질문에 질렸다. 안나는 엘사가 답을 해주기 전까지는 놓아 보내지 않을 작정이었다.
“왜 나를 외면한 거야? 왜 세상을 등지고 살았냐고? 대체 뭐가 그렇게 두려운 건데?” 물음은 서로 부딪치면서 입에서 튀어 나왔다.
“그만 하랬잖아!”
그리고 나서, 안나는 두려움에 차서, 엘사의 손에서 한 줄기의 얼음이 뻗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 몇 초 안에, 커다란 얼음송곳이 바닥에서 뻗쳐 나왔다. 내빈들은 무서워서 소리를 질렀다. 몇몇은 달아나려고 했고, 몇몇은 서로 몸을 붙였다.
“마법이로군!” 안나는 위즐튼의 공작이 그의 경호원 뒤에 숨으면서 하는 소리를 들었다. “어쩐지 뭔가 수상한 점이 있는 것 같더라니.”
안나는 언니를 정면으로 쳐다보았고, 결혼에 대한 생각은 싹 사라졌다. 정말로 그녀는 방금 보았다고 생각한 것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얼음은 여전히 엘사의 손가락 끝에서 흩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안나는 무엇보다도 엘사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견딜 수 없었다.
“언니?” 그녀는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찰나의 순간에, 자매의 눈이 마주쳤고, 엘사는 뒤돌아서 뛰쳐나갔다.
안나는 언니가 뛰어가는 것을 쳐다보기만 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내가 이렇게나 눈치가 없었을까? 안나는 언니를 쫓아가면서 생각했다. 이것 때문에 언니가 내 곁에 있기를 두려워한 건가? 언니는 내가 그 능력을 볼까 봐 두려웠던 걸까? 언제부터 그럴 수 있었던 거지? 엄마랑 아빠도 아셨을까? 부모님이 이것 때문에 우리를 성 안에 숨겨 두신 걸까?
언니를 쫓아가는 동안 의문은 계속 들었다. 엘사가 능력을 드러낸 순간부터 그녀의 분노는 사라졌다. 그제서야 말이 되었다. 그녀의 차가움. 고독. 지금까지 외로운 건 나 혼자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까지 엘사 언니한테 인생이 어땠을지 상상이 안 가... 엄마와 아빠도 언니한테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셨을 거야, 그래야 말이 되지. 사람들이 언니를 두려워하지 않기를 원하셨을 거야. 안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공작이 엘사를 마법사로 낙인 찍는 데에는 몇 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제 엘사를 어떻게 생각할까? 안나는 언니를 따라가야 했다. 엘사는 그녀의 도움이 필요했다.
성 밖으로 나오자, 안나는 자신이 옳았음을 확인했다. 보는 곳마다, 물건이 얼어붙어 있었다. 7월은 한순간에 12월로 바뀌었다. 밖으로 내려오는 계단은 한 칸마다 얼음으로 덮여서 반짝였다. 그녀는 아래쪽에 있는 분수대가 얼어붙은 것을 보았다. 동전이 두꺼운 얼음에 갇힌 채 분수대 바닥에서 반짝였다. 그리고 나서, 안나는 하늘에서 눈송이가 떨어지는 것을 믿지 못한 채 쳐다보았다. 저 멀리서, 그녀는 엘사가 성문 쪽으로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괴물이다! 괴물이야!”
저 밑에 있는 사람들을 쓱 훑어보고, 안나는 공작이 경호원과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안나는 그 사람이 엘사를 무서워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엉덩이를 문지르면서, 달아나는 엘사의 등에 대고 저주하는 말을 퍼붓고 있었다. 계단에서 넘어져 버려라, 안나는 생각했다. 누가 우리 언니를 괴물이라고 불러?
안나는 계단을 가능한 빠르고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그녀는 한스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거의 의식하지 않고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언니에게 가야 했다. “엘사 언니!” 그녀는 달리면서 외쳤다. “언니! 기다려!”
엘사는 벌써 협곡 가장자리로 내려가 있었다. 그녀는 잠깐 멈추고 뒤돌아 보았고, 안나는 일이 바로 거기서 끝날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희망을 가졌다. 그렇지만 언니는 다시 등을 돌렸고 망설이면서 물에 발을 디뎠다. 발밑에 있는 물이 바로 얼어붙었다. 그녀는 한 발, 또 한 발을 점점 더 빨리 내딛으면서 달려갔다.
안나는 발을 확실히 딛지 않아서 얼음 위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안나는 엘사가 피오르 건너편으로 올라가 숲으로 사라지는 것을 절망적으로 바라보았다.
“안 돼,” 안나는 장갑 한 짝을 여전히 손에 든 채 말했다. 모두 그녀의 잘못이었다. 엘사를 밀어붙이지만 않았더라도...
“안나!” 한스는 그녀의 옆에 가까이 와서 소리쳤다. 한스는 옆에 앉아서 안나를 안아 주었다. 그렇지만 안나는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 얼어붙은 협곡밖에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가 괴물이라고 불러 산속으로 도망친 언니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
“괜찮으세요?” 한스는 다시 물었다.
그는 피오르에서 올라와 안전한 성으로 돌아왔을 때부터 계속 안나에게 묻고 있었다. 안나의 일부분은 지금 같은 때에 한스가 옆에 있어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는 것을 느꼈지만, 다른 부분, 더 큰 부분은 엘사만을 생각했고 한스가 그냥 가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아뇨,” 안나는 겁에 질린 사람들을 지나가면서 말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그리고 “눈이네,” 그리고 “7월인데!” 벌써 추워지고 있었고, 눈은 쌓이기 시작했다.
“알고 있었어요?” 한스가 안나의 충격을 덜어 주기 위해 물었다.
그녀는 머리를 저었다. “아뇨.” 그리고 어떤 언니가 날 이 신세로 만든담? 정말 지독한 언니야. 아마.
위즐튼의 공작이 공포에 차서 지르는 소리가 안나의 뇌리에 꽂혔다. “여왕이 이 땅을 저주한 거야! 못하게 막아야 돼!” 그는 경호원에게 몸을 돌렸다. “어서 가서 잡아와!”
안 돼! 안 돼! 안 된다고! 만약 경호원들이 엘사를 따라간다면, 그들이 무엇을 할지는 소용이 없었다. 내 탓이야, 안나는 한스를 밀어내고 공작에게 갔다. 안나를 보자, 그 키 작은 사람은 소리를 지르더니 두 경호원 사이에 숨었다.
“공주!” 그가 외쳤다. “공주님도 마법부려요? 당신도 괴물이신가요?”
안나는 눈을 굴리지 않으려 했다. 공작은 얼간이였다. “아뇨, 난 지극히 평범하답니다.”
“공주 말이 맞습니다.” 한스가 그녀 옆에 서서 말했다. “그래도... 매력은 있어요,” 그가 덧붙였다.
얼음이 언니의 손에서 나온 이후로 처음, 안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이 일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잊었다. 결혼. 진정한 사랑. 그녀의 편이 되어 주는 사람이 있는 게 좋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엘사를 편들어 줄 사람이 필요했다.
“우리 언니는 괴물이 아니에요,” 안나가 먼저 말했다.
공작은 계단을 가리켰다. “날 죽일 뻔 했는데도요!”
“얼음에 미끄러진 거에요!” 한스가 그 말을 정정했다.
“우연한 사고였어요,” 안나가 말했다. 그렇지만 공작이 정말로 넘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약간 기쁘다는 것은 인정해야 했다. “겁을 먹었던 거에요. 원한 게 아니에요. 이런 걸 원치 않았을 거에요...” 안나는 이제 스케이트장 같아 보이는 광장을 가리켰다. “오늘 일은 제 잘못이에요. 그래서... 제가 언니를 따라가 봐야겠어요.”
“좋소,” 공작이 쏘아붙였다. “그렇게 하시오.”
안나는 애써 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 말이 입에서 나오기도 전에 마음을 굳혔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말했어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안심시켜야 할 한 사람이 있었다. 한스의 팔에 손을 얹고, 그녀는 한스를 꼭 안았다. “언닌 위험하지 않아요,”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 “내가 데리고 와서 바로잡을게요. 그때까지, 여기서 아렌델을 지켜주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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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나 번역상 어색한 부분은 지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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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설에는 원래 카이에게 말한 것이라고 나오지만, 작중에서도 근위병에게 명령하시기도 하고, 차용 가능한 대사는 더빙판 기준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근위병으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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