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을 보다가 이원익에 대한 댓글을 봤어. "이원익은 속일 수는 있지만 차마 속이지 못하겠고, 유성룡은 속이고 싶어도 속일 수가 없다."

이원익의 인품을 알 수 있는 말 같지만 실상은 조금 달라.   한문은 뒷부분이 중요하거든.   사실 우리나라 말이 다 그렇지.

이 말은 이원익을 칭찬하는 듯 하면서 조금 가볍게 보고, 유성룡을 올리는 말이야.   영남 유림들이 유성룡을 띄우고 싶어 만들었대.

어째든 이원익은 처음보면 조금 시원찮아 보였나봐.   영남 유림들이 만든 말을 봐도 이원익은 속일 수 있지만 조금 불쌍해보이는 외모처럼 보이지.

이원익은 이준경의 제자였대.   이준경이 선조에게 이원익을 천거하면서 몸이 약하니 인삼 20근은 먹여야 쓸 수 있는 인재라고 했나봐.

이원익이 종친이라는 점도 있고 해서 선조는 인삼 20근을 내렸지.   하지만 막상 이원익을 보고나서 "아까운 인삼만 버렸구나."라고 했대.

그 정도로 볼품없는 외모였나봐.   키도 아주 작았고.   하지만 이원익이 임란 때 눈부시게 활약하자 선조는 다시 말을 바꾸었어.

"잃어버린 인삼을 이제야 찾았구나."   사람을 외모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는 좋은 보기가 이원익이야.

그래도 알아보는 사람은 있었지.   토정 이지함이 이원익을 보고 키가 한치만 더 작았으면 영의정 감인데 아깝다고 그랬나봐.

이원익은 빙그레 웃으면서 신고 있던 한치짜리 나막신을 벗었대.   키가 작은 이원익은 굽이 높은 나막신을 신고 다닌 듯.

하여튼 이원익도 일화가 많은 명재상이야.   광해군이나 인조나 정권 잡고 첫 영의정으로 모두 이원익을 선택할 정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