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현(6)이는 매일 아버지 박석민(27·삼성)에게 "오늘은 (안타) 몇 개 쳤어?"라고 묻는다. "아빠를 닮은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아들. 지난 주 박석민은 자랑스럽게 '당일 성적'을 이야기했다.
13일 대구 한화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한 그는 14일 2타수 1안타로 타격감을 이어갔고, 15일에는 4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15일부터 17일까지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3연전에서도 매 경기 안타를 쳤다. 지난 주 성적은 19타수 11안타(타율 0.579) 3홈런 7타점. 타율과 홈런은 1위, 타점은 3위였다. 박석민의 활약 속에 삼성은 4승2패로 선전했다. 일간스포츠는 박석민을 6월 둘째 주 조아제약 주간 MVP(상금 50만원)로 선정했다.
100타점을 목표로 시작한 시즌. 지난해까지 그를 괴롭혔던 왼 중지 통증이 사라지면서 박석민은 배트를 꽉 쥐었다. 안타가 나오고, 홈런이 터진다. 유쾌한 장난으로 류중일(49) 삼성 감독으로부터 '우리 개그맨'이라고 불리는 박석민은 그라운드 내에서도 류 감독을 웃게 했다.
박석민은 "준현이가 '아빠 같은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면 '아빠 닮지 말고, 더 훌륭한 선수가 되라'고 말해준다"고 했다. 하지만 2012년 프로야구에서 박석민보다 뛰어난 타자는 많지 않다.
-지난 주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주말 두산전에서 1승2패로 밀린 것이 아쉽다. 그래도 4승2패로 한 주를 마쳤다. 순위가 더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 같아 기쁘다. 개인 성적도 만족스럽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이 값진 상을 주셔서 더욱 기쁘다."
-4월에 맹활약하다 5월에는 주춤했다. 6월 다시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데.
"5월이 아쉬웠다. 타율(0.230)도 문제였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집중하지 못한 점이 더욱 아쉬웠다(5월 득점권 타율 0.303). 6월에 다시 '감'을 찾았다. 범타가 되는 타구도 뜬공이 나온다. 대체로 힘이 실린다는 뜻이다(6월 땅볼/뜬공 비율 0.60). 더 집중하겠다."
-지난주 3홈런을 쳐내며 이 부문 5위(13개)로 올라섰다.
"홈런에 대한 욕심이 있다. 2009년에 24홈런을 친 뒤 3년 동안 20홈런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왼 중지 통증으로 힘을 제대로 싣지 못했다. 지금은 통증이 전혀 없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홈런이 필요한 때가 있다. 아직 구체적인 홈런수를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대한 많은 홈런을 치고 싶다."
-시즌 시작 전 100타점을 목표로 세웠는데.
"타점 부문에는 만족하지 못한다. 지금쯤 50타점을 넘겼어야 하는데…. 46타점(18일 현재)에 머물고 있다. 5월에 득점 기회를 너무 많이 놓쳤다. 100타점은 꼭 넘기고 싶다. 충분히 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박석민을 '개그맨'이라고 부르는데.
"원래 장난기가 많다. 그런데 장난으로 웃음을 주는 것보다 홈런·타점으로 즐거움을 안겨 드려야 하지 않겠나. 현재 우리 팀이 실력보다 낮은 결과를 낳고 있다.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면 순위도 올라갈 것이다. 여름에는 팬들을 기쁘게 하겠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나를 믿어주는 '두 남자'가 있다. 류 감독님은 내게 많은 기회를 주신다. 감독님께 꼭 보답하고 싶다. 아들 준현이는 매일 '아빠 (안타) 몇 개 쳤어'라고 묻는다. 준현이는 '아빠를 닮은 야구 선수가 되겠다'고 한다. '아빠 닮지 말고, 더 훌륭한 선수가 되라'고는 하는데(웃음). 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
퇘지야 애낀다 헠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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