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갤러문학] 커피 프린세스 -1-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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ᅟᅟᅟ

2011.09.01 17:23:24

조회 1558 추천 20 댓글 22

*본 소설은 스갤러를 소재로 쓴 문학이고 , 위 짤방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감싸쥐고 흐느끼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던 아수라갓제동은 슬며시 그녀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 걸음도 한발짝 앞으로 나아가는것이 고작이었다.

그녀의 흐느끼는 소리는 묘하게 사람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 ,

아수라갓제동은 그녀가 제발 그 울음을 멈추어주었으면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저 울음을 멈추고 , 자신을 향해 단 한번이라도 눈물로 새초롬하니 젖어든 얼굴을 들어준다면

아수라갓제동은 잠시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쉴테지만

애석하게도 그녀의 울음소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 더 진중하고 낮은,

마치 교향곡이 대단원에 다다르기 직전 일순간 멈추게 되는것과 같은 숨막힐듯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아수라갓제동은 등줄기로 흐르는 한줄기 식은땀을 느끼며 자그마하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제기랄\'

자신이 누구인가

바로 우는 아이도 자신의 이름을 듣는 순간 뚝 그치게 된다는 이름부터 무시무시하기 그지없는 \'아수라\'갓제동이 아니던가

적자생존의 법칙으로 점철된 스갤에서도 독보적인 위명을 자랑하는 남자 \'아수라갓제동\'

그의 세치(三値)에 살짝 못 미치는 손가락에서 발하는 번뜩이는 날카로움과 ,

허를 찌르는 재기발랄함으로 스갤 문학의 절대군주로 추앙받는 그였지만

그의 가공할만한 필력도 , 번뜩이는 재치도 지금 이 순간에서만큼은 무용할 따름이었다.

아수라갓제동은 문득 담배를 한대 피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담배를 한모금 깊게 빨아들인다면 차갑게 식어버린 커피처럼 냉철한 아수라갓제동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 갈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의 간절한 소망도 잠시 , 그녀의 흐느낌이 점점 꺼져들어가는듯한 ,

흡사 덜 잠근 수도꼭지의 물줄기가 조금씩 가늘어지는것처럼 낮아지기 시작하자 아수라갓제동은 그 마음을 접어 들 수 밖에 없었다.

비록 표면상으로는 그녀의 마음에 떨어진 무언가가 파문을 던진 동심원이 서서히 잦아들어가는듯한 모습이지만 , 아수라갓제동은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녀의 울음소리가 점점 꺼져들어가는듯한 불규칙적인 스모르찬도 (smorzando)의 셈여림으로 잦아들고 있지만 ,

잠시 후 한 차례 일어날 폭풍이 들이닥치기전의 고요에 불과하다는것을

지금 이 순간의 고요함은 디크레센도 (decresc)로 착각하기 쉽지만 ,

실상은 크레센도 악장의 피아노 포르테 (piano forte)가 분명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아마도 잠시후면 그녀의 흐느낌은 아첼레란도 (accelerando) 으로 일순간 뒤바뀔것이고 ,

끝의 대단원에 다다른다면 아수라갓제동 그가 손을 쓰기에는 너무 늦을것이라는것임을

결심을 마친 아수라갓제동은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고 , 흐느끼고 있는 그녀의 지척에 도달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흐느끼고 있을 따름이었다.

아수라갓제동은 그 모습을 보며 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눈물로 땅을 축임으로써 움터있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꽃피어오르게 하려는것인지도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사과나무가 움터 새싹이 피어오르기전에 , 아수라갓제동은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순간 아수라갓제동이 그녀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힘껏 돌이켜세우자 ,

놀란듯 새빨갛게 젖어 든 토끼눈을 뜬 채 눈물로 축축히 젖은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이거 놔요\'

그녀는 아수라갓제동의 손을 뿌리치려고 하였지만 아수라갓제동은 놓지 않았다 , 아니 오히려 꽉 움켜쥐었다.

\'당신이랑 더 이상 말 섞기 싫어요\'

\'.....\'

그러한 모습을 보며 아수라갓제동은 이보다 더 아름답고 고결한 모습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비록 머리카락은 헝클어지고 , 눈물자국이 희뿌옇게 남아있는 모습이었지만 루가복음서 7장의 43절의 여인처럼 ,

아수라갓제동 자신에게 있어 그녀의 눈물은 이 세상에서 제일 값진 향유였기에

\'커피 많이 마시면 구순염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거 알고 있어요 ?\'

\'어디서 들은 소리죠\'

\'저도 몰라요\'

아수라갓제동의 터무니없는말에 그녀는 에스프레소처럼 쓰디 쓴 흐느낌에 달콤한 휘핑크림과도 같은 웃음이 뒤섞인 ,

카라멜 마끼야또처럼 묘한 소리를 냈다.

그 웃음소리에 아수라갓제동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

잠시 후 아수라갓제동의 혀 끝에서는 스타벅스 3100원짜리 아메리카노의 향취가 감돌기 시작하였다.

말톨의 달콤한 맛 , 클로로겐산의 쓴맛 , 인산의 신맛이 복합적으로 뒤범벅된 휘발성 향미화합물이

온 몸으로 퍼지며 팔과 다리 , 머리까지 마비되는듯한 느낌이었다.

그녀 또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보다 더욱 부드럽고 은은한것이 있다면 바로 그의 입술이라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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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첨부파일 1

나쁜남자 아수라갓제동.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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