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잣거리 구경 나온 세 사람 씬들은 나중에 흘리게 될 견우의 눈물을 꼭꼭 채워 넣는 씬이었지. 아침에 설레서 잠 못잤다는 황자의 말에서부터 마음이 거슬렸던 견우는 황자가 건네주는 꿀탸래 먹으며 웃는 공주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마는 칠푼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한복집에서 잘 어울린다는 공주의 말에 씁쓸해 하고... 

황자와 활쏘기 내기를 하고 머리꽂이를 직접 꽂아주고 싶다는 말에 가장 애절해지는데 그말을 통역으로 듣고 순간적으로 애절해지는 공주의 눈빛 연기도 대단했어. 연기 최고!!!

황자가 공주의 머리에 머리꽂이를 직접 꽂아주는 모습을 보면서 차마 고개를 돌리던 견우는 울 것 같은 표정을 짓지. 

닭발 에피소드도 그렇고 공주를 업고 가는 황자와의 에피소드도, 모두 모여 있는 상황에서 황자의 신발 선물얘기나 원자를 처남이라고 생각한다는 황자의 말...그렇게 차곡차곡 쌓이던 애절함은 사라진 원자를 찾아냈을 때, 울고 싶은 견우대신 울면서 원자가 말하지. 

보내고 싶지 않고 못 볼까봐 무섭다고... 

그리고 원자를 찾은 견우에게 공주의 고마워...는 공주로서가 아닌, 그러니까 신분의 간극을 비로소 메꾸고 한 여인으로 견우에게 다가오는 씬이기도 한데 뒤돌아서 그 소리를 듣고 처연해지는 견우의 눈빛이 사실 가장 애절해 보였다는... 

왜냐하면 그 진심어린 고마워... 에는 어딘지 모르게 좌절의 예감이 가득했거든. 비로소 한 여인으로 다가오지만 서로 이제 더는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이 들어간 예의 있는 인사였기 때문이었어. 진심과 예의와 선을 긋는 듯한 깊이 고개를 숙이는 공주의 인사... 

그리고 친구의 패설조차 마음에 와 닿는 견우.

 왜 말을 못해!!! 

황자와 공주가 자신을 거치지 않고 필담을 나누는 모습에서 견우의 애절함은 정점을 찍지. 

하지만 그 기저에는 황자가 정말 괜찮은 인물이라는 것이 깊이 자리잡고 있는데 만약 황자가 별볼일 없는 형편없는 인물이었다면 견우는 애절함 대신 분노나 화를 내는 것이 더 어울렸을 거야. 

또한 견우와의 균형감을 위해서도 황자의 캐릭은 썩 괜찮은 설정이라는 생각. 또한 삼각관계를 쿨하게 해결하는 데 있어서 복선이기도 할 것이고... 

어쨌거나 지난 주 회차의 마지막 씬에서 견우의 한 방울 눈물은 그렇게 차곡차곡 에센스로 농축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지. 

날 더워서 주절주절이 된 깨알 줍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