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 pannaeolus cyanescens
Southeast Asia 에서 자라는 버섯 중에 가장 강력한 버섯 중 하나로 이제껏 먹어본 버섯 중에서 가장 강했다.
이제껏 먹어본 버섯들을 보면 mckennaii, golden teacher, B+, penis envy 등이 있지만. 이 버섯의 효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난 dried 2.5g를 먹었다. 나는 이미 여러 버섯들을 먹어본 경험이 있다. 보통은 3g을 먹지만
하도 친구가 강한 버섯이라길래 이번에는 조금 양을 줄여보았다. dried 0.5g는 말리지 않은 생(生) 상태로는 5g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적은 양이 아니다.
친구가 이 버섯이 자기가 구할 수 있는 버섯 중에 가장 강하다는 말에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섭취 후 효과가 생각보다 빨리 일어나지 않아, 아 ,이거 잘못된 것인가라는 의문을 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된 이 버섯의 효과.
1. 첫 국면
내 평생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까지 행복해 본적이 없다. 어디가 끝인지 가늠할 수 조차 없이 밀려오는 행복. 행복이라는 단어로는 사실 내가 느꼈던 것을 담아 낼 수가 없다.
그 어떠한 행복, 황홀, 사랑 모든 것을 초월한다. 이것이 무한히 계속 되는 파도 처럼 느껴진다.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턱까지 차오르는 행복이다. 숨조차 쉬기 힘들 정도로 행복이다.
초등학교 때 전학 온 내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의 감정을, 설레이는 그 감정을 시간이라는 증폭기로 증폭하면 이 정도에 이를 수 있을까. 이미 시간이라는 개념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족히 몇 시간은 흘렀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겨우 10분이 지나있다.
도저히 이 행복감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멈출 기미가 안 보이는 행복의 쓰나미.
그렇게 또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분위기가 갑자기 바뀐다. 노래가 바뀌어진 것도 아니다. 갑자기 Mood가 바뀐 것이다.
2. 둘 째 국면
수 많은 정보들이 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논리적인 사고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붙어지고 다시 재탄생된다. 이 때부터 나는 " too much information to handle, please stop" 이라고 얼마나 울부짖었는지 모른다. 내가 한 번에 감당할 수 없는 양의 정보가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내 차갑게 느껴지는 주위. 누군가 에어컨의 온도를 낮춘 것도 아니다.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공기가 차게 느껴진다.
3. 셋 째 국면
이제부터는 악몽 같은 시간이다. 인생의 후회들, 실패들이 연속적으로 사방에서 나를 덥쳐온다. 부모님에게 잘못했던 일들, 과거의 할 수 있었는데 하지 못했던 일들, 나의 불찰들이 머릿속을 뒤집어 놓기 시작하지만 움직일 힘은 없다. 겨우 물을 먹기 위해 일어나 물을 마시고 화장실 거울 앞에 서 본다. 양쪽 눈의 크기가 다르다. 손의 크기도 양쪽이 다르게 느껴진다. 거울을 다시 볼 자신이 없다. 나는 이미 다른 존재이다. 물을 먹고 돌아와 쇼파에 눕는다. 손목시계의 시간이 돌아가지 않는다. 다시 말해 시간이 멈춰있다.
이 후회와 잡념의 연속으로부터, 버섯의 효과가 끝나기를 바라며 나는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고 스스로에 체면을 수 없이 걸면서 다짐하고 다짐하지만 이 감당할 수 없을만큼 강한 악몽의 연속에서 이내 나는 이제 더 이상 나는 이겨 낼 수 없다라고 체념했다. “그래. 한 번 네 마음대로 해봐라.” 그리고 이 마음을 먹고 모든 것을 내려 놓을 그 찰나.
4. 넷 째 국면
그 순간 나는 우주의 공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無의 곳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나는 내가 지금껏 규정내린 나만의 인생의 규칙들이 부셔지고 있음을 느낀다.
시공간을 초월한 기분을 처음 느낀다. 나는 호주 집에 있지만 내가 지금껏 돌아 다녔던 프랑스, 한국, 미국, 마카오에서의 방에 있기도 하다. 너무나도 생생한, 7년 전에 내가 살았던 프랑스의 집, 5년 전의 이사하기 전 호주의 내 방, 4년 전 한국 여행 때 잠깐 머물렀던 집, 3 년전의 마카오 호텔. 책장, 책꽃이, 테이블 하나까지 모든 위치까지 모두 너무 생생하게 눈 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5년 전의 이사하기 전 호주의 내 방에 앉아 있어본다. 나는 지금 과거 속의 내 방에 앉아 있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 있지만 정신은 여러 방향으로 존재함을 느낀다.
이 모든 것이 쇼파 위에 누워서 꼼짝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게 일어난 환상이다.
다시 나는 無지의 공간으로 돌아간다.
지금껏 내가 규정내린 규범 및 규칙들이 부셔짐을 느낀다.
내가 알고 있는 단어들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그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본 사전적 정의와 내 경험에 의해 살이 붙여진 단어들에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영어로 생각을 하다가 한국어로 된 생각을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생각을 어떠한 언어로도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경지에 이르렀을 때 점진적으로 나는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오게된다.
5. 다섯 째 국면
시간은 다시 흐르고, 아침 해가 뜨고 있다. 불과 버섯을 먹은지 7 시간이 조금 넘은 시간임에도 나는 다시 태어남을 느낀다. 모든 세상사에 연민을 느끼며,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나의 걱정들이 모두 없어졌다. 좋은 아들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스스로의 목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끝이 없는 자문자답. 그 7 시간이 내게 준 정보량은 감히 그 시간 내에 감당할 수 있는 정보량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 전에는 버섯들을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거나, 조금 더 많은 색의 스펙트럼을 볼 수 있다거나, 음악소리가 더욱 풍성하게 들리거나 빛에 민감에 지는 현상들이 주를 이뤘다면 이 버섯만큼은 생과 사 그리고 그 과정에 철학을 하게 만드는 버섯이였다.
이제껏 친구들이 버섯을 먹고 뮤직 페스티벌을 간다거나 유희용으로 먹은 것을 보고 고등학교 때부터 대수롭지 않게 버섯들을 먹어왔지만 이 버섯 종류 만큼은 일반적으로 쉽게 다가가서 가볍게 먹을 버섯이 아니다. 시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無 의 공간에서 지금껏 내가 알고 있던 단어들의 의미를 다시 정의해야 했으며, 전 세계 내가 돌아다녔던 곳에서 내가 다시 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들며, 시공간이 휘어짐을 인지력이 따라가지 못하니 내가 현재 어디에 존재하는지 의문을 갖게 될 정도였다. 다시 말해 과거로의 여행이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생생해서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생각을 해야 할 정도였다.
전 세계 돌아다녔던 곳들도 이미 몇 년이나 지났음에도 내가 살아왔던 집들의 가구배치나 책들의 배치까지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 생생했다.
대게는 버섯을 섭취하고 하루 이틀 정도 지나면 현세를 달관한 ZEN의 위치에서 다시 현실로써 본인으로 돌아온다고 한다면, 이 버섯은 나로 돌아가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 버섯은 유희용이 아니다.
우울증 치료 목적이나 종교적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버섯이다.
* 내 평생 처음으로 우주로 날아갔던 버섯이다.
원글 - https://www.stonedapes.net/bbs/board.php?bo_table=dope_best&wr_id=512&pag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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