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검색대와 2층 환승객용 검색대 앞에는 승객들로부터 압수한 화장품·고추장·된장·치약 등이 매일 수두룩하게 쌓여 있다. 지난 3월부터 미국 등 전 국제선 노선에 액체 및 젤류의 기내 반입이 일절 금지된 이후부터다.

러시아와 중국에서 미국행 항공기 등을 타기 위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환승객들에게서는 보드카·포도주·고량주 등이 주로 압수된다.

이렇게 승객들로부터 압수한 액체·젤류 물건을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이 상습적으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 소속 일부 보안검색팀 직원들이 보안검색 과정에서 압수된 물품을 폐기처분하거나 세관으로 인계하지 않고 몰래 빼돌린 것으로 자체 감사결과 드러났다. 이 과정에 박모 보안단장(51) 등 간부들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가 시작되자 직원 1명은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공사는 다른 직원 4명은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술·생수·음료수·향수 등 액체류와 샴푸·린스·치약·헤어젤·선크림·로션·화장품·된장·고추장 등 압수한 물품 중에서 하루에 몇개씩 별 죄의식 없이 가져간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들은 부서 회식이나 야식용 반찬을 조달하기 위해 압수 물품 일부를 빼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정에 따르면 압수한 물품 중 술 등은 세관에 인도하고 음식류는 폐기 처분해야 한다. 이를 외부로 빼내 사용할 경우 관세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다.

공사측은 “이번 사건 이후 세관과 압류물품 인도협약을 맺고 개선책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경찰대는 이날 관련 직원들을 소환,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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