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이스탄불에서 인천까지 오는데 카타르항공편으로 도하(카타르)-샹하이를 경유해서 왔어요. 느낌은 이스탄불-도하까지는 최상이었어요. 방금 개봉한 선물같은 느낌의 새 비행기였고 승무원들중에 남자 2명이 있었는데 둘다 이마에 "왕자"라고 쓰여있는 것 같은 부티나는 중동인들이었죠. 저는 남자이지만 너무 잘생겼고 친절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웃고 있어서(미소가 아니고 계속 웃으면서 다니더군요.) 일본여자들은 공개적으로 사진찍고 난리가 아니더군요. 그런데 도하에 도착하더니 비행기도 약간 사용감있는 비행기로 교체되고 승무원들도 당연히 교체됐는데 전반적으로 서비스는 약간 낮아진 느낌이었어요. 이건 절대 나빴다는 얘기는 아니고 도하까지의 서비스가 너무 좋아서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느낌일뿐이예요. 무엇보다도 샹하이로 가는 중국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그런지 분위기가 무슨 시장통같고 승무원들도 시간이 갈수록 표정에 짜증이 묻어나오더라구요. 11시간 남짓하는 비행시간이었지만 저는 신경을 안써서 창가쪽으로 자리가 배정됐어요. 제 바로 옆 복도쪽에는 중동에서 일하는 중국노동자 같은 사람이 앉았는데 가는 시간 내내 아주 짜증이었죠. 중간 팔걸이가 자기것인줄 알고 11시간 내내 올려놓고 가더군요. 물어보지도 않고 창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 여행하면 무지무지 걸어다니는 스타일이라 너무 피곤하기도 했고 아무래도 잠을 푹 자면 금방 도착할 것 같아서 작은 와인 한 병을 시켰어요. 다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 잠이 깨서 보니까 전부 깜깜해지고 거의다 자고 있더라구요. 근데 갑자기 안에서 쏠리는 느낌이 들더니 참을 수가 없어서 화장실로 급하게 가고 있는데 필름이 끊겨서 정신차려 일어나보니 저는 복도에 누워있었고 몇몇 사람들이 저를 깨우고 있더라구요. 내가 왜이러지 하고 일어나서 다시 화장실로 가는데 다시 필름이 끊겨서 일어나보니 여긴 용어는 모르겠는데 승무원들 대기하는 곳같더라구요. 어떤 승무원이 괜찮냐며 알콜을 얼마나 마셨냐고 물어보길래 한 병 마셨다니까 "에게.. 그것밖에.." 라는 느낌으로 저를 보더군요. 그러면서 물을 많이 마셔야한다고 얼음을 띄운 레몬에이드를 주던데 그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거 마셨더니 좀 편해진 것도 같은데 승무원 2명이 더 오더니 이마와 뒷목 부분에 차가운 천을 대주더군요. 조금전까지만 해도 무지 불안하고 괴로웠는데 여기서 멋있는 승무원들과 같이 있다는게 행복해지더라구요. ^^ 게다가 상태가 안 좋으면 비지니스 좌석으로 바꿔준다고 했는데 너무 미안해서 괜찮다고 하면서 그냥 제 자리로 돌아왔어요. 샹하이에 도착했더니 거기서 사람들 70~80%가 빠져나가더군요. 옆에 있는 아저씨도 짐 싸들고 내렸는데 내릴때 보니까 엄지는 멀쩡한데 엄지손톱이 아예 없더군요. 순간 너무 놀랐음. 인원체크때문에 승무원들이 자리에 앉아달라고 했는데 우리 아줌마들 이자리 저자리 여기저기 왔다갔다 화장실 들락날락.. 결국 인원체크만 수십번을 했는데 결국은 인천에서 내려야 할 6명이 샹하이에서 내렸나봐요. 비행기가 1시간만에 떠야하는데 거의 2시간이 지나서 뜨더군요. 이륙을 해서 도하-인천간 세번째 식사가 나왔는데 현지조달식(중국산)이더라구요. 정말 맛없고 팍팍했던 음식. 짧은 경험으로 내린 결론은 카타르 항공은 서비스가 카타르 중심지에서 최상이라는 것. 피곤할 경우 비행기내 음주는 조심할 것. 이번 이스탄불-인천간 비행기내 경험은 뗄 수 없는 여행의 일부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