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갤에 글을 올리는 것은 처음인것 같음

작년 여름 제주도 자전거종주 할때 한라산을 갔다가 의외로 등산이 재미있다는 것을 깨달았음

그래서 1000미터 이상 산들을 등산해보기로 마음먹고 내륙에서 가장높은산이 천왕봉에 도전해보기로했음

겨울등산에 대해서 별다른 지식이 없어서 그냥 마리오아울렛가서 6만원대 저렴한 등산화를 하나 구매하고

덕다운 아우터를 하나 걸치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별 생각없이 일정을 준비하고 있었음

그러다가 출발하기 몇일전에 등산복 레이어링 시스템에 대해서 유튜브로 보게되었고

갈수록 추워지는 기상일기 때문에 아버지께 자문을 구했음

좀 오래되었지만 질좋은 고어텍스 아우터와 가방을 손에 넣었지만 베이스레이어와 미드레이어는

적당한게 없어서 집에서 흔히 입는 내복과 트레이닝복을 여러겹 껴입는 형식으로 타협을 봤음

1월 27일 남서울터미널-진주버스터미널-중산리로 향했음 황금능선이라는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을 했음

게스트 하우스에서 키우는 강어지도 귀엽고 1인실은 3만5천원 정도여서 괜찮았음

다음날 새벽 4시에 게스트 하우스를 출발했는데 20명 정도 모여서 우르르 출발하는 팀이 있길래

그팀을 따라 다녔음 옷을 벗거나 입는것 아이젠을 차거나 스페츠를 착용하는 것도 똑같이 따라했음

산에 들어오니까 기온은 더 내려갔음 살다살다 그렇게 추운것은 처음이었음

바람소리가 굉장히 공포스러웠음 나무가 없는 개활지에서는 중심을 잃을 정도로 바람이 불었음

옷을 바꿔 입으려고 잠깐 몸을 멈춘 순간에도 순식간에 땀이 마르면서 순식간에 체온이 내려가는 것이 느껴졌음

그때부터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위해서 계속 움직였음

사실 포기하고 하산할까도 많이 생각했고 한걸음 옮기는 동안 어느덧 로타리 대피소까지 도착했음

중산리탐방안내소-칼바위-로타리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백무동탐방 지원센터 이렇게 4시부터 12시까지 8시간을

꼬박 산행을 했음

천왕봉까지 0.8킬로 남은 시점에서 동이 터올랐는데 발가락이 추위때문에 찢어지게 아파서 아쉬운 것도 느낄 수 없었음

너무 춥고 바람도 쌔서 오랫동안 정상에 서있을 수 없었음 사진막 찍고 바로 내려왔음

바람이 마치 채찍으로 때리는 것처럼 아팠음

정상 사진을 찍고 얼마되지 않아 핸드폰이 추위에 방전되어 켜지지 않았음

가지고간 고프로7도 추위에 노출되어 작동되지 않아 동영상을 하나도 남길 수 없었음

고프로 배터리 3개가 모두 방전되어 버림...

내려가는 길은 해가 떠서 비교적 따뜻했는데 평소에 무릎이 안좋아서 통증이 좀 있었음

백무동-동서울터미널로 집으로 돌아왔음

따뜻한 집밥을 먹는데 너무나 행복했음

정말 겨울산행에는 많은 준비를 해야겠다는 것을 뼈져리게 깨달았음

특히 손과 발은 너무 쉽게 열을 빼았기는 것 같았음

평소에 말을 잘 안듣는 성격인 본인은 백날 듣는것보다 한대 쳐맞는것이 더 교훈이 되는 것 같음

하지만 준비만 잘되어 있다면 겨울 산행은 매우 매력적인 모험이 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