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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가 찢어진 담쟁이 덩굴

ㅇㅇ(116.121) 2020.10.20 21:37:04
조회 231 추천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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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파랗지만, 곧 바싹 말라서

철사에 엉킨 지푸라기가 될 이 담쟁이 덩굴을 보고,

이 아이의 노력을 봐서라도 꽃이라도 피우고 줄기가 뜯겼더라면 하고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뜯겨진 줄기의 본 뿌리는 살아있을 거고,

그게 아니여도 다른 담쟁이 덩굴들은 계속 나무든 벽이든 움직이는 철사든 감싸 올라갈 거고,

담쟁이 덩굴들이 모조리 움직이는 철사에 찢겨 죽어도,

먼 옛날 감싸 올라가는 것과는 다른 노력을 해서 살아남은 담쟁이 덩굴 아닌 담쟁이 덩굴들이 살아갈 거고,

아니면 모든 살아남은 게 다 죽어도 뭐 어쩔꺼야

이쯤 가면 뭐가 살아있다 해도 별로 위로가 안 될 건데

정말 위로가 되는 점은

저 담쟁이 덩굴의 "체화된 노력"은

다른 담쟁이 덩굴에서 살아남아 계속 햇빛 가까이 가게 하는

기쁜 노력이라는 점인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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