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세달간 원인모를 통증이랑 불면증으로 고생하다가 11월중순부터 아프지도 않고 전보다 쉽게 잠들어서 요즘 조금은 살기 편하다고 느끼고있었는데 마음이 편해진게 그냥 내가 계속 자살생각하고 있어서라는 걸 깨달음. 안좋은 말듣거나 하고있는 게 벽에 부딪히거나 안좋은 생각이 들때마다

' 흠.. 괜찮아. 어차피 자살할건데.. '

이렇게 생각하는거야.

 사실 내가 자살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안해. 난 겁많고 미련많은 멍청이니까. 동생들한테 엄마가 뭐라고 설명해야하나 같은 걸 고민하는 멍청이라 절대 자살 못한다는 거 내가 알거든. 자살하기엔 너무 겁이나.. 엄마가 이런 글같은 거 찾아내 읽을까봐 두렵고 다들 내가 바보라고 비웃을까봐 나약한 겁쟁이라고 비웃을까봐 겁나서 자살 못해.. 근데 그래도 요즘 그 생각에 푹 빠져있다.

 얼마전엔 다이어리를 사러 나갔어. 나붕은 다이어리를 몇년간 꾸준히 써왔는데 올해는 안썼었어. 나에겐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비참한 하루하루만 있었는데 다이어리엔 안그런 척 써놓은 게 너무 화가 나서.. 그걸 올해도 쓰고 있다는 게 너무 화가나서 올해 쓰던 걸 버렸거든. 그런데 몇년동안 쓰던 걸 안쓰니까 더 우울해지고 자괴감이 들어서.. 그래서 내년엔 쓰려고 사러나갔는데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나는거야. 내가 자살하고나서 우리 가족이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야할텐데.. 사춘기도 아니고 중이중이해질 나이도 아닌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삼십분을 다이어리진열대앞에서 서성거리는게 너무 웃긴 거야. 그런 생각하지 말아야지 해도 나도 모르게 자꾸 그런 생각을 해.

 자살하는 건 나쁜거고.. 솔직히 나한텐 그럴 자격도 없다는 걸 아는데 자꾸 그런 생각을 한다.

작년엔 침대에서 잘 일어나질 못했거든. 우울해서.. 근데 올해는 아냐. 잠 못자고 침대가 무서워. 침대에 누우면 눈물이 막 날거같고 잠들까봐 무서워.  다행인건 맨날 그러는 건 아니라는 거지.. 아마 그랬ㅇ면 진작 자살했을거야. 침대에 누우면 심장이 쿵쿵거리는데 또 골똘히 죽기전에 뭘할지같은 걸 생각하는거야. 유서는 어떻게 남기는 거지 막 이런 걸 생각한다. 난 진짜 영원히 자살 못할거야. 저딴 걸 고민하면서 무슨 자살이람.

그래도 맨날 생각해. 맨날맨날..내가 죽어없어져서 지금 느끼는 괴로움을 못느끼는 날이 올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져.. 근데 이러다가도 죽으면 너무 무섭겠다 생각하고.. 내가 생각만 많은 겁쟁이라 다행인 것 같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