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먼저, 전 여기 처음 와본 이대생이구요.
넋두리겸..부탁하는 글 쓰고 갈게요.

약 3년 4개월 쯤 전에 이대 합격하고난 후에
학교 관련된 글들을 찾아 읽다가 이대를 비하하고 욕하는 사람들 글 읽고
울었던 적 있었는데..
오랜만에 \'어, 우리학교 갤도 있네\' 하고 와보니 여전하군요 ㅎ
그래도 그때 만큼 상처받지는 않았어요. 무뎌졌나..;ㅎㅎ

저, 평범한 대학생이구요.
물론 이대 다니니까 이대생이라는 꼬리표도 달고 있구요.
그래서 그 \'이대생\'이라는 입장에서 살포시 말씀드립니다.
(이 글 쓰고 무슨 욕을 들을지 겁나지만요 ㅎ;;)



저희 학교, 이대생 욕하고 싫어하시는 분들,
\'이대출신\' 사람들의 언행에 화가 나신건가요?

여기와서 여러개의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한 해 몇천명이나 졸업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3천명정도려나..)
120년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저희 학교 졸업해 \'이대졸업생\' 꼬리표를 달아 나가서
하고계시는 일들, 또 말씀하시는 것들이..
참, 많은 사람들 화나게 했나보구나..싶어요.

정말로 저희 학교에 특히 페미니스트나 된장녀나 개념없는 사람들이 많은건 아니에요.
제 생각엔 몇몇 분들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지만 제가 아는 많은 제 친구들, 선후배들이 모두 그렇지 않아요.ㅠ

대학이라는 큰 집단에 전국 각지에서 모두 환경도 개성도 다른 사람들이 모이니까
(특히, 여대는 여자들만 더 많이 모이니까) 그 중에서 별다른 분들도 계시겠죠.
그건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고 어떤 집단이든 마찬가지일텐데
왜 특히 저희학교는, 저희가 대표로 세우지도 않은 몇몇 사람들의 행동에
이렇게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것인지, 항상 비난을 받고 있는건지 모르겠어요.


이게 설득이 되지 않을 거라는건 알지만..ㅠ
나름대로 저도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애교심을 갖고 있는데
너무나 슬퍼서 작게나마 소리쳐봅니다. ㅠ_ㅜ 
저도 다른분들을 그렇게 여기신 것처럼, 이대의 한명의 대표라고 생각해주시고
다른 많은 이대생들이 \'아니에요~\'라고도 외치고 있음을 생각해주세요.





그리고..남자분들께.
저희 아버지께서 직업군인이세요.
어릴때부터 군인아저씨들 보고 자라왔고
군인 좋아해서 지금 남자친구도 육군 소위에요 ㅎ;

아버지 대대장 하실적에, 대대 안에 있는 관사에 살았었는데..
무엇을 잘못하셨는지 무거운 군장매고 연병장을 하염없이 돌고있는
아저씨보면서 안타까워했었고..
점점 나이가 들어 고등학교 동창들이 군대에 입대하면서는 왠지 미안해지더라구요.

남자들만 2년동안 군대에 다녀와야 한다는거.
제가 생각해도 억울하고 정말 아까운 시간이에요.ㅜ
그것도 한창 젊고 푸른 나이에..

솔직히 \'너도 군대를 가라\'하면 가지는 못할 거에요...
하지만 체력적으로 딸린다거나 생리때문이라거나 이런 문제라면
힘든 훈련받는 남자분들처럼 동등하게 고생해드릴 수는 없어도
공익근무요원일이라도 하면 어떨까 생각해요.
그러면 \'왜 우리만 2년이나 군대에서 힘들게 고생해야 하는가!\' 라는 외침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까요?
물론 제 생각이기만 하고..실제 실현가능성은 없어보이지만 ㅠ

근본적으로 나라가 통일이되든 세계평화가 확실해지든..
전쟁의 위협이 없어야..직업군인제로 바뀔 수 있을텐데..
멀어만 보이네요 ㅠ


이대에 이상한 사람만 있는것이 아니듯이,
여자들 중엔 군인을 싫어하는 사람만 있는건 아니랍니다 ㅎ
제 아는 후배도 군인 좋아하구요 ^^
전, 거리에서 군복만 봐도 친근하고 반가워요
이제는 아버지께서 지휘관이 아니셔서 장병아저씨들 보기가 힘들어서인지..ㅎ

제 기억속에 있는..멋있고 자랑스러운 아저씨의 모습들이
비록 당사자들에게는 힘들고 고생스러운 시간들이었을지라도
이렇게 감사드리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으니..
군생활의 좋은 추억은 오래오래 간직하시고, 억울함은 잊어버리셨으면 해요.

제대 후에도 저희 아버지를 찾아와
군 생활이 힘든 시간만은 아니었노라고..
좋은 인연들을 만나고 인내심,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힘을 키운 시간이었다고..
그렇게 여겨주시면 여자로서 조금은 미안함을 덜 수 있을것 같아요. ^^



꽤 긴 넋두리..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