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화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어제 점심시간에 봤는데 욕을 하거나 유머를 넣거나 의미 있는 음담을 섞을만한 구석이 안보이더라구요.

이런걸 뭔 재미로 번역하지? 하고 팽겨쳐 뒀는데 

재미가 없어도 온갖 비난과 모욕을 감수하면서 번역을 해왔던 선각자들을 떠올려서 오늘 입술을 꽉 깨물고 했습니다.

2.

가족 중에 중병환자나 암환자가 있으신 분은 제 자막을 안보셨으면 합니다.

이를 악물고 얌전히. 꾸준히. 번역을 하던 도중, 드라마 말미에 암환자에게 갑자기 억눌린 분노가 터져서 

욕이 집중 됐는데 마음은 개운해도 사람인지라 옳은 표현이 아닌건 알겠네요.

3.

사실 제가 자막을 만들면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내가 같은 욕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겁니다.

우리 언어생활의 유구한 욕설 역사와 다양한 표현들을 나는 왜 이렇게 반복적으로 단편적으로만 구사하는지 항상 자책했어요.

옛 욕도 발굴하고 새롭게 다양한 욕을 쓰고 싶지만 지나치게 오래된 욕은 맛이 나지를 않고 너무 새로운 욕은 공감을 얻기 힘들죠..

이번 자막에 갈보라는 욕이 있는데 쓰면서도 이게 과연 맛이 나는 욕인지. 이게 요즘 시대에 욕으로 받아지는건지 너무 어려웠습니다.

4. 

자막이 맘에 안들면 욕도 하고 멋대로 고치고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곰플레이어에서도 잘 보이도록 신경 썼는데 자막이 일부 안나오거나 할수 있어요.  왜 이 대화는 자막이 없지? 싶으면 파일 열어서 엔터 치든지 말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