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각본가협회(WGA)의 장기 파업으로 방송 스케줄에 차질을 빚었던 미 방송계가 어느 새 2007-2008년 시즌을 마무리 짓고 2008-2009년 시즌을 위한 휴식기에 들어간다.

대부분의 시즌 드라마들이 1시즌 22편의 에피소드에는 못 미치는 에피소드로 시즌을 마감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현재까지 발표된 5월 시즌 피날레를 맞는 드라마를 짚어보도록 하자.

우선 가장 먼저 5월 8일 NBC 코미디 두 편이 시즌 피날레를 맞게 되었다.
그 첫 번째가 <스크럽스> 시즌 7 피날레다.

2001년 NBC에서 방송을 시작한 래프 트랙이 없는, 싱글 카메라에 의한 코미디를 시도한 메디컬 코미디 <스크럽스>는 시즌 1에서는 1120만 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했으며 시즌 2에서는 자그마치 1590만 명의 시청자를 브라운관 앞에 앉히는 기염을 토해내 대중적 인기와 평단의 지지까지 얻은 히트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시즌 3에서는 평균시청자 수 1000만 여명 정도로 하락세를 보이더니 시즌 4, 5, 6에서도 이보다 더 떨어진 평균 650만 여명의 시청자 수에 그쳐 시즌 7을 끝으로 시리즈가 종영될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7년 10월 25일 시즌 7을 시작한 <스크럽스>는 여러 번의 방송 스케줄 조정을 거치며 무사히 시즌 7을 방송하고 있는 가운데, NBC는 2008-2009년 시즌 8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을 공식적으로 표명함으로써 시즌 7을 끝으로 시리즈가 종영될 것이라는 소문을 잠재웠다.

WGA 파업으로 오랫동안 휴지상태였던 <스크럽스>는 지난 4월 10일부터 새 에피소드를 방송 중으로 총 12편의 에피소드로 오는 5월 8일 시즌 7을 마감한다.

같은 날 피날레를 맞게 된 코미디가 있으니 바로 NBC의 <30락>이다.
뉴욕 락펠러 플라자를 무대로 방송가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NBC의 <30락> 역시 WGA 파업으로 15편의 에피소드로 5월 8일 시즌 2를 맞게 되었다.

시즌 2에서는 에피소드 6부터 민주당 하원의원 C.C. 커닝햄으로 에피소드 6부터 등장했던 <소프라노스>의 스타 에디 팔코가 시즌 피날레를 끝으로 락펠러 플라자에서는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수사 드라마, 메디컬 드라마, 법정 드라마가 난무하는 가운데 진지한 가족 드라마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는 미국 드라마계에서 이 드라마의 출현은 어쩌면 무모한 모험처럼 보이기도 했다.

<앨리 맥빌>의 칼리스타 플록하트, <식스 핏 언더>의 레이첼 그리피스라는 골든 글로브 수상자와 두 번의 오스카상 수상을 자랑하는 샐리 필드의 캐스팅으로 방송 전부터 여배우들의 연기 경합이 예견되었던 ABC의 <브라더스 & 시스터스>가 바로 그것이다.

2006년 9월 24일 첫 전파를 타며 <위기의 주부들>의 뒤를 이어 일요일 밤 10시대를 책임지게 된 <브라더스 & 시스터스>는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는 말처럼 문제 많은 워커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HBO에서 방송했던 <식스 핏 언더>의 네트워크 버전쯤 된다 할 수 있겠다.

시즌 1에서와 마찬가지로 시즌 2도 평균 시청자 수 1100만 명을 기록하고 있는 <브라더스 & 시스터스>는 2008년 2월 11일, 올 가을 시즌 3 방영을 결정한 상태로 시즌 2는 총 16 에피소드로 오는 5월 11일 피날레를 맞는다.

수퍼맨의 어린 시절을 그린 <스몰빌>은 WB에서 2001년 방송을 시작해 파일럿 시청자 수가 역대 WB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였을 정도로 화려하게 데뷔식을 치른 작품이다.

2006년 WB와 UPN이 CW로 통합되는 과정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아 현재 시즌 7이 방송 중인 <스몰빌>은 렉스가 고독의 요새를 찾으며 피날레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스몰빌>의 시즌 8은 살짝 불안하다. 왜냐하면 시즌 7 방송 중에도 렉스를 연기한 마이클 로젠바움이 더 이상 출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둥 일부 제작자가 <스몰빌>을 떠날 것이라는 둥 암울한 소식이 무성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CW는 지난 3월 3일 일찌감치 시즌 8의 제작을 발표했으니 일단 안심하자.

하지만 시즌 8에서 렉스를 볼 수 있을 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이며 라나 역의 크리스틴 크룩과 클로이 역의 앨리슨 맥 역시 계약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시즌 8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즌 7 피날레는 5월 15일이다.

같은 5월 15일 <스몰빌>과 나란히 시즌 피날레를 맞는 드라마가 있다.
2001년 영국 코미디를 리메이크한 NBC의 <오피스>가 어느 새 시즌 4 피날레를 맞게 되었다. 오피스가 이렇게 분투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커플링>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굳세게 영국 코미디의 리메이크를 거듭하고 있는 NBC에게 있어 <오피스>는 당분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 틀림 없다.

현재 시즌 4가 방영 중인 <오피스>의 피날레는 AOL.COM의 2008년 발렌타인 데이 이벤트로 발표한 드라마 속 베스트 커플 20위에도 들었을 정도로 완소 커플인 짐과 팸 커플의 약혼으로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

CW의 <수퍼내추럴>도 시즌 3 피날레를 오는 5월 15일 맞을 예정이다.
갈수록 복잡한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는 꽃미남 형제의 퇴마사 이야기인 이 드라마도 지난 4월 20일부터 WGA 파업으로 밀렸던 시즌 3의 에피소드 방송을 재개했으나 역시 예년에 비해 단축된 총 16편으로 시즌 3일을 마감하게 되어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올 가을 시작될 2008-2009년 시즌 <수퍼내추럴>은 시즌 4로 우리 곁에 돌아올 것을 공식적으로 약속했으니까!

역대 최고의 메디컬 드라마로 일컬어지고 있는 E.R. 역시 시즌 14 피날레를 오는 5월 15일 맞을 예정이다.
TV 가이드에 따르면 이번 시즌 14 피날레에서는 스티브 부세미가 게스트로 출연해 큰소리치는 술주정뱅이라는 설정에 뭔가 위험한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을 연기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