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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라면에대해 진지하게 토커바우릿

dma(203.229) 2008.04.03 19:32:41
조회 340 추천 0 댓글 4
														

일단 제 이야기를 하자면,
학교 요리부에 가입하여 싸구려 삼익 나이프로 파를 자르곤 하던 동네형이, 신라면을 먹는 것을 보고 한 젓가락 얻어먹고 라면에 관심을 갖게된 경우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20~30대 라면 애호가들은 그런 식으로 라면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죠. 저도 그런 경우입니다. 저도 고등학교 시절에는 신라면 말고는 다른 라면은 눈에도 잘 안 들어 왔습니다. 라면이란 자고로 신라면 같이 매운맛을 가지고 가슴을 후련하게 뚫어주는 맛이 있어야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자극적이지 못한 라면들은 상업성과 타협한 라면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90년대에 들어와서 비빔면 이라는 것을 맛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라면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국물도 없으면서도 후련하게 뚫어주는 맛이 났으니까요. 그 이후로는 이것저것 찾아 먹다가 설렁탕면같은 이지-이팅쪽 라면까지 먹게 되었습니다.

90년대는 일단 비빔면의 히트로 얼터너티브 라면씬이 주류를 장악했습니다. 비빔면의 히트로 짜빠게티같은 언더그라운성 라면도 같이 매인스트림을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기존 라면씬의 인식이 변했는데 역시 라면은 \'국물\' 보다는 \'독창성\'이라는 겁니다. 저도 라면은 국물의 시원함보다는 라면의 본래 맛과 독창성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에 오면서 그 독창성이 너무 남발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저는 90년대 후반의 라면씬의 안 좋은 단면을 보여주는 라면을 예를 들도록 하겠습니다.

카레 라면을 기억하십니까? 처음 홍보문구도 대충 기억나는군요 \'새콤한 국물이..\' 이런 식의 홍보문구로 라면씬에 나타났죠. 당시 제가 자주 다니던 라면 동호회에서도 카레라면 열풍이 크게 불었습니다. 확실히 독특한 맛이었습니다. 당시 한번도 맛볼 수 없는 맛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사람들은 특이하다고 너도나도 카레 라면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냉정하게 생각해 봅시다. 그게 과연 \'맛있는\' 라면이었습니까? 그 독창성은 맛을 가리기 위한 조잡한 수단이 아니었을까요? 지금은 아무도 카레라면이 좋았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모두 잊었죠. 다만 우리 기억에는 한때 나왔던 특이한 라면으로 남을 뿐입니다. 시간은 모든 것을 보여줍니다. 그게 그렇게 대단한 라면이었다면 아류 라면이 많이 나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카레라면은 그냥 사라졌을 뿐입니다.

그러면 이제 포스트라면씬을 봅시다. 21세기에도 좋은 포스트라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실험성과 라면의 진정성을 잘 조합한 무파마겠죠. 일부 평론가들은 무파마를 단지 수타면의 21세기형 변화 정도로 깎아 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파마의 맛을 보면 그것은 단순한 모방이나 리바이벌이 아닙니다. 그들의 안정된 라면성을 보면 알 수가 있죠. 물론 그들은 확실히 수타면의 영향을 받은 라면입니다. 하지만 수타면도 결국에는 신라면을 커버하면서 성장했고, 신라면도 결국에는 삼양라면을 커버하면서 성장 한 거죠. 하늘 아래 완전히 색다른 라면은 있기가 힘든 겁니다. 하지만 파이라면 같은 단순한 리바이벌 형 라면은 평론가도 외면하지만 대중들도 외면합니다.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잊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그들의 라면성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결국 라면에는 가장 중요한 라면성이 기본으로 되어 있어야 실험도 하고 리바이벌도 할 수 있는 겁니다.

요즘 아스라면 같은 기본적인 라면성도 없으면서 실험이라는 조잡한 맛으로 매니아들의 주머니 돈을 빼앗아 가는 라면들을 보면서 글을 써봤습니다.

**가끔 게시판에서 신라면 팬들을 경멸하는 글을 보는데, 그것은 90년대 이후의 신라면 씬을 몰라서 그런 겁니다. 신라면 씬도 독자적으로 많이 발전했습니다. 더더욱 과격해진 블랙 신라면부터 지적이고 감성적인 면을 표출하는 이모신라면까지 많이 나왔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라면에 대해서 무조건 적인 경멸이나 혐오를 나타내는 것은 다소 어리석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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