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파라다이스인 \'에덴동산\'. 그곳은 온갖 꽃들이 만발한 동산에 가지가지 과일들이 손닿는 곳에 있어 언제든지 따먹고 살 수 있는 무노동의 나라였다.

만일 지금 그런 나라가 실제로 있다면 그곳은 토머스 모어가 말한 대로 \'유토피아\'가 될 수 있을까?

앨버트로스 똥이 산호초에 쌓여 만들어진 똥섬 나라 나우루는 한때 빈부의 차이가 없고 아무도 일하지 않아도 되는, 그야말로 먹고 자고 놀기만 하면 되는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지상 낙원이었다. 그 우화 같은 실제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우루는 앨버트로스의 똥이 산호초 위에 쌓여서 만들어진 자그마한 섬나라다. 정식 명칭은 나우루 공화국(Republic of Nauru)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공화국이며 적도에서 남쪽으로 42Km 미국 하와이주 남서쪽 남태평양 해상 마셜제도 남쪽에 위치해 있다. 인구는 1만 2600명이며 크기는 여의도의 약 2배 반 정도로, 자동차로 30분이면 섬을 일주할 수 있다고 한다.

미크로네시아 섬의 이주민들인 나우루 사람들은 코코넛이나 따고, 낚시로 물고기를 잡아 자급자족하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 나우루에 질 좋은 화학비료의 재료로서 똥이 변한 인광석을 탐내는 나라들이 세계 곳곳에서 몰려들면서 섬에는 불행과 행복이 동시에 싹튼다.

1888년 독일령이 된 이 나라는 1920년부터는 영국의 위임통치를 받게 됐고, 1947년 이후엔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3국의 신탁통치를 받았다. 유엔의 신탁통치에서 독립한 것은 1968년에 이르러서였다.

이상적인 지상 낙원 나우루

그 후 섬 전체에 덮여 있는 인광석을 파내어 파는 것만으로 국민소득 2만 불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부자 나라가 된다. 결혼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집을 그냥 주고, 교육비, 병원비는 물론 전기료를 비롯한 각종 공공요금이나 세금이 전혀 없고, 이익금은 국민에게 골고루 나눠 빈부의 차이도 없어진 그야말로 이상적으로 보이는 지상 낙원이 된 것이다.

점차 나우루 사람들은 밥도 하지 않고, 걸어 다니는 일조차 귀찮아 하게 된다. 상점 앞에 도착한 뒤, 차에서 내리는 일조차 귀찮아 차 문만 열고 상점 앞에 설치된 인터폰을 눌러 물건을 사기도 한다. 아무 일도 안하고 기름진 음식만 먹은 나우루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비만과 당뇨병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뚱뚱한 사람이 멋있다\'는 전통적인 인식 때문에 아무도 그런 현상을 염려하지 않았다. 그들은 오로지 먹고, 마시며, 노는 일에 골몰하고 미래에 대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정부 공무원도 외국인 출신이 맡았다.

그런데도 1980년대까지는 나우루 공화국은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나라\'로 불려졌다. 어느 날 나우루 섬의 인광석이 21세기를 맞기 전에 고갈되리라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다.

그때서야 허둥지둥 자원을 절약하고, 이전에 오스트레일리아가 제멋대로 채굴해 간 인광석 대금을 받기도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풍요로운 생활을 지속하려 오스트레일리아 난민들을 위탁 수용하기도 하고, 국가가 조성한 기금으로 여러 형태의 투자도 하지만 경험이 없는지라 모두 실패한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은 9.11 테러 이후 테러리스트들의 검은 돈이 몰려있던 나우루 공화국의 은행을 파산시켜 버린다. 불과 100년 사이에 누구나 꿈꾸던 지상낙원의 표본 나우루 공화국은 재정, 환경적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다.

사실 그들은 경영을 해 본적도, 생산적인 노동도 해 본적도 없이, 오직 자급자족 경제, 강제 노동, 무위도식만을 경험해 왔다. 현재 나우루 공화국은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의 지원 하에 마지막 경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어떠한 형태로 섬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설사 그들이 경제 위기를 극복한다 해도 나우루가 완전히 안전한 것은 아니다. 환경파괴와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적도 근처에 자리한 나우루 섬은 어느 날 한 순간에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우루에 또 다른 거대한 태풍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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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국민들이 예전생활에 완전벗어나지못해 일을안함(할곳도.할것도없지만...)

먼 훗날 기름다판 중동나라를 보는거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