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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좀무3

줫뉴비(211.189) 2008.05.22 19:13:58
조회 66 추천 0 댓글 3



종리추의 피에 젖은 손가락이 다시금 또하나의 살수의 목에 파고들며
축축한 파육음을 냈다. 옆구리와 아랫배에서 흘러나온 피가 축축히 배어나오며
황색 장포를 검붉게 물들인 것으로 보아 마을을 벗어난 지 꽤나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종리추는 손에 내력을 불어넣고 힘껏 쥐어뜯으며 손을 거뒀다. 그리곤 그 고깃덩이를
씹어 삼켰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마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자신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다시 수 일이 지났을 때는 그의 손에 죽은 살수만도 기백이요, 뜯어 삼킨 고깃덩이 또한
수백이 넘었다. 그동안 검에 피가 뭍지 않은 것도 말라붙은 피가 검게 채색한 오른손 덕분이었으니.
문득 한 걸음 딛는 종리추의 안색이 창백했다. 수 일이 지났건만 아직도 검붉게 말라붙은 옷이
축축한 것으로 보아, 피는 무리하게 움직여 조금씩 벌어진 상처에서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지혈을 했으나 수 일간 지속된 살수들의 압박에는 무서운 신위를 보여주던 종리추도 견딜 수 없었다.
그곳까지만, 그곳까지만 가면 될 것이다 속으로 재촉하며 종리추는 발을 부지런히 옮겼다.

그리고 문득, 저 앞의 공기에서 익숙한 기운이 풍겼다. 앞에서 불어오는 저 바람과 종리추의
기세는 너무도 흡사한 것이라서, 마치 종리추가 바람 속에 녹아든 것 같은 착각마저 부를 정도였다.
어느새 완만한 평지가 된 녹림을 가르며 종리추는 환희에 차 달렸다.
모진 강호의 풍파 앞에서도 결코 잊지 않았던 그 곳이 멀지 않았다는 기쁨에였다.

그는 빠르게, 그리고 조용하게 지면을 박차던 발을 멈추고 조용히 응시했다.
"흐음.."
자신이 따라가던 발자국의 핏기가 어느새 사라지고 자국의 흔적마저 옅어지고 있었던 탓이다.
고민하던 그의 눈의 광망이 색달랐다. 눈동자의 색이 푸른 탓이다.
평범하게 상투를 튼 검붉은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그는 한 손을 자신의 짧은 검집에 얹고
한 숨을 내쉬었다. 더 따라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잠시였다. 그 발자국으로부터 급속히
흔적이 옅어지던 노인의 발자국은 서너 장(丈) 앞에서부터 아예 자취를 감추었던 탓이다.
\'핏자국도 없고 어디 흘린 땀방울도 없으며 밟힌 흔적이 있는 풀조차 없다.\'
표적을 놓친, 복면 위로 드러난 그의 표정은 담담할 뿐이었다.

저 뒤에서 또 하나의 살수로 보이는 인영이 다가왔다. 그 인영은 걸음을 멈추고 쉬고 있는
푸른 눈의 사내에게 뭐라 힐난할 틈도 없이 번쩍이는 빛에 의해 머리가 관통되어 죽었다.
죽은 살수의 머리에서 폭이 한 치정도 되는 눈부신 검날이 미끄러지듯 뽑혀나왔다.
시간을 접어버린 듯한 극도의 쾌검은 보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의 속도로
뽑혔던 자리로 다시 돌아갔다.
무심히 아래를 바라보는 푸른 시선과는 달리 그의 머리 속에선 다른 생각이 오갔다.
일류 살수를 자부하는 그이며, 이번 청부에 있어서 실패란 죽음. 또 다른 생각이 오가기 전에
그는 Atfu라 써진 피빛 검집을 살짝 흔들며 해가 지는 쪽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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