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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좀무8

줫뉴비(211.189) 2008.05.26 18:59:21
조회 108 추천 0 댓글 6



211.189.191.38 이새끼가 자꾸 나보고 연재 그만하래.


날이 밝았다. 의표가 묵은 객잔 바깥 대로에선 벌써부터 부지런한상인들이
발 빠르게 자리를 펴고 개시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의표는 가볍게 좌공하고 밖으로 나왔다. 달콤한 아침의 공기가 눈꺼풀의 몽기를
털어주었다. 힘을 돋우어 나래 편 듯 곤륜의 정문에 닿자 예의 그 도인이 다시
의표를 맞아주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이번엔 의표의 목적을 확실히 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중년 노인과 의표는 간단히 포권을 나누었다. 이어 도인은 따라오라는 듯
몸을 돌려 앞서 향했다.

아직 때가 이른 아침이라, 부지런한 몇몇 후지기수들과 어린 동도(童道 ^^;)들만이 나와
대청을 청소하고 검결을 몸에 새기고 있었다.
부지런히 걸어 넓은 연무장을 두엇 지나자 하 진인이 널찍한 이층 누각 앞에 자리한
마당에 사질들을 대동한 채로 날카롭게 서 있었다.
하 진인이 의표를 향한 채 말했다.

"옛 관례대로, 세외 무인의 입문은 각 사범들과 곤류의 검만을 사용한 비무를 통해
인정받아야만이 곤륜의 도를 이을 수 있게 되느니."
말을 마치곤 조금 뜸을 들여 다시 말했다.
"다만, 무인에게 검은 생명과도 같은 것, 자신의 검만은 그대로 사용함을 허가한다."
하 진인의 말이 끝나자, 진인의 뒤에서 삼 척 동자, 태각망이 달려와 책자 한 권을 건냈다.
건내받은 책자는 곤륜 근처의 서점에서라면 은자 몇 냥만으로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검법,
소청검법이었다.
책자를 잠시 응시하던 의표의 푸른 눈이 어느새 하 진인을 향했다.
"네 시진."
의표의 눈길은 신경쓰지 않은 채 하 진인은 그 말을 끝으로 칼날같은 눈빛과 함께 뒤로 돌아
자신의 사질들과 함께 건물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 진인과 그 사질들이 사라지고 나자
자리를 뜨지 않고 있던 태각망이 의표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따라올 것을 청했다.

태각망의 뒤를 따라 도착한 곳은 작은 공터가 딸린 객실이었다. 각망이 어린 눈으로
물끄러미 보며 말했다.
"네 시진동안 여기서 보내라 했습니다."
자신의 할 일을 마쳤다는 듯 태각망은 천천히 의표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각망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기 전, 그제서야 의표가 입을 열어 각망을 불렀다.
"소청검법의 가장 중요한 검결이 있다면 무엇이냐?"
각망이 웃으며 답했다.
"일단은 자신을 비우고 신심을 정갈히 해야지요. 곤륜의 기초가 되는 검이 소청검법이라
진인께서 말씀하셨어요."

각망이 그 말을 마치고 총총히 벗어나자 의표의 신형이 움직였다. 대문을 향해서였다.
대문에는 아직도 예의 도인이 문 앞을 비질하고 있었다. 의표는 예의 도인에게 물었다.
"소청검법은 무엇입니까?"
도인은 비질을 멈추지 않고 무심코 답했다.
"본문의 이념을 세우는 것이지요. 무극에 이르러 자신을 버리는 것 말입니다."
의표는 충분히 들었다 생각하고 세 시진 반 남짓 남은 시간동안 검의 형세와 요결을
외우는 데에 집중했다. 간단하고 맑은 검법은 검에 집중하여 무아지경에 이르는 데
확실한 효능을 갖고 있었다.

한 시진이 흘러 초식의 모양새는 모두 따라할 수 있게 되자 의표는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 검법에 하삼검과 삼이검의 검결만을 적용한다면..\'
꽤나 효과가 있었다. 검결을 십분 활용하여 적의 허점을 찌르는 본디의 검법과는 다르게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소청검법을 두어지신 남짓 익힌 자라고는 믿을 수 없이 자연스럽고
강한 공격이 물 흐르듯, 바람 지나듯 이어졌다.
휘두르는 사람은 사라지고 검만이 허공에 떠 춤을 추었다. 의표가 검에 녹아 주위를 잊은 탓이다.
어느새 하삼과 삼이의 검결은 사라지고 소청만이 남아 합당한 기세에 맞게 녹아 춤을 추고
있었다.
너울너울 춤을 추는 검에는 이제 곤륜의 기본을 말해주듯 빠르고 맑은 검무가 펼쳐지고 있었다.

네 시진, 시간은 총알같이 흘러 어느새 해가 중천에서 기울었다. 비스듬히 곤륜의 대청을 덥히는
해가 의표의 등에서 춤을 추었다.
시간이 되자 어김없이 각망이 달려와 시간을 정했다. 그제서야 검은 혼자 춤을 추는 것을 멈추었다.
각망을 따라 지붕이 딸린 넓은 연무장에 이르자, 예의 사질들과 허 진인이 도열하여 있었으나,
그 중에 오직 한 사람만이 앞으로 나와 의표의 앞에 서서 말을 전했다.

사범으로 보이는, 짙은 눈썹에 이목구비가 뚜렷하여 진중하게 잘 생긴 자였다. 그가 노한
기색을 표하며 말을 시작했다.
"네놈, 검을 휘두르는 것은 잘 보았으나, 본문의 검을 능멸한 것은 건방지기 짝이 없더구나."
이 자의 말에 의하면 저 모든 사질과 진인이 자신의 검을 보았다는 말이 되었다. 의표가
어안이 벙벙하여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말은 쏜살같이 이어졌다.
"형식만을 익혀 휘두르는 것도 모자라, 검결을 바꿔 썼다? 이것이야말로 본문을 능멸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옳아, 간다!"

말이 끝나자마자 사질이 출수하며 기이한 궤적을 그리며 의표의 목을 노리곤 검을 휘둘렀다.
이에 응하며 의표도 소청검법으로 응수하며 궤적을 그대로 따라가 검을 잡은 손을 공격했다.
그러자 사범이 아슬아슬하게 소청검을 피해내며 한걸음 뒤로 물러서 찔러들었다.
그 바람에 검이 그리던 궤적이 뒤틀려 초식이 거두어지며 찌르기가 짓쳐들자 의표는 재빨리
피해 허리를 앞으로 숙이며 사범의 발등을 베어들었지만, 사질의 검이 빠르게 밑으로 내려와
검을 쳐내는 바람에 의표는 본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오히려 강한 반격의
반동으로 인해 뒤로 물러나야 했다.
사범은 다시 베어들며 의표의 옆구리를 노렸다. 비무에 맞지 않게 초식 하나하나가 살기를 담은
지독한 살초였다.
의표는 대노해 검을 쳐내곤 본격적으로 사범을 노렸다. 목을 노려 베어들었다. 허초였다.
또다시 옆구리를 노렸다. 다시 허초. 계속해서 인체의 사혈을 노려 지독한 살수를 펼쳤지만
그 공격은 모두 허초였다.

"에잇, 날 놀리는 게냐!"
이에 사범도 대노하며 일갈하며 허초에 적극적으로 맞서 퉁겨내며 반격에 나섰다.
살수의 유연한 몸이 틀어지며 검을 피해 대노하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빈 사범의 목을 노렸다.
소청검법이 순간 대청검법으로 바뀐 듯 어마어마한 기세가 풍겨 나왔다. 분명 소청의 검결이건만,
검극에 걸린 것이 없이 살기 한 방울, 내력 한 줌, 공기 한 숨마저 느껴지지 않은 탓이었다.
무극! 사범의 목에 새파란 은광이 닿자, 사범은 침통하게 검을 떨어뜨리며 패배를 시인했다.
뒤에서 하 진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촉, 잘 보았다."
의표의 푸른 광망이 순간 흔들렸다. 고촉? 이 자의 이름이 고촉이란 말인가?
하 진인의 말이 그 심정을 대변하듯 다시 울렸다.
"의표, 네 형제를 보고도 반가워하지 않는가?"
쿠웅, 하 진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의표의 뇌리를 울리며 멀어졌다.



맨날 엣퓨 엣퓨 하니까 무협느낌이 안나서 의표로 바꿈.
고촉, 만족하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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