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아내를 위해 만든 발렌타인 초콜릿

Nit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2.12 11:29:31
조회 88106 추천 843 댓글 436

아내를 위해 만든 발렌타인 초콜릿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777a16fb3dab004c86b6f05711d878ee273b049a2978b455adb6d0addf7a7d83110c9477632e0c74060608a47665424fd


한국에서는 발렌타인데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 주는 날, 화이트데이는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 주는 날... 이렇게 나눠졌지만 미국에서는 그냥 발렌타인데이에 남녀 구분없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이나 카드나 하트 풍선 등등을 선물합니다.


아내에게 줄 초콜릿 선물 만들기 시작. 원래는 발렌타인데이에 딱 맞춰서 만들까도 생각했는데 하필 주말인지라... 딸내미가 어린이집 간 동안에 재빨리 만들기로 합니다.


시작은 아이스크림 만들기부터. 필라델피아 스타일로 우유와 크림과 설탕만 갖고 심플하게 만들어 줍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777a16fb3dab004c86b6f05711d878ee273b049a2978b455adb6d0addf7a7d83110c9477661b0c54039675719900eec91


얼음공에 중탕으로 녹인 다크 초콜릿을 뿌려서 초콜릿 그릇을 만들어 줍니다.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얼음은 녹아서 없어지고 그릇만 남습니다. 녹지 않도록 조심해가며 겉으로 삐져나온 부분을 다듬어서 보기 좋게 만듭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777a16fb3dab004c86b6f05711d878ee273b049a2978b455adb6d0addf7a7d83110c9477636e895146c37ef1673f7b3a2


설탕을 끓이고 밥공기나 국자 등에 뿌려서 설탕그물을 만듭니다.


설탕그물은 엄청 약하기도 약하고, 습기에도 취약해서 아무리 보관에 주의한다고 해도 하루 넘기기도 전에 녹거나 부서지더군요.


재빨리 만들어서 재빨리 사용하는 게 관건입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777a16fb3dab004c86b6f05711d878ee273b049a2978b455adb6d0addf7a7d83110c9477664b3c11069651b8ec5e14d31


딸기를 두 개 잘라서 딸기 장미꽃을 만듭니다.


가장자리를 오각형으로 칼집내고, 가장 겉부분의 꽃잎 사이를 다시 한번씩 칼집내서 좀 더 작은 오각형 모양으로 벌리고, 마지막 가운데 부분은 칼로 돌려서 칼집을 내면 됩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777a16fb3dab004c86b6f05711d878ee273b049a2978b455adb6d0addf7a7d83110c9477634b4ca106d654a594a911966


초콜릿 그릇에 아이스크림을 담고, 딸기 한 조각을 올려 장식합니다.


설탕그물을 덮고 딸기 장미를 옆에 놓으면 완성.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777a16fb3dab004c86b6f05711d878ee273b049a2978b455adb6d0addf7a7d83110c9477666e390123b64cd1aae55e069


사실 제 오리지널 조합인지라 국적 따지기가 애매한 디저트이기는 한데, 그래도 발렌타인데이는 이탈리아에서 유래되었으니 그냥 이탈리아식이라고 정해버립니다. 퓨전 요리나 디저트류는 카데고리 잡기가 참 애매하네요.


죄다 홈메이드로 만들어서인지 맛있습니다. 특히 아이스크림이 핵심인데 질감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만들어져서 다행이네요. 그런데 만들고 보니 초콜릿이라기보다는 아이스크림쪽에 더 가까울지도....




새해 기념, 세계 최고의 샌드위치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6269a45075a31aad7b96bfdd20491a8e4e4a3a75b15ce8ab6450412dfd7dd


아담 샌들러가 출연하는 영화 중에 "스팽글리쉬"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라티노 여성이 딸을 데리고 부유한 미국 가정집에 들어와 일하면서 겪게 되는 문화적 갈등과 가족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인데, 여기서 아담 샌들러는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로 등장하죠.


영화를 본 지 굉장히 오래된지라 대부분의 내용은 흐릿하지만, 그 중에서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으니, 바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장면입니다. 밤 늦게까지 일하고 돌아온 주인공. 아내가 남긴 쪽지에는 좀 늦게 돌아올 거라는 메세지가 적혀 있습니다. 자유를 만끽하며 달걀을 굽고 빵을 얹어 샌드위치를 만듭니다. 한 손에 신문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기네스 맥주를 따르는데 눈으로 보지 않고도 정확하게 맥주잔을 채웁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샌드위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한마디 합니다. "우~ 베이비"


불쌍하게도 가정부가 따지러 오는 바람에 한 입 먹어보지도 못하고 말다툼을 해야 하지만, 그 샌드위치를 만드는 예술적인 장면은 머릿속 깊숙히 남아 지워지질 않더군요.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6269a45075a31aad7b96bfdd20491a8e4e4a3f5581a9a8de593d25da58c15


레시피를 찾는 도중 알게 된 사실인데, 이 샌드위치의 이름이 바로 "세계 최고의 샌드위치 (The world's greatest sandwich)"입니다. 얼핏 들으면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광오하게까지 들릴 수도 있는 작명 센스죠. 그런데 알고 보면 그럴 만도 합니다. 이 레시피를 개발한 요리사가 토마스 켈러,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 The French Laundry의 오너 셰프거든요. 완벽한 재현을 위해 셰프가 직접 아담 샌들러에게 샌드위치 만드는 법을 코치까지 해줬다고 하니 이 샌드위치 하나에 들어간 노력과 애정이 어마어마 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재료는 깜파뉴 빵, 베이컨, 몬테레이 잭 치즈, 달걀, 토마토, 양상추, 마요네즈가 들어갑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6269a45075a31aad7b96bfdd20491a8e4e4a3f60f14ccdae3db434942e859


깜빠뉴 빵을 적당한 두께로 잘라 몬테레이 잭 치즈를 듬뿍 얹어 오븐에 구워냅니다. 깜빠뉴 빵은 장발장이 훔쳤다가 감옥살이 한 빵으로 유명하죠. 엄청 큰 트럭 타이어만한 크기의 깜빠뉴 빵을 옆구리에 끼고 도망치는 장발장의 모습이 인터넷에 돌기도 했는데, 옛날에야 크게 구워서 많이 팔아먹어야 했으니 그랬다지만 요즘엔 가정에서 잘라먹기 좋은 크기로 구워서 팝니다.


치즈는 몬테레이 지방에 살던 잭이라는 사람이 만들어서 몬테레이 잭 치즈라고 하는데, 왠지 명천의 태서방이 잡은 물고기라 명태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막 녹아서 옆으로 흘러내릴 정도로 듬뿍 올려서 구워주는 게 중요합니다. 나중에 이 빵을 뚜껑으로 덮으면 저 흘러내린 자국이 위로 올라가는데, 이게 또 숨은 포인트지요. 치즈가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구워줍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6269a45075a31aad7b96bfdd20491a8e4e4a3fe5b159c88e13b82f048ecb1


빵을 굽는 동안 달걀과 베이컨을 구워줍니다. 원래는 베이컨 먼저 굽고 거기서 나온 기름으로 달걀 후라이를 하곤 하는데, 오늘은 달걀부터 먼저 요리합니다. 


베이컨 기름으로 구우면 아무래도 좀 타고 모양도 예쁘지 않게 나오더라구요.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6269a45075a31aad7b96bfdd20491a8e4e4a3f35048c6dbb591c95b5a3305


달걀을 굽고 나서 베이컨도 구워줍니다. 두 줄에서 세 줄 정도면 적당합니다.


베이컨을 굽다 보면 처음엔 부드럽다가 나중엔 바삭바삭 해 지는데, 이게 미국에서는 엄청난 논란의 대상입니다. 베이컨을 부드럽게 구워 먹느냐, 바삭바삭하게 구워 먹느냐. 거의 우리나라의 탕수육 부먹찍먹에 버금가는 논쟁거리입니다.


전 부드러움에서 바삭함으로 넘어가는 딱 중간을 좋아하지만요.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6269a45075a31aad7b96bfdd20491a8e4e4a3a40a489edcb2d0a23c0cde83


빵에 마요네즈를 듬뿍 바르고 베이컨을 올립니다.


이 때 베이컨의 고기 부분과 지방 부분이 번갈아 가도록 순서를 바꿔가며 올리는 게 중요합니다.


안 그러면 한 쪽은 고기만 많고, 다른 한 쪽은 지방 부분만 많을 수 있기 때문이라나요.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6269a45075a31aad7b96bfdd20491a8e4e4a3f20d1a9e8fb130b4f8ab3686


양상추를 올리고 토마토를 잘라서 얹어줍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6269a45075a31aad7b96bfdd20491a8e4e4a3a35a1dcfd8e210c4d9bf08a5


달걀을 올리고 치즈를 얹어 구운 빵 한쪽을 뚜껑으로 덮어주면 완성!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6269a45075a31aad7b96bfdd20491a8e4e4a3f65948ce8ae45994e56efe27


반으로 잘라서 벌리면 노른자가 주루룩 흘러나오는 게 심금을 울립니다.


영화 보면서도 이 장면에서 얼마나 침을 꼴딱꼴딱 삼켰던지...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6269a45075a31aad7b96bfdd20491a8e4e4a3f55f4999dcb66d09d6b73159


아담 샌들러처럼 기네스를 잔에 가득 따라서 샌드위치와 함께 먹습니다.


우~ 베이비.


맛은 그야말로 끝내줍니다. 짭잘한 베이컨이 들어가서 그런지 씁쓸한 흑맥주와 환상의 궁합을 보여줍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6269a45075a31aad7b96bfdd20491a8e4e4a3f7594aca8ae3f46b6542705f


가끔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내가 지금까지 이런 것도 모르고 인생 헛살았다'싶은 생각이 들곤 하는데, 이 샌드위치도 그런 느낌입니다. 이렇게 맛있는 게 있는데 지금까지 못 먹은게 아까운 느낌이랄까요.


사실 몇 년 전에 세계 최고의 샌드위치를 따라해보겠다고 도전한 적이 있는데, 그때만 해도 한국에 있을때라 얼치기 버전으로 만들었었죠. 깜빠뉴 대신 샌드위치 식빵에 일반 슬라이스 치즈, 베이컨 대신 스팸... 그렇게 만들어 놓고도 맛있다며 자화자찬하고 '오리지널에 비하면 백만광년까지는 아니고 오십만광년 쯤 거리가 있는 샌드위치'라고 생각했는데...


죄송합니다, 토마스 켈러 쉐프. 


어떻게 보면 굉장히 흔한 샌드위치 조합인 BLT(베이컨Bacon, 양상추Lettuce, 토마토Tomato)의 변형 버전일 뿐이지만 사소한 차이들이 모여서 큰 발전을 만들어 냅니다. 그야말로 세계 최고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 




트러플을 곁들인 버섯 리조또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f9a45075a31aad729d689d06e5b8b71cb2cf43b253f69a3aca2ef7526ec


얼떨결에 싸게 파는 트러플(송로버섯) 병조림을 발견해서 충동구매 해 버렸습니다.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다가 버섯 리조또를 만들어 먹기로 결정.


우선은 육수부터 만들어 줍니다. 보통은 치킨 스톡을 많이 사용하지만 이번만큼은 야채 육수를 만들기로 결정.


당근, 샐러리, 무, 순무, 양파, 서양 쪽파, 딜 등을 넣고 야채가 물러질때까지 끓인 다음 국물만 걸러냅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f9a45075a31aad729d689d06e5b8b71cb2ca73b226e3ea6bf480cdd1e24


리조또의 재료들. 아보리오 쌀, 파마산 치즈, 양파, 양송이,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트러플.


평소에 버섯 리조또 만들 때는 최소한 세종류 이상의 버섯을 사용하고 생크림도 넣는데, 이번엔 트러플의 향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심플하게 갑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f9a45075a31aad729d689d06e5b8b71cb2cf569723b38f5e914e37513f6


양파를 잘게 썰고 마늘 한쪽도 얇게 썰어서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볶아줍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f9a45075a31aad729d689d06e5b8b71cb2ca33f203b69a337eacefedd02


양파가 어느 정도 갈색으로 익으면 양송이 버섯을 투입합니다.


개인적으로 버섯은 잘게 다져넣는 것 보다는 이렇게 대패로 민 것처럼 얇게 썰어넣는 것을 좋아합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f9a45075a31aad729d689d06e5b8b71cb2cf56c243c6aa7df241aa7feed


재료가 어느 정도 볶아지면 물에 불려놓은 아보리오 쌀을 투입합니다.


아보리오 쌀은 이탈리아에서 재배되는 품종의 쌀인데, 이게 없으면 리조또 만들기가 참 곤란합니다.


리조또의 관건은 겉은 죽처럼 부드러우면서 속은 심이 살짝 남아 씹히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 건데, 한국에서 밥지을 때 쓰는 쌀로는 이 상태를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더라구요. 아무리 노력해도 설익거나, 밥이 되거나, 죽이 되거나 셋 중 하나밖에 안 나옵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f9a45075a31aad729d689d06e5b8b71cb2ca43c71396cf63d335eb5de54


쌀을 볶다가 어느 정도 투명해졌다 싶으면 만들어놓은 야채 육수를 한국자 부어줍니다.


정해진 양의 육수를 한꺼번에 넣는 것보다 이렇게 한두국자씩 넣어가며 다 흡수되면 추가하는 쪽이 원하는 식감을 만들어내기 더 좋습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f9a45075a31aad729d689d06e5b8b71cb2ca66d213e68a3c8626db18055


처음 넣은 육수가 어느 정도 졸아들면 화이트 와인을 약간 넣어서 풍미를 더해줍니다.


화이트 와인이 다 졸아들면 다시 육수를 한국자씩 넣어가며 중불에서 계속 저어줍니다.


2~30분 정도 불 앞에 붙어서서 계속 뒤척거려 줘야 한다는 게 좀 번거롭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f9a45075a31aad729d689d06e5b8b71cb2ca33b70383ea72b9cde8e7015


거의 다 완성되었다 싶으면 불을 끄고 파마산 치즈를 강판에 갈아 올립니다.


따로 소금간을 안하기 때문에 입맛에 맞게 파마산 치즈를 넉넉히 넣어줍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f9a45075a31aad729d689d06e5b8b71cb2cf46b70313ca2ccf2f02c20da


플레이팅을 하고 파마산 치즈를 한 번 더 살짝 갈아올려줍니다.


이건 맛보다는 데코레이션의 성격이 좀 더 강하네요.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f9a45075a31aad729d689d06e5b8b71cb2cfd3d773a6eaa92291ceb1501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인공, 트러플을 갈아서 올려줍니다.


강판에 가는 것보다는 전용 슬라이서를 이용해서 얇게 갈아주는게 더욱 풍미를 살려줍니다.


어찌 보면 말라붙은 흙덩이같이 생긴 이 조그만 버섯이 세계 미식가들이 즐기는 식재료라니, 역시 뭐든지 겉만 보고는 모를 일입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f9a45075a31aad729d689d06e5b8b71cb2cf43a763d69a70c0c4bb49104


완성된 버섯 리조또.


블랙 트러플 통조림은 신선한 송로버섯보다는 아무래도 한단계 아래인지라 그 향이 좀 약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영덕 대게와 게살 통조림의 차이랄까요. 그래도 트러플 오일같은 2차 가공품에 비하면 게살 통조림과 게맛살의 차이 정도는 보여주니 가격만 괜찮다면 한 병 정도는 사뒀다가 특식을 만들어 먹고 싶을 때 써도 좋을 듯 합니다. 일단 열면 일주일 내로 다 써야 하지만요.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그냥 한 두번 슥슥 갈아주면 강렬한 트러플 향기가 후각을 강타하는데, 이건 그 때에 비하면 산더미처럼 쌓아올려도 뭔가 좀 약한 느낌.


그래도 향이 부드러워서 어쩌면 이 편이 트러플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f9a45075a31aad729d689d06e5b8b71cb2ca769703b3ca7166b4fc7fc16


맛이라는 요소는 단순히 미각 뿐만이 아니라 다른 감각에도 크게 영향을 받고, 그 중에서도 후각은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트러플은 그 자체로만 보면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고, 워낙 소량을 얇게 썰어넣는지라 식감이랄 것도 없습니다만 그 향 하나만으로 음식의 정체성을 바꾸어 버립니다.


개인적으로는 트러플은 대체재가 없어서 맛을 묘사하기 지극히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포아그라는 결국 기름진 거위간이고, 이건 닭 간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대강 어떤 느낌일지 희미하게나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캐비어 역시 생선알 절임인지라 세부적인 맛은 다를지라도 하위호환되는 식재료가 있지요. 그런데 트러플은 다른 버섯으로 흉내 낼 수가 없습니다. 이것과 비슷한 향을 내는 식재료가 없어요.


굳이 느낌을 말하자면 이끼가 덮고 있는 검고 축축한 흙에 누군가가 휘발유를 살짝 쏟은 듯한 냄새? 이렇게 묘사하면 '이게 어떻게 맛있는 냄새냐'라는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는데, 그런데 이게 또 묘하게 중독성있습니다. 향이 강하지 않고 고소한 요리에 트러플을 얹으면 그 냄새가 섞이면서 완전히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내지요. 심지어는 달걀 반숙 후라이에 얹어 먹기만 해도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어쨌든 오늘의 요리는 대성공입니다. 쌀의 요리된 정도도 적당하고 (진리의 아보리오!), 치즈와 트러플도 조화를 이루고, 아주 맛있네요. 고급 식재료를 사용할 때는 아무래도 좀 조심스러워지는데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와서 다행입니다.




도피네식 감자 그라탕을 만들어 봤습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4239a45075a31aad74445cad52cd3f70decd421e592cb3155ba32343380e2


감자는 저장성이 좋은 식재료지만, 그것만 믿고 사놓은 걸 잊어버렸다가 싹이 나고 물러서 버린 적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서너개씩 사자니 돈 아까운 마음에 막상 살 때는 언제나 한봉지 가득 묶어서 파는 감자를 구입하게 됩니다.


이번엔 싹이 나기 전에 계획적인 소비로 다 먹어보자는 생각에 감자를 대량으로 소모하는 요리, 감자 그라탱을 만들어 봅니다.


사실 그라탱이냐 그라탕이냐 논란이 많은데 좀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영어 발음은 그래튼(grӕtn)이라 그라'탱'에 가까운 반면에. 프랑스 요리이니 프랑스식으로 발음하자면 그라터(gʀatɛ̃)인지라 듣다 보면 그라탕과 비슷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 그라탱이라고 하면 대부분 감자 그라탱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빵가루나 치즈를 갈아 올려 오븐에 구워내는 요리를 통틀어서 그라탱이라고 합니다. 어원부터가 프랑스어로 '갈아내다'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지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이것저것 베리에이션이 많지만 오늘은 심플하게 원형에 가장 가까운 도피네식 (폼므 도피누아즈)로 만들어 봅니다.  


감자, 우유, 크림, 치즈를 메인으로 하는 가장 간단한 버전입니다. 추가적으로 맛을 더하기 위해 마늘, 버터, 육두구(Nutmeg), 파슬리도 약간 준비합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4239a45075a31aad74445cad52cd3f70decd42db290c36c5704a9a5dac7f6


"감자깎는 일이 그렇게 큰 일일 거라고는 예전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내가 참여해본 비슷한 일 가운데 가장 큰 작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는 기분 좋게, 혹자는 까분다고 말할 정도로 즐겁게 일을 시작했지만, 첫 번째 감자의 껍질을 다 벗길 때쯤 되니 그런 가벼운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감자는 벗겨도 벗겨도 더 벗길 것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껍질을 모두 벗기고 싹이 난 부분을 모두 도려내고 나니 감자의 형체가 남아 있질 않았다. (중략) 


감자 껍질 긁어내는 일만큼 사람 꼴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은 겪어본 적 없다. 해리스와 내가, 거의 반쯤 질식할 것처럼 파묻힌 상태로 밟고 서 있는 감자 껍질들이 고작 감자 네 개의 성공을 이룩해냈을 뿐이라니 정말 믿기가 힘들었다. 조지는 감자 네 알을 가지고 아일랜드식 스튜를 만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감자 대여섯 개를 씻은 후 껍질째 그것을 넣어버렸다." - 제롬 K. 제롬, "보트 위의 세 남자" 중에서


"보트 위의 세 남자"는 제가 좋아하는 소설 중의 하나입니다. 여기서 주인공은 두 친구와 애완견 한마리를 데리고 템즈강을 따라 보트로 여행을 하면서 겪는 여러가지 일들을 재미있고 허풍스럽게 서술합니다. 인용문에서 보이는 것처럼, 감자껍질 벗기는 것 하나도 세상에 다시 없을 고약한 중노동으로 묘사되지요. 


하지만 이걸 전적으로 허풍으로 치부하면 작가도 약간은 억울할 겁니다. 자고로 감자껍질 벗기기는 귀찮은 잡무의 대명사. 소설이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주방엔 언제나 주방 서열 최하위의 견습들이 구석에 틀어박혀 열심히 감자 껍질을 벗기고 있으니까요. 나 대신 감자껍질을 벗겨줄 하인이나 도제가 없다면 직접 열심히 까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감자껍질 벗기는 칼이 있다는 점이지요.


이렇게 껍질 벗긴 감자는 3mm 두께로 얇게 썰어서 물에 담궈둡니다. 이렇게 하는 게 갈변을 막고 전분기를 빼주기 때문입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4239a45075a31aad74445cad52cd3f70decd470b2c29f6453de020431cde1


우유와 크림을 2:1로 섞고 육두구를 약간 뿌려줍니다. 원래는 생선이나 고기의 비린내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향신료지만, 단맛에 포인트를 주기도 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핫초코 만들때나 주로 써먹는 녀석입니다. 가장 좋기로는 견과류처럼 생긴 알맹이를 갈아서 뿌리는 거지만, 자주 쓰지도 않는 향신료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싶어서 그냥 트래블킷에 들어있는 녀석을 조금 넣어줬습니다.


중간불로 가열해서 거품이 살짝 올라오기 시작하면 불에서 내립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4239a45075a31aad74445cad52cd3f70decd471b595c26356661e12e7446e


오븐 용기를 준비하고, 마늘 한 알을 반으로 잘라 꼼꼼히 문질러 줍니다. 직접 마늘을 넣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문지르기만 하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겠냐 싶지만 조그만 정성이 큰 차이를 만듭니다.


마늘을 다 문지르고 나면, 버터도 마찬가지로 꼼꼼히 문질러 줍니다. 버터는 향을 입힐 뿐만 아니라 늘어붙어서 타는 것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4239a45075a31aad74445cad52cd3f70decd426e6c5cd33016e7e7ccce7e1


얇게 썬 감자를 절반 정도 깔고, 그 위에 치즈를 수북히 갈아서 뿌립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4239a45075a31aad74445cad52cd3f70decd471e2c7cc6507bfafdf4bd719


그 위에 나머지 감자를 깔고, 우유와 크림 혼합물을 골고루 부어줍니다. 대략 감자의 1/3에서 절반 정도가 잠길 정도로 채워주면 됩니다.


다 붓고 나면 손으로 살짝살짝 눌러가며 빈 공간이 없도록 해 줍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4239a45075a31aad74445cad52cd3f70decd420b1c1c96004b38969445561


마지막으로 치즈를 한번 더 갈아서 올린 다음 190도 (화씨 375도)로 예열한 오븐에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 넣어둡니다.


아래쪽의 우유가 보글보글 끓고, 위쪽의 치즈는 황갈색으로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완성입니다.


만들다 보면 온 집안에 끓는 우유와 구운 치즈의 맛있는 냄새가 가득 퍼집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4239a45075a31aad74445cad52cd3f70decd422b5c0c26707f56117d070f2


오븐에서 꺼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파슬리를 좀 뿌려줍니다. 향신료나 간이 강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감자를 쌓을 때 중간중간에 허브나 소금, 후추 등을 뿌려줘도 좋습니다.


뜨거운 오븐 용기에 주의하며 꺼내서 5분 정도 식힙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4239a45075a31aad74445cad52cd3f70decd476b3959d305bb4874457fc4a


완성된 감자 그라탱.


칼로 잘라보면 껍질은 바삭바삭하고, 감자는 부드러우면서도 마구 으깨지지는 않을 정도로 익었습니다.


우유로 삶은 감자인지라 접시에 옮겨 담을 때 겹겹이 쌓인 감자가 미끄러져 떨어지지 않게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4239a45075a31aad74445cad52cd3f70decd421e4c19d6307d547f5c28d36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삶은 감자를 우유나 크림 섞어 으깬 다음, 고기나 채소를 넣은 매쉬드 포테이토를 만들고 그 위에 치즈를 얹어 굽는 게 일반적입니다만, 도피네식 그라탱은 또 나름대로의 심플한 매력이 있습니다.


아래쪽 감자는 우유에 삶아 부드럽고, 위쪽 감자는 오븐에 구운 식감이 살아있는데다가 중간에는 녹은 치즈가 부드럽게 흘러나와서 바삭바삭하고 짭짤한 치즈 껍질과 대조를 이룹니다. 고소하면서도 담백하고, 희미하게 느껴지는 마늘과 육두구가 크림의 느끼함을 잡아줍니다. 


또 하나의 좋은 점은 이렇게 대량으로 만들어 두면 나중에 바쁠 때 그냥 식빵에 끼워서 감자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는 거지요. 




직접 만든 베이컨을 곁들인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ea854118688488416317dcba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들을 보다 보면 간혹 식욕을 돋구는 음식이 등장하곤 합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부모님이 정신없이 먹다가 돼지로 변하는 음식들이라거나 '벼랑 위의 포뇨'에 등장하는 햄을 얹은 라면 같은 것들 말이죠.


그리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하울이 베이컨과 달걀을 굽는 장면 역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침을 꼴딱꼴딱 삼키게 합니다.


물론 "괜히 폼 잡지 말고 두 손으로 달걀 깨란 말이다, 이자식아!"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자매품으로는 "그냥 평범하게 말 타라, 레골라스!"가 있습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ed8018186c8a779c932aba84


그런데 막상 시판되는 베이컨들을 보면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서 포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화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두툼한 베이컨을 먹으려면 직접 만드는 수 밖에 없지요.


일단 고기 양에 맞춰서 양념을 준비합니다. 저는 고기 1kg당 굵은 소금 1.5스푼과 설탕 1스푼 비율을 사용합니다. 여기에 후추와 월계수잎을 비롯한 각종 허브를 넣고 비밀의 재료 '케미컬X'도 조금 첨가합니다. 고기야 어디서 사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염지를 하면서 어떤 재료를 넣느냐가 베이컨의 독특한 맛을 좌우합니다. 잘 팔리는 베이컨집은 이 양념 재료가 기업 비밀이라고도 하죠.


전통의 오리지널 레시피들을 보면 냉장고도 없던 시절, 고기 보존을 위해 만들다보니 소금을 엄청나게 많이 씁니다. 고기 3~4kg에 소금 4컵(!)을 넣는 레시피도 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이 베이컨은 보존보다는 맛으로 먹기 위해 만드는 거니 소금도 적게 넣고, 방부제인 아질산염(핑크솔트)도 제외합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bad8124a6e847c7f7d85a8fe


소금+설탕+허브 혼합물을 고기에 골고루 뿌리고 잘 문질러 줍니다. 앞면, 옆면, 뒷면 빠지지 않고 잘 문질러 주는 것이 좋습니다.


베이컨은 돼지 삼겹살로 만들고, 다른 부위로 만들면 햄이 됩니다. 


돼지 삼겹살을 염지 시키고 훈연 과정을 제외하면 판체타라고 불리는 이탈리아식 염장 고기가 되지요.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bfd642183e867dc21781a064


베이컨 염지는 크게 건염과 습염으로 나뉘는데, 건염은 이렇게 고기에 곧바로 문질러 버리는 것이고 습염은 양념을 물에 녹여서 염지액을 만든 다음 고기를 담가주는 형태입니다.


각각 나름의 장단점이 있는데, 냉장고에 자리가 넉넉하지 않은 관계로 건염으로 갑니다.


지퍼백에 넣어준 다음, 냉장고에 넣고 하루에 한번씩 뒤집어주면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염지시킵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b8d1121939d3dce77dfa18b4


염지가 끝난 고기는 지나친 소금기를 빼주기 위해 찬물로 깨끗히 닦은 후 물에 담가줍니다. 수시로 물을 버리고 다시 채워주면서 염도를 맞춥니다.


너무 잠깐 담그면 짜서 못먹고, 너무 심하게 헹구면 싱거워지니 조심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b7d0174b69800c54e7d52e3e


고기 상태나 물의 온도에 따라 소금기 빠지는 정도가 다른 관계로 이렇게 귀퉁이를 조금 잘라 구워먹으면서 맛을 보는 게 좋습니다.


맥주 한 캔 옆에 끼고 맛을 보면 더 좋습니다. 그러다가 잘못하면 맛을 본다는 핑계로 한 덩어리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만...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ee85131c3c8568772c48d068


염도가 맞으면 키친타올로 물기를 제거한 후,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하룻동안 보관합니다. 서늘하고 건조한 곳을 따로 찾기가 힘들면 그냥 마음 편하게 냉장고에 넣어둬도 좋습니다.


이렇게 건조시켜야 연기가 더 잘 스며든다고 하네요.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bed9184b3a850d4da8405ba8


준비가 끝나면 대망의 훈연 시간입니다. 사과나무칩을 써서 훈제에 들어갑니다.


훈제에서 가장 중요한 양념은 연기인 만큼, 어떤 나무를 쓰느냐에 따라 베이컨의 맛이 크게 달라집니다.


당연하지만 사과나무를 쓴다고 사과 냄새가 나거나, 벛나무를 쓴다고 벛꽃 냄새가 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각 나무가 갖는 특유의 연기 냄새가 있는데, 사과나무는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많고 흔한 연기 냄새가 납니다. 마트에서 파는 베이컨에서 나는 냄새는 거의 십중팔구 사과나무 훈연목 냄새라고 보면 될 듯.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e98312166c81a3b55505b4f8


예전에는 베이컨 훈제한다고 나무토막을 물에 불리고 숯을 계속 태워주느라 고생했는데, 이제는 나무칩과 훈연박스를 준비해서 훨씬 간편하게 훈제를 할 수 있습니다.


위아래로 구멍 뽕뽕 뚫린 박스에 사과나무 칩을 넣고 토치로 확 구워버리면 끝. 박스 뚜껑을 덮고 그 위에 고기를 올린 다음 그릴 덮개를 덮어주면 기다리는 일만 남습니다.


숯을 쓸때는 불 붙는 건 아닌지, 연기 꺼지는 건 아닌지 계속 신경써야 했는데 말이죠.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bbd9174e3a8288a4d7d1f38e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을 보며 기다립니다.


내부 온도는 50도 이하를 유지해야 하는데, 스모킹 박스를 쓰는데다가 겨울이라 날이 추운 관계로 굳이 온도계를 꽂을 필요도 없이 저온 유지가 됩니다. 이게 온도가 높아지면 육즙이 막 흐르면서 베이컨이 아니라 바베큐가 되어버리죠.


본격적으로 훈제하는 베이컨 장인들은 며칠씩 훈제시키기도 한다고 하는데, 아마추어답게 그냥 4시간만 훈연합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b8d9434c6ed4f45d9be4a68c


이전에 살던 집은 거실과 연결되는 뒷마당이 있어서 불 피워놓고 집 안에서 따뜻하게 기다렸는데, 새로 온 집은 그릴 쓸만한 곳이 주택단지 뒷편의 공용 바베큐 공간 뿐인지라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겨울 날씨가 추운 관계로 '그냥 두고 차에 들어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데, 저 멀리 길고양이가 이쪽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자리를 비웠다가는 곧바로 달려와서 뚜껑 열고 다 먹어치울 기세인지라 자리를 뜨지도 못하고 고양이와 눈싸움만 합니다.


그런데 길냥이 골목대장인지, 인상이 아주 험상궂은게 그냥 와서 "베이컨 내놔"하고 삥 뜯어도 곱게 갖다바쳐야 할 분위기네요.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bed0184d3a82f3a4bccdd395


고양이가 주는 압박을 견뎌내며 훈연을 끝내면 그대로 집에 가져와서 오븐에 넣고 쿠킹작업에 들어갑니다.


100도 오븐에 넣고 30분 정도 짧게 조리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기생충을 죽이고 육즙이 골고루 베어들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고기 심부 온도는 65도가 가장 적장합니다. 70도가 넘으면 바베큐가 되어버리고, 너무 낮으면 미생물이 번식하거나 육즙이 제대로 안 나올 수가 있습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eed411193d8b040707719be7


쿠킹까지 끝낸 삼겹살. 


구운 돼지고기의 냄새가 연기 냄새와 어우러지며 식욕을 돋굽니다. 


날씨가 추워서 훈제하면서 고기를 안 뒤집어 줬더니 철망 자국이 생겼습니다. -_-; 다음에는 좀 자주 뒤집어 줘야 할 듯.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bdd7441e69d47c37ab126ff3


지금 당장 구워서 집어먹고 싶지만 꾹 참고, 호일에 싸서 냉장고에 넣고 다시 하루 숙성시킵니다.


연기와 육즙이 베이컨 전체에 골고루 퍼지게 하는 과정입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b7d414166b843369cbc9be8f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하고 나온 베이컨.


꺼내는 순간 베이컨 특유의 스모키한 향이 계속 따라옵니다.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은 관계로 먹을 것만 썰어서 냉장실에 넣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코스트코에서 고기를 사는 바람에 잘라놓은 삼겹살을 샀는데, 다음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르지 않은 통 삼겹살을 사야지..라고 다짐합니다. 얇게 썰어내는 게 너무 힘드네요.


아니면... 고기 자르는 기계를 하나 질러야 하나...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ecd7464e3c87151187be3e63


직접 만든 베이컨과 달걀을 굽다보니 욕심이 생겨서 아예 아메리칸 브랙퍼스트를 차렸습니다.


베이컨과 달걀, 씨리얼, 식빵, 버터와 잼, 커피, 오렌지 쥬스, 과일로 구성됩니다.


여기서 차림새를 줄이고 차가운 고기류와 빵 중심으로 가면 컨티넨탈 브렉퍼스트, 갖가지 고기 요리와 해쉬 브라운 및 콩 요리가 추가되면 잉글리쉬 브렉퍼스트가 됩니다. 원래 영국식 아침식사가 굉장히 거하게 먹는게 특징이라더군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애프터눈 티 셋트도 요란하기는 마찬가지이니... 그냥 하루 종일 많이 먹는다고 보면 될지도.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6219a45075a31aad771b007444f04078b8711b780191b60d3a43cb37f6b52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시판되는 베이컨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꽤나 두툼하게 썰어서 그런지 겉은 바삭바삭하면서도 가운데는 부드러운 부분이 남아있는 베이컨 요리가 가능합니다. 달걀, 토스트와 함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왔던 것처럼 후루룹 짭짭 먹어줍니다.


접시에 묻은 베이컨 기름까지 토스트 껍질로 싹싹 훑어먹고 뒤로 물러나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노라면 포만감과 함께 만족스러운 기분이 드는게 왠지 보람찬 하루를 끝마친 기분입니다. 실제로는 저녁 식사가 아니라 아침 식사를 끝낸 건데 말이죠...




주구장창 만들어대는 티라미수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7269a45075a31aad40fe54c467740e842c538d4c07d94f07799e28fba777c


그 동안 요리를 하면서 가장 자주 만든 걸 꼽으라면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주구장창 만들어대는 메뉴가 바로 티라미수입니다.


만들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막상 만들면 뭔가 있어보이는 분위기 덕에 선물용이나 손님 접대용으로 만들기도 좋지요.


재료로는 달걀, 생크림, 마스카포네 치즈, 레이디핑거 쿠키, 코코아 가루, 깔루아, 에스프레소가 들어갑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7269a45075a31aad40fe54c467740e842c53884c87a9df578b0915f708092


우선 에스프레소를 뽑아서 깔루아를 섞어줍니다. 이걸 미리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크림을 만드는 동안 사용하기 좋게 미지근해집니다.


에스프레소는 대략 4~6샷 정도 뽑고, 깔루아는 풍미를 살리는 정도로 약간만 넣어줍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사기 전에는 스타벅스에서 에스프레소를 샀는데, 6샷 주문하면 종업원이 '카페인으로 자살하려고 그러나'하는 표정으로 쳐다보기도 했지요.


의외로 티라미수 만드는 비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일리 캡슐머신을 사용중인데, 에스프레소 캡슐값만 $5 이상은 들거든요.


에스프레소 구하기가 힘들다면 커피를 진하게 타서 사용해도 되지만, 그럴 경우엔 아무래도 크림치즈의 맛에 좀 가려지는 느낌이 듭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7269a45075a31aad40fe54c467740e842c538d2c97d92f07fd586bb2fa290


달걀 노른자 3개를 중탕으로 서서히 가열하면서 거품기로 저어줍니다. 중간중간 설탕을 조금씩 넣으며 커스타드 크림을 만듭니다. 


크림을 잠시 식혔다가 마스카포네 치즈를 넣고 다시 거품기로 돌려줍니다.


질 좋은 마스카포네 치즈를 사용하는 것이 티라미수의 품질을 좌우한다고 말할 정도로 중요한 재료입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탓에 많은 제과점에서 필라델피아 크림 치즈를 사용한다고도 하죠.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7269a45075a31aad40fe54c467740e842c538d29a7e90f22ae39877cfe255


커스타드+마스카포네를 단단하게 거품낸 생크림에 섞어줍니다. 사실 마스카포네 치즈도 생크림으로 만드는 거고, 이탈리아 오리지널 레시피에는 생크림을 넣지 않고 마스카포네만으로 만들기도 합니다만 좀 더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을 내려면 생크림 좀 섞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7269a45075a31aad40fe54c467740e842c53883cb7d94a2773340d8ff8844


레이디핑거 쿠키를 에스프레소에 적셔서 그릇에 깔고, 그 위에 크림치즈를 덮고, 다시 쿠키를 깔고, 치즈를 덮습니다.


보통 2단을 많이 하는데, 케잌 대용으로 만들 때는 3단까지 올리는 경우도 간혹 보이기는 합니다.


레이디핑거는 수분을 굉장히 빨리 흡수하기 때문에 너무 오래 담그면 금방 부서집니다. 아주 잠깐 살짝살짝 담근 다음 크림치즈에 묻어두면 몇시간 지나지 않아 수분을 알아서 흡수하면서 부드러워 집니다. 


쿠키에 기본적으로 설탕이 무진장 많이 붙어있는 관계로 티라미수 만들 때는 추가로 사용하는 설탕의 양을 극도로 줄이곤 합니다. 커스타드 만들 때나 생크림 휘핑할 때, 크림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최소량의 설탕만 넣지요. 그냥 빵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레이디핑거를 사용할 때는 여기저기 넣는 설탕이 더해지면서 너무 달아지더라구요.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7269a45075a31aad40fe54c467740e842c538829f7193f076441fba4f573f


용기에 차곡차곡 쌓아넣은 티라미수를 서너시간 정도 냉장고에 넣어 식힙니다. 크림이 단단하게 굳어지고 딱딱한 부분이 남아있던 레이디핑거 쿠키가 부드러워질 여유를 주는 거지요.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티라미수를 사각형으로 잘라서 접시에 담은 후, 100% 코코아 가루를 뿌려주면 완성입니다. 집에서 막 퍼묵퍼묵 할 거라면 미리 코코아 가루를 뿌려두는 것도 괜찮지만, 칼로 자를 때 가루가 묻어나면서 단면이 좀 지저분해지는 걸 감수해야 합니다.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7269a45075a31aad40fe54c467740e842c538d4cf28c7a32ca54a964105b7


접시에 묻은 코코아 가루를 닦아내면 완성. 


'나를 끌어올리다'라는 그 이름처럼, 먹으면 기분이 막 좋아지는 티라미수입니다. 이탈리아의 제과점에서 팔다 남아서 말라버린 쿠키를 재활용하기 위해 만든 게 시초라는데,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겠죠. 일본의 버블경기가 한창일 때, 티라미수에 꽂힌 일본인들이 대 유행을 만들었고 본토 티라미수를 배워오겠다고 요리사들이 대거 이탈리아로 날아갔다는 말도 있습니다. 


저도 본격적으로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티라미수였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후식으로 '제대로 만든' 티라미수를 먹고 충격받아서 남대문 시장 뒤져서 마스카포네를 구입하고 직접 만든 게 시작이었으니까요.  


viewimage.php?id=2bb2df22&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8d107269a45075a31aad40fe54c467740e842c538d0cf7e94a37bf65c99df3bb7


고소한 크림치즈와 커피맛 나는 달달한 쿠키, 그리고 코코아 가루가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맛의 하모니를 만들어 냅니다.


코코아 가루가 위로 오게 해서 먹다가 잘못하면 기침을 유발할 수 있으니 요령껏 가루가 혀에 닿도록 먹는게 좋습니다.


오븐이 필요없는 메뉴인지라 자주 만들다 보면 냉장고에서 식히는 시간 제외하고 2~30분만에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일단 익숙해지면 실패할 확률도 거의 없는 메뉴이기도 하지요.



아내를 위해 만든 발렌타인 초콜릿

새해 기념, 세계 최고의 샌드위치

참치 샌드위치의 원조, 튜나 멜트

트러플을 곁들인 버섯 리조또

도피네식 감자 그라탕을 만들어 봤습니다

직접 만든 베이컨을 곁들인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주구장창 만들어대는 티라미수



출처: 기타음식 갤러리 [원본보기]

추천 비추천

843

고정닉 11

49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17066 완성! 카밀라 바누브 1/3 구체관절인형 (50장) [426] RedLe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7 45538 352
17065 (스압)메이플빵 5가지 전부 다 만들었다 [367] 남들다있는데나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7 45246 473
17064 오랜만어 탐어 조짐 [스압] [399] Fl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5 42270 316
17063 라이터 사진은 주머니에 300원만 있으면 365일 찍을 수 있다 [스압] [236] 감성충인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4 65523 257
17061 (만화) 만화가에게 생일축하카드를 보내보자+2022년까지 받은 답장.JP [449] 새벽에글쓰다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3 41269 316
17060 거장에게 경배를 [309] 맛기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3 41072 315
17059 2022 케장판 성지순례 [스압] [373] 히라사와_유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2 35692 165
17058 포크레인 딱새 전부 다 이소함 ㅠㅠ [48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2 47504 597
17057 스압) 찍찍이 단편선- 초장마법진녀 잡아서 복수한 썰.manhwa [181] 찍찍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1 34467 132
17056 [스압] 필름으로 담은 오사카와 교토 [179] 유동교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1 29045 143
17055 ★평택에서 제부도까지 걸아간게 자랑★ [386] 씹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0 43249 509
17054 뱀녀인 소꿉친구랑 썸타는.manhwa [318] 김갑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0 63101 412
17053 188번째 헌혈 다녀왔습니다. (구미 헌혈의집) [833] JK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18 48710 622
17052 군대에서 그린 애니메이션 모음.Moum [323] 깨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17 58557 548
17051 과제로 이상해씨 만들고있음 [542/1] 공쟝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17 86305 829
17050 내 몸변화 구경할래? (스압) [1058] 배은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16 175516 1541
17049 DX 잔글라소드 프롭 스케일 만들었다 [123/1] LEO1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16 23655 128
17048 부패와 순환의 신의 챔피언 [스압] [156] 뻬인타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15 43463 204
17046 고등학생때 짝사랑했던 여자애.manhwa [스압] [452/2] 크루키드보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14 87239 549
17044 킨드레드 코스 제작+플레이 엑스포후기 3편[스압].jejak [470] ㅋㅅ갤핫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14 64960 578
17043 짹슨 5주차 - 알곡,식빵굽기,통통해짐 [스압] [367] kuckyo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13 35181 771
17042 [스압] 할아버지가 찍으신 사진 필름 스캔파일 찾았다 [426/1] 작은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13 44943 512
17041 장문)러시아 샤먼 신내림 의식 갔다온 썰 [564] 명예프라우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11 61814 475
17040 싱글벙글 싱붕이의 즐거웠던 일상들 [481/1] ㅇㅇ(61.254) 22.06.10 51159 732
17039 베란다의 황조롱이 [890] 올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10 95427 2154
17038 계나 햄맨 -1- 집으로 돌아갑시다 [스압] [234] SOGG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09 28879 340
17037 생존신고 - 멕시코 [171] 똥오줌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09 33509 150
17036 어느 초여름의 열병 [스압] [109] photograph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08 27232 118
17035 설악산 계절이 돌아왔다 [207] 해파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08 23766 125
17034 (용량주의, 스압) 구로구 完 [230] ㅇㅎ(223.28) 22.06.07 42588 224
17033 [혐주의] 내가 10년간 만든 개미집 모음 [1521] 여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07 96968 1416
17032 2022년 제 13회 대구 꽃 박람회 갔다 왔다 (주의 100장 넘음) [309] AIUE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06 32655 263
17031 울릉도 탐조 [스압] [164] 쌍살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04 25906 181
17030 [단편, 스압] 두 사람의 구조신호 (35p, 재업) [547] 연호(218.155) 22.06.03 75461 685
17029 6월 1일 합천 황매산 은하수 [126] SoS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03 23647 136
17027 나 어제 칸 왔는데 [388] 스필버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02 66837 340
17026 <1.인상깊었던 지역소개> 일본각지의 아름다운 역들 [354] До%D1%81видан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01 45636 324
17025 본인, 초딩때 학폭 가해자로 누명쓴 썰... .MANHWA [780] ..김지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31 101588 827
17023 10년간의 기록 (上) [194] Mil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30 52683 257
17022 스압) 프로세카 서울 광고 성지순례 다녀왔다 [832] 낭만나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30 53656 557
17021 (그만그) 아조씨 야순이 만하 코스푸레 해봤오..... [1852] 『유동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28 210140 1984
17020 전생 (햇더니 테) 슬라 (임) 이타샤 제작기 [673] Raven772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27 58452 491
17019 (스압,단편) 낚는다는것에는 묘한 울림이 있다. [349] 박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27 37403 437
17018 반포한강공원(feat. 영화용필름) (스압) [306] 코닥사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26 41935 292
17017 (스압) 혐오받는 여자마족 [799] 페이스북/태희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26 114598 582
17016 만두 스탬프 뿌리며 국토종주! (완)(스압) [156] 주토피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25 27543 167
17015 (스압) 똑딱이로 찍은 수중사진 보고가 - 카리브해 [130] 유동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25 27756 271
17011 홈마카세 첨 해봄 (완)(스압) [613] 97n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24 76213 1040
17010 9의 배수 판정법 (수학 있음) .manhwa [46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24 56459 808
17009 [옴니버스] 훈련병의 눈물 [스압] [218] v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23 48535 339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