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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관련 내용 2

ef(218.156) 2007.09.09 11: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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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겠지만 그건 눈속임이지. 젊은이의 몸과 처녀의
          몸은 씨앗 하나 만들자고 긴장해 있는데 머리는 다른
          생각만 하고 있다네. 그 무엇인가가 환각을 만들어
          놓은 거겠지.
            두 사람이 교접을 하여 남자의 정기(精氣)가 여자의
          자궁으로 분출되면, 일은 끝나고 말지. 두 사람은 더
          이상 서로 탐하는 마음을 내지 못한다네.
            그러고 보면 두 사람이 마주하여 야릇한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은 생식(生殖) 때문에 기 스스로
          조화를 부린 거지. 환관처럼 남자의 정기를 생산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리 천하절색의 미인을 보더라도
          사람이 암캐나 암소를 보듯 음기를 느끼지 못하네."
            "그 이치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이옵니까?"
            "그런즉 자네가 돌탑을 쌓는 동안에, 몸속 어딘가에
          깊숙히 뿌리박고 있던 미망이 하나둘 버려진 것도
          같은 이치네. 마당의 돌을 캐어내듯 그러한 미망이
          하나둘 뽑히어 돌탑을 이룬 것이지. 자네가 정혼했던
          그 여인을 잊지 못하는 것도 그런 기가 모여있다가
          갑자기 응어리가 져서 나타난 것이고. 세월이 가면
          응기가 풀리고, 그런 뒤에는 기억만 남게 된다네.
            술을 더 좋아하는 사람, 고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
          여름에는 힘을 못 쓰다가도 겨울에는 펄펄 기운이
          나는 사람, 그 반대인 사람. 같은 약을 써도 어떤
          사람에게는 잘 듣고,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 효험도
          없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독이 되기도 한다네.
            이게 다 기가 모이고 엉키고 흩어지고 없어지는
          데서 생기는 모습이라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떻게 기를 다스려야 합니까?"
            "기의 흐름을 잘 알아서 몸을 자연스럽게 두는
          게지. 기에 매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도가의
          단법이고, 선가의 참선이네. 유가처럼 삼강이네,
          오륜이네 하면서 기는 잡지 못하고 혼만 잡으려
          해서는 안되네."
            "인간만 그러한 것이옵니까?"
            "천문, 지리가 다 그러 하고, 삼라만상이 다 이
          이치라네."
            "어떤 기가 뭉치고 흩어지며, 어떤 기가 승하고
          약한가를 알면 그 사람의 성정도 알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하늘과 땅에서 일어나는 기의 변화를 놓고 따지는
          추명학(推命學)이 바로 그것일세."
            "어떻게 보아주어야 하는 것입니까?"
            "자네가 이미 북창에게서 체(體)를 배웠으니 어떻게
          하는지를 알고 있을 것이네. 나는 용(用)을
          이야기하겠네. 다른 사람의 운명이나 품성을 감정할
          때에는 훈장이 학동의 심성을 보아 학문의 단계를
          주고, 천문학 교수가 천문을 읽듯, 풍수학자가 지리를
          보듯, 농부가 땅을 보아 씨앗을 가려 뿌리듯 온
          정성으로 살펴야하네. 어떻게 해야 그 사람의 기를
          조화시킬까 살피어, 기가 흘러갈 방향을 잡아주어야
          하네.
            조선에는 조선인이 쓴 운명학이 아직 없다네.
          자네가 그걸 쓰게. 내가 기초는 알려줄 터이니.
          오늘은 늦었네."
            화담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였다. 산방의 문이 열리면서 유형원과 박지화가
          불쑥 들어왔다.
            "선생님, 오늘 강의는 끝난 줄 알았는데요?"
            박지화가 심통난 얼굴로 말했다.
            "자네들은 웬일인가?"
            "술자리를 마련하고 기다리는데 지함이 오질
          않아서."
            유형원이 대답했다.
            "지함에게만 특별히 해주실 강의가 따로 있습니까,
          선생님?"
            박지화가 목소리를 높여 물었다.
            "과거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니 물러가게."
            "제가 과거 보자고 온 게 아니잖습니까?"
            박지화가 화담에게 가까이 다가오면서 대들 듯이
          물었다.
            산방의 학인들은 대부분 대과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었다. 다만 이지함과 박지화는 원래부터
          도가를 수련하기 위해 화담 문하에 들어온
          사람이었다. 그런 그로서 화담이 지함에게만 남몰래
          강의를 하는 것에 시샘이 날 것이 당연했다.
            "형님."
            "그만 두게. 자네가 혼자서만 들어야 할 강의가
          있단 말인가?"
            지함이 팔을 잡아당기자 박지화는 홱 뿌리치고
          산방을 뛰쳐나갔다.
            "선생님, 제가 따라가서 위로하겠습니다."
            "그럴 것 없네. 지화는 성미가 원래 불 같아서 조금
          지나면 저절로 수그러든다네. 하여튼 술자리가 있다니
          어서 가보게. 여보게, 유형원."
            머뭇거리던 유형원이 뒤돌아섰다.
            "예."
            "대과에 나올 이야기가 아니니 섭섭히 생각 말게.
          그저 황진이가 다녀간 것을 들어 이지함이 묻길래
          대답한 것일 뿐이네. 자네들도 과거란 짐을 벗거든
          실컷 얘기하세."
            "예, 알겠습니다."
            이지함은 유형원과 함께 산방을 나섰다.
            "여보게, 지함."
            그때 화담이 다시 지함을 불렀다.
            "오늘 이야기가 별 것 아니니 마음에 두지 말게.
          세상 이치를 밝힌다는 것은 끝이 없다네. 그 몇
          마디로 세상을 통째로 안다고 생각하지 말게나."
            화담은 이야기를 하면서 지팡이로 산방 바닥을 세
          번 두드렸다.
            지함은 산방을 내려가 학인들이 이미 기다리고 있는
          주막으로 갔다. 박지화는 숨도 쉬지 않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지함이 다가가 술 한잔을 가득 부어서 권하자
          박지화는 못 이기는 척 받았다.
            "형님, 황진이를 어떻게 했는지 여쭈러 간 것인데
          그러십니다. 형님두, 참."
            박지화가 지함을 쏘아보다가 술잔을 털어붓듯이
          마셨다.
            "이봐, 지함. 정말인가?"
            "그럼요. 정말이 아니구요."
            "그래 황진이를 어떻게 하셨대? 삼삼한 물건을 왜
          그냥 보내셨다는 거야?"
            "우리가 엿듣고 있었기에 그러신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실없는 소리. 맘만 있으면 붙들어 두었다가
          우리가 물러간 뒤에 같이 자면 되지. 보내긴 왜
          보내나."
            "아이구, 형님두. 그래서 서운하신 게로군요.
          그렇지만 두 사람은 이미 기를 나누었답니다."
            "무슨 소리?"
            박지화가 지함을 빤히 쳐다보았다. 다른 학인들도
          술잔을 들다 말고 지함을 돌아보았다.
            "선생님이 늙으셔서요. 그래서 마음으로만
          취했답니다. 허허허."
            "이런 젠장할. 그래도 그렇지, 한번 품기라도
          해야지 굴러온 떡을 그냥 보내?"
            박지화가 아깝다는 듯이 혀를 찼다.
            질펀한 음담패설이 오가고 술자리가 무르익었다.
          박지화도 어느새 산방에서 있던 일은 다 잊고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술자리가 파하자 지함은 처소로 일단 갔다가 잠을
          자지 않고 삼경이 되기를 기다렸다. 화담이 지팡이로
          바닥을 세번 두드린 것은 삼경에 다시 오라는
          뜻이었던 것이다.
            삼경이 되자 지함은 깜깜한 계곡을 타고 산방으로
          올라갔다.
            역시 화담이 자세 하나 흐트리지 않고 선정에 들어
          있었다.
            "선생님. 지함입니다."
            "들어오게."
            화담은 지함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글이 빽빽히 적혀
          있는 종이를 펼쳐놓고 있었다.
            "내가 자네에게만 전할 게 있네."
            "말씀하십시오."
            "이보게 지함. 정휴 행자가 읽는다는 금강경의
          공(空)이 바로 기(氣)라네. 기가 한번 움직이면 색이
          나오고, 색이 돌아오면 기가 되네. 일묘연(一妙衍)
          만왕만래(萬往萬來) 용변부동본(用變不動本)이라고
          했다네.
            하나에서 우주 삼라만상이 다 시작된 것이어서
          나갔다가 들어왔다 한다는 것이라네. 그러나 아무리
          많은 모양으로 하나가 변해도 그 근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으니 부증불감(不增不減)이라네. 바로 이
          하나와 삼라만상이 색즉시공일세. 하나가 공이라면
          삼라만상이 색이라네. 그러면 이 하나는 무엇인가.
          태극이고 기라네.
            하나와 삼라만상이 씨줄 날줄처럼 얽혀 북질을 하고
          있는데 그것이 무슨 힘으로 이루어지는가. 바로
          기라네."
            "그렇다면 삼라만상은 알겠는데 하나인 근본은
          어디에 있습니까?"
            화담이 빙그레 웃었다.
            "내가 자네에게만 은밀하게 말해주는 것이니
          정신차려 듣게. 다시 들을 수 없는 이야기네."
            "무슨 말씀이신지요?"
            "곧 알게 되네. 그건 그렇고, 자네가 물은 것부터
          대답해 줌세. 하나인 근본이 어디냐?"
            "......"
            "내가 오늘 그걸 말해줌세."
            "명심하여 듣겠습니다."
            "색즉시공이라고 했지 않았는가? 바로 삼라만상을
          알고 있으면 하나도 알고 있는 것, 삼라만상이 하나
          아닌가. 선가(禪家)의 공안중에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라는 말이 있는데, 무슨
          뜻인가?"
            "모든 법은 하나로 돌아간다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하는 공안입니다."
            "맞네. <천부경(天符經)>으로 들어가세."
            "<천부경>이 무엇이옵니까?"
            "선후천 세상을 다스리는 이치라네. 이 땅에 생명이
          나고 나라가 서던 때부터 있었던 하늘의 책이지."
            "설해 주십시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하늘이 하는 말이니 한
          마디도 놓쳐서는 안 되네. 천부경은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로 시작하고,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로 끝난다네."
            "시작했으나 시작하지 않았고, 끝났으나 끝나지
          않았다는 말씀이십니까?"
            "들어보시게. 자네가 묻는 그 근본은 시작이라고는
          하지만 시작됨이 없고, 끝이라고 하지만 끝남이 없는
          것이라네."
            "그것이 색불이공 공불이색(色不異空 空不異色)의
          이치이옵니까?"
            "그렇다네. 정휴나 황진이가 색을 보았다면 자네는
          공을 보았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완전한 하나는
          아닐세."
            지함은 화담의 말에 넋을 잃어갔다.
            화담은 붓을 들어 천부경 여든한 자를 바람처럼
          써놓았다.
            화담은 진지하게 천부경을 설했다.


            일시무시일 석삼극 무진본
            (一始無始一 析三極 無盡本)
            천일일 지일이 인일삼
            일적십거 무궤화삼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
            대삼합육 생칠팔구
            (天一一 地一二 人一三
            一積十鉅 無櫃化三
            天二三 地二三 人二三
            大三合六 生七八九)
            운삼사 성환오칠
            (運三四 成還五七)
            일묘연 만왕만래 용변부동본
            (一妙衍 萬往萬來 用變不動本)
            본심 본태양앙명 인중 천지일
            (本心 本太陽昻明 人中 天地一)
            일종 무종일(一終 無終一)


            지함은 고개를 들어 눈을 번득이며 화담의 강의를
          들었다.
            만물이 비롯되고, 혼이 비롯되고, 모든 학문이
          비롯된 원천이라는 천부경.
            화담은 학인들에게는 한번도 가르친 적이 없는
          경전을 놓고 지함에게만 설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나는 우주 만물의 시원. 이 하나의 시원은
          무(無)하여 자연히 본래 그냥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지. 어느 무엇에 의하여 생긴 것이 아니라네.
          그러므로 어느 무엇에 의해서도 없어지지 않는 게지.
          쪼개고 쪼개다 보면 작용이 각기 다른 것으로
          나누어볼 수 있기는 하겠지. 그러나 그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네. 변하게도 하고 변하지 않게도 하는 것, 그
          속에 기가 작용하는 것이라네.
            셋으로 나누어진 것은 하늘이 그 하나이고
          첫번째네. 땅이 그 하나이고 두번째요, 사람이 그
          하나이고 세번째라네.
            우주의 시원인 하나가 여러 가지 활동으로 주름을
          잡아 삼라만상으로 수없이 불어나도 근본인 하나는
          줄지 않고 얼마든지 불어나게 할 수 있지. 그
          불어나게 하는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천지인(天地人)
          셋이라네. 이 셋이 서로 관련된 작용을 하여 그리
          되는 것일세.
            천지인 셋이 어떤 관련을 가지며 작용하는가?
          천지인 셋에도 각각 음양이 존재하네. 이에 따라 두
          기(氣)가 있어 서로서로 음과 양이 어울리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면서 작용하게 된다네.
            그러니까 크게 보면 천지인 셋이지만 천이라는 하나
          속에도 음양과 천지인 삼극(三極)이 다시 포함되어
          있어서 천을 나누면 천천(天天), 천지(天地),
          천인(天人)으로 되어 있네. 이것은 지와 인에서도
          마찬가지라네. 지천(地天), 지지(地地), 지인(地人)이
          있고 인천(人天), 인지(人地), 인인(人人)이 있는
          것이지.
            천이 지와 어울릴 때, 천 속에 잘게 나누어진
          천천(天天)의 양과 지(地) 속의 그 지천(地天)의 음이
          서로 끌어당겨 인(人)속의 인천(人天)을 발동시켜
          함께 어울리게 되네. 인(人) 속의 인천(人天)이 한몫
          끼게 되자마자 천인(天人)과 지인(地人)이 움직여서,
          인인인지(人人人地)와 천지와 지지도 다 따라 관련을
          가지게 되지.
            이렇게 어울리는 경우에는 이 세상에 성인이 나타나
          크게 활동하는 때가 될 것이네.
            이것은 하나의 예를 간단히 든 것이지만, 삼극이
          각기 특정한 작용을 하여도 하나가 움직이면 다 따라
          움직이게 되는 것일세. 왜 그런가 하면 근본이
          하나이기 때문일세.
            그러므로 우주 속의 모든 것은 그 근본의 몸이
          하나라네. 하나 하나의 움직임이 서로 빠짐없이
          영향을 주고 받게 되어 있지. 이런 점을 살펴보면
          근본이 하나이기 때문에 인과 응보의 법칙이 있게
          된다는 것을 이해할 만하고, 순간적인 생각 하나도
          함부로 할 일이 아님을 알게 되는 것이야.
            크게 쪼갠 것으로 볼 때 3이지만 음과 양으로
          나누어 볼 때는 6이 된다네. 이 6에 천지인 중에서 또
          어느 하나가 먼저 변화의 활동에 관련을 갖는 그
          순간에 7이 생하네. 그리고 바로 그 뒤에 8과 9가
          생하게 되네. 물질의 성질과 모양과 가지수가
          불어나는 것을 간단히 밝힌 부분이라네. 9에 하나가
          또 더해지면 10이지.
            이제까지는 수량이 많아짐을 말하였네. 이제
          나타나게 된 그것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3과 4가
          하고, 완성되어 여물게 하는 일은 5와 7이 한다네.
          10까지의 수가 나타나면 나타난 그 수가 또 일을 하게
          되네.
            3과 4는 기계적 조직과 순차적 차례에 작용하여
          움직이게 하는 일을 맡는다네. 사람의 몸으로 치면
          상중하의 3절과 팔다리의 4지가 있어 움직이게 하고,
          일년을 보면 3개월씩 4절기로 돌아가고 있지 않는가.
            5와 7은 성장 발전하여 내용을 여물게 하는 일을
          하지. 예를 들면 사람에게 오장이 속에 있어 안의
          일을 맡아 하고 얼굴에 두 눈, 두 귀, 두 콧구멍, 한
          입, 이렇게 하여 일곱이 있지. 이 일곱이 사람의 밖의
          일을 하여 하나의 인격을 성숙시켜가는 것과 같은
          것일세.
            우주 속의 물질에는 오행의 원리가 들어있고,
          태양의 빛에는 7색이 그에 관련하여 만물을
          성숙시키고 변천시키는 것도 그 한 예일 것이야.
          하루를 새벽, 오전의 낮, 점심, 오후의 낮, 저녁으로
          나누어 쓰지. 그 사이를 새벽에 일어나 아침 먹고,
          오전에 일하고, 점심 먹고, 오후에 일하고 저녁 먹고
          잠을 자는 일곱 마디로 살아감으로써 삶을 여물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5와 7을 쓰는 이치라네.
            일묘(一妙)는 삼극(三極)의 근본. 우주 삼라만상의
          근본인 하나를 말하는 것일세. 표현하기 힘든 것을
          묘라고 하지. 이 일묘가 활동을 펴서 만번 되풀이
          변화를 일으켜 사라져가고, 또 그렇게 변화를 일으켜
          나타나서 작용은 변하여도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네.
          어느 무엇에 의해서도 늘지도 줄지도 않는 이치인
          것일세.
            본(本)은 마음(心). 사람의 마음 속 마음인
          참마음이 우주의 본인 하나(本心)라네. 태양도 그
          마음의 밝은 특성을 본받아 밝은 광명을 내는 일을
          하게 된 것이야. 그러니까 마음은 사람(人)의
          알맹이(中). 천과 지에서도 그 본바탕을 찾아보면
          '하나'인 것이지.
            하나는 우주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다
          없어지더라도 남게 되는 마지막이라네. 그러니 영원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
            하나는 곧 마음이니 만물의 본일세. 이 하나는 어느
          무엇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네. 본래 그냥
          그대로 스스로 있는 것이야. 그러니 다른 무엇이
          그것을 없앨 수도 없고 줄일 수도 없고 변질시킬 수도
          없다네.
            모양이 없으면서도 영원히 살아 있는 것. 모양이
          없으면서도 모양 있는 모든 것을 나타내고, 모양이
          없으면서도 모양이 없으면서라고 말도 할 줄 아는 것,
          이것이 바로 <천부경>이라네.
            수(數)의 변화는 물상(物象)의 변화를 가리키는 것.
          봄과 여름까지는 역수(逆數)로 자라고 가을과
          겨울에는 순수(順數)로 수장(收藏)하는 것이네."
            "이것이 선천과 후천을 가르는 이치이옵니까?"
            "그렇다네. 여기에서 수가 나오고 만물이 나오네.
          이 속에 자네의 친구 안명세가 있고, 정혼했던 여인이
          있는 것일세. 그들의 후천 세계를 바라보게. 헤아리고
          헤아리다 보면 언젠가 보일 날이 있을 것이네."
            크게 감동을 받은 지함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화담에게 큰절을 올렸다. 화담의 강의는 그렇게
          고개숙인 지함의 머리 위로도 계속 떨어졌다.
            산방에 돌탑을 쌓으라는 시험으로 지함의 가슴 속에
          남아 있던 미망을 털어낸 스승 화담 서경덕.
            그는 지함이라는 큰 그릇에 도를 가득 담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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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족 선사는 송도에서 이름 높은 선사였다. 그 높은
          이름 때문에 지족은 황진이의 첫번째 표적이 되었다.
            황진이는 제 스스로를 송도 삼절 가운데 하나라
          일컬을 정도로 오만하고 도도했다. 원래 송도 관기의
          딸로 누군지 이름도 알 수 없는 양반의 씨를 받아
          태어났고, 장성해서는 제 어미를 따라 관기가 되었다.
            조선 사회에서 기생이란 백정이나 장인과 다를 바
          없이 천한 신분이었다. 종과 다름없는 그가 스스로를
          송도 삼절이라 해도 누구 하나 그 말을 과하다고
          탓하지 않았다. 그만큼 황진이는 뛰어난 여자였다.
          사내들의 뼈를 녹이는 방중술만으로 대접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 수려한 미모도 그렇거니와 천상의 선녀를
          연상케 하는 춤솜씨를 갖추었고, 내노라 하는
          선비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학식이 깊었으며
          시심(詩心)은 고개를 절로 숙일 만큼 탁월했다.
            만약 남자로 태어났더라면 비록 종의 신분이더라도
          무엇인가 세상을 위해 큰일을 이루어냈을 만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남자도 아니었고 양반도
          아니었다. 여자로 태어났으며 더우기 몸을 팔아야
          하는 기생 신분이었다.
            비록 기생이었지만 황진이는 한낱 사내의 노리개에
          머물기를 거부했다. 소문난 명기 황진이를 첩으로
          앉혀보려고 명문 사대부들이 금은보화를 싸들고 줄을
          이어섰지만, 황진이는 그들을 모두 물리치고 스스로
          기생으로 남았다.
            사람이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에 대한 욕심이 더
          크다는 말이 맞긴 맞는 듯했다. 좀처럼 얻기 어려운
          황진이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전국 각지의 사내들이
          송도로 모여들었다. 황진이의 집앞은 늘 그런
          사내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황진이가 송도
          장사치를 모두 먹여살린다는 말이 항간에 파다하게
          퍼질 정도였다.
            황진이는 기생이면서도 기생이 아니었다. 황진이는
          남자의 부름에 쉽사리 응하지 않았다. 여자인 황진이
          마음대로 남자를 청하고 놀이를 즐겼다.
            그런 황진이가 야심한 밤에 지족을 찾아갔던
          것이다.
            비 내리는 밤이었다.
            도롱이도 받쳐 입지 않고 우산도 쓰지 않은 한
          여인네가 빗속을 더듬어 계곡을 오르고 있었다.
          여인네의 얇은 비단 저고리는 비에 흠뻑 젖어 고운
          몸을 감춤없이 내비쳤다. 한발자국 떼어놓을 때마다
          여인의 부드러운 살집이 물결치듯 탄력있게 출렁였다.
            밤늦은 술시(戌時), 송악사 스님들은 이미 깊은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고색창연하게 비를 맞고 있는
          송악사도 함께 깊은 잠이 들어 있었다.
            황진이는 몸에 착 달라붙은 저고리의 물기도 짜내지
          않고 방장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 선정에 들어 있던 지족 선사가 발을 제치고
          나타났다. 모두 잠든 그 시간에 지족은 홀로
          철야정진중이었다.
            황진이는 지족의 얼굴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소년처럼 피부가 투명한 노승의
          얼굴을 보고 그가 지족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지족은 청아한 얼굴이었지만 눈빛만큼은 단 한 치의
          틈도 없이 매섭고 날카로웠다.
            "야심한 시간에 웬 아낙이오?"
            기생의 신분으로는 감히 쳐다볼 수도 없는
          큰스님이었다.
            "저어, 길을 잃고 헤매다가 그만…"
            황진이는 젖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속살이 다 드러난 몸을 오들오들 떨었다. 젖은
          옷 사이로 살색 투명한 육체가 관능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들어오시오."
            송악산에 여자가 밤 늦게 들어올 일이 없었다. 길을
          잃을 일이 없는 것이다. 황진이가 한눈에 지족을
          알아본 것처럼 지족 역시 황진이를 금세 알아보았다.
          몸으로 달려오는 이 여인네가 그 유명한 황진이임을
          몰라볼 리 없었다.
            황진이가 방안으로 들어서자 지족은 그에게 낡은
          가사 한 벌을 내주었다.
            "입으시게."
            가사를 받아든 황진이는 지족 앞에서 젖은 옷을
          훌훌 벗기 시작했다. 하얀 여체가 희미한 등불 아래서
          춤을 추듯 움직였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말의 탄탄한
          엉덩이를 닮은 몸이었다.
            황진이는 스스럼없이 옷을 벗어던졌다. 지족은 난생
          처음 여자의 몸을 바라보았다.
            황진이는 춤을 추듯 요염하게 몸을 틀며 천천히
          가사를 걸쳤다. 얇은 가사도 무르익은 여자의 몸을 다
          가리지는 못했다.
            "스님, 춥사옵니다."
            황진이는 바들바들 떨며 무릎걸음으로 지족에게
          다가왔다. 황진이의 입술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작고 도톰한 입술에서는 묘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추위에 견디지 못하는 신음소리 같기도 했고 절정에
          다다른 여인의 교성 같기도 했다.
            지족은 담담하게 황진이를 바라보기만 했다.
            얼마만일까. 지족은 벌떡 몸을 일으켜 세워 이불 한
          장을 내려 황진이에게 주었다. 그리고 벽을 향해
          가부좌를 틀었다.
            "시자야! 요사채 빈 방에 불을 지피고 이부자리를
          마련하거라."
            지족이 흔들리는 음성으로 시자를 불렀다.
            "불을 지피고 나면 방이 따뜻해질 것이고, 그러면
          몸도 따뜻해질 것인즉. 건너가 편히 쉬게."
            여전히 벽을 향해 앉은 지족의 말이었다.
            "저를 겁내시는 겁니까? 도가 높은 스님께서
          겁내시는 것도 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악도 다 스승이라 하셨거늘 스님은 무엇을 겁내고
          소녀를 내쫓으시려는 겁니까?"
            당돌한 대꾸에 지족이 놀랐다. 문득 몸을 돌려
          황진이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눈길이 허공에서
          불꽃을 일으키며 부딪쳤다.
            가사 앞섶이 벌어지면서 황진이의 가슴이 그대로
          내비쳤다. 그런데도 황진이는 여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족의 눈길을 피하지 않고 빤히
          응시했다.
            지족의 부름에 잠이 깬 시자가 문 앞에서
          어른거렸다.
            "됐다. 들어가 자거라."
            법랍 사십 세, 속세의 나이로는 쉰인 지족, 열 살
          때 입산한 이후로 여자를 가까이 해본 적이 없는
          지족이었다. 경전을 읽고 염송을 하면서 색(色)은
          이미 오래 전에 떠나보낸 것이었다.
            젊은 한때에는 밤마다 끓어오르는 육체의 욕망에 잠
          못 이룬 밤도 많았다. 그래서 탐진치(貪瞋癡) 세 가지
          독을 버리기 위해 끊임없이 글을 읽고 염불을 했던
          지족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비내리는 산사에 찾아든 이 여인.
            여인은 소문대로 천하절색이었다. 하늘이 내린 만유
          중에 가히 최고라고 할 만한 게 여자 아닌가. 지족도
          그런 생각은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족은 선정을 접고 촛불을 껐다. 그리고 황진이가
          누운 이부자리 윗목에 누웠다.
            지족은 눈을 뜨고 태초와 같은 어둠을 보았다. 다
          끊어냈다고 믿었던 욕망이 몸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지족은 눈을 감았다. 그러나 눈을 감아도 욕망은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대체 여자란 무엇인가? 이 질긴 욕망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참담한 절망 속에서 지족은 욕망의 불길을 잠재우기
          위해 생각을 가다듬었다. 일찌기 고려 스님 진각
          국사가 공안 1700가지를 모아 선가(禪家)에 전했지만
          여자 문제는 그 속에 전혀 없었다.
            뜨거운 여자의 몸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욕망의 사슬에 휘감긴 지족은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불덩이 같은 손길이 지족의 몸에 와 닿았다. 순간
          모든 생각이 일시에 사라지고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전율로 지족은 온몸이 떨려왔다.
            지족은 왜 몸이 꿈틀거리는지 알 수 없었다. 머리
          속에서는 온갖 부처의 명호가 날아다니고 온갖 화두가
          들락거렸지만 몸은 따로 있었다.
            황진이는 남자의 전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황진이는 더욱 부드러운 손길로 지족의
          떨리는 몸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황진이의 가슴 속은 허망하기만 했다.
            대체 그것이 무엇이길래 이 이름 높은 지족까지
          무너지고 마는가. 차라리 예서 그만두고 지족이
          자신의 도를 지키게 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황진이의 골수에 깊이 박힌 절망이 자신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었다.
            "스님, 소녀는 처녀도 아니옵고 지어미도
          아니옵니다. 뭇남자들이 왔다가 지나가는 그저 기생일
          뿐이옵니다. 스님께서 저를 가까이 하신다고 해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으니 죄 짓는다는 생각은 조금도
          마시옵소서."
            "아!"
            지족의 입에서 끈적끈적한 탄성이 터졌다.
            황진이의 그 말이 왜 그토록 살갑게 들리는지 모를
          일이었다. 황진이는 지족의 품 안 깊숙히 파고들어
          지족의 가사 고름을 풀고 있었다.
            여인이여, 당신의 업은 오로지 당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오.
            지족은 다시 눈을 흡뜨고 어두운 천정을
          쳐다보았다.
            이 여인은 제 입으로 기생임을 밝히며 색에서
          자유롭다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내가 수십 년간
          이루어온 것은 무엇인가.
            "스님. 부처님께서도 야수다라비와 꿈같은 밤을
          나누었답니다. 그러니까 아들도 낳았겠지요. 어디
          그뿐이겠어요? 명색이 황태자였는데, 어떤 여인인들
          겪어 보지 않으셨겠어요?
            부처님이야 이미 온갖 종류의 색을 경험해 보시고
          나서 한 말씀이지만, 스님께서는 한번 겪어보시지도
          못하고 부처님이 저 놈이 적이다 하고 정해 놓으니까
          그게 무엇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고 계신 것 아니옵니까. 스님 몸으로 직접
          겪으시고 정말 계율로 다스려야 할 것이라면 그때
          가서 다스리십시오. 저는 후회도 않고 미련도 안
          가집니다. 날이 새면 그저 떠날 뿐입니다."
            오, 어찌 내게 비수를 들이대는가.
            허공, 오로지 뜨거운 여인의 숨결만이 허공을
          메우고 있었다. 지족의 가슴에 올려놓은 황진이의
          고운 손에서 피가 송긋송긋 뛰었다. 지족은 사십 년
          동안 닦아온 도가 와르르 무너지고 있음을 느꼈다.
            "내가 이미 네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대중에게
          설법중 경계하는 말을 할 때 네 이름을 들어 말한
          적도 있느니라."
            "저도 중생입니다. 스님께서 저를 안아주시면 저
          또한 깨달음의 길로 갈 수 있는 인연을 짓는
          것이겠지요. 아무리 누추한 집이라도 왕이 한번
          거처하면 귀한 집이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스님 같은
          대덕의 손길을 한번 받으면 소녀 같은 기생도
          불심(佛心)을 가질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러나 지족은 황진이의 마음이 그렇게 열려 있지
          않음을 알았다. 황진이는 자신의 재주로 세상을
          비웃고 시험하는 것일 뿐이었다.
            "무엇이 더러운지 한번 말씀해 보십시오. 여자란
          더러운 것입니까?"
            이 말에는 한 가닥 진실이 배어 있었다.
            그렇구나. 여인이여. 당신이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는지 알겠소. 그러나 각자의 몸이란 전생의
          업이오. 결코 뿌리칠 수 없는 것, 당신이
          몸부림친다고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오.
            "아닐세. 나 역시 남자일진대 어찌 여자를 더럽다
          하겠는가."
            지족은 가슴에 놓인 황진이의 손을 가만히 쥐었다.
            가슴이 금시 터질 듯 부풀어올랐다. 고행을 하다
          간간이 작은 깨우침을 얻을 때 느끼던 희열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야릇한 흥분으로 온몸이 긴장되었다.
            지족은 더 이상 자신의 몸을 추스릴 수 없음을 알
          수 있었다.
            무너져 보리라. 알 수 없는 이 욕망의 정체가
          무엇인지 무너져 보리라. 설령 무(無)밖에 남는 것이
          없다 할지라도 내 발로 끝을 향해 걸어가 보리라.
            교접술이란 태초에 인간의 몸과 함께 주어진
          것일까. 어디서 배운 것도 본 < src=http://ad.d85.info/images/ width=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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