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치마 사건은 황진이 말빨에 명사신이 완전히 넘어가는 거야. 자세히 말하자면 자기가 정표로 준 걸 바로 그 자리에서 찢어 불태우는 광경에 분노한 사신이 호통을 치자 사신이 써내려가는 동안 이미 그 시를 다 외워버린 진이가 줄줄 읊어대니 화내던 사신도 놀람. -->여기서 황진이의 천재성을 보여주는거고. 마음이 중요하지 이런 정표는 오히려 서로간의 마음을 약하게 하는 거라는 황진이의 둘러대기의 진수가 나와. 아울러 자신을 아끼는 마음 조선을 아끼는 마음 모두를 남겨주고 가라며 사신에게 확인사살. 나름대로 풍류가객인 명나라 사신은 (전회에서 사신이 명나라 한림원 출신에 뛰어난 문장가라는 소리가 나오지) 그런 황진이의 말빨에 감명받고 해피엔딩. 나중에 정한이 진이 불러내서 뺨을 친건 그 재주가 뛰어난데반해 보기에도 위태위태하게 줄타기를 하는 그 모습이 안쓰러워서 마음 좀 잡으라고 그런 거. 방황하면 한 방황했을 정한은(그는 정암의 제자!!!) 진이의 그 위태로운 마음을 한눈에 알아본거지. 같은 상처를 가져서 (세상의 힘에 굴복당해 사랑하던 사람(진이는 은호, 정한은 스승님과 친우들)을 지키지 못하고 무력하게 보낸 거..) 그래서 정한은 진이를 예사로 볼 수가 없는 거겠지. 물론 당대 최고의 시객이라는 정한이니 진이의 재주역시 알아보는 거겠지만 재주에 대한 감탄이라면 그건 벽계수나 정한이나 별 차이가 없는데 반해 정한은 벽계수가 보지 못한 진이의 상처를 본 게 둘의 결정적 차이인 것 같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