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회에 너무나 갑작스레 레벨업 해버린 황진이를 보고 모두 놀랐었지. 그리고 그게 완성된 황진이의 퍼펙트한 모습이라고 생각했었어. 이제 계속 그런 모습으로 남자들을 농락하고 격식에 얽매인 세상을 조롱하는 모습만 펼쳐질 거라 짐작했어. 하지만 오늘 보니 지금의 황진이는 겉모습은 영락없는 농염한 기생이지만, 속마음은 여전히 어린 소녀의 마음에 머물러 있었어. 하긴 그래봐야 기껏 4년의 세월이 흘렀을 뿐이고 아무리 조숙한 시대라 해도 스무 살은 스무 살의 한계가 있는거지. 세상에 닳고 닳은 사람들이 사소하게 여기는 사랑이 어린 마음 에는 세상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 될 수도 있어. 어른이 되면 남들에게 되갚아 주고 싶은 일이 생겨도 자제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무엇보다 자신이 다치면 얼마나 아픈지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야. 하지만 철없는 황진이는 복수를 위해서라면 자신이 다치는 것 따윈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어. 그건 황진이가 그만큼 순진한 아이이기도 하다는 거지. 진이의 성장을 위해서 진이가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까지도  이용하는  백무는 정말 훌륭한 스승 이면서도 사랑하는 제자를 위해서라면 제 한 몸  건사하는 요령도 부릴 줄 모르는 또 하나의 반편이 기도 해. 그래서 미워할 수 없는 존재인 것 같아. 아직도 진이는 결함이 많은 존재야. 이제 몇 회가 흘러 백무를 아프게 했던 자신의 마음이 비수가 되어 크나큰 후회로 돌아오면 진이는 더 큰 아픔을 겪게 되겠지만, 그로 인해 부족했던 한 조각을 채울 수 있게 되겠지. 그렇게 한 걸음 성장하고.... 어쩜 이런 결함많은 진이의 모습은 우리와도 닮아 있어. 우리들 모두는 결함을 갖고 있는 불완전체 이니까. 하지만 우리들은 또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가려 부단히 노력하기도 해. 이런 우리의 모습과 닮은 황진이이기에 우리를 더 몰입시키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