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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이순 암행기 56

루비(1.177) 2017.05.26 00:36:53
조회 156 추천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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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이는 그 사이, 천룡도사의 도포를 누벼가면서도, 춘봉이가

가져간 이순의 마패 걱정에, 좀처럼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

한 때 고을에서 암행 어사의 행차를 목격 했었던 옥정이는,

산막으로 돌아 와서야 그 암행어사로 분한 사람이, 춘봉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

생각하면 할수록 얄밉고 용서가 안되는 춘봉이였다.

하지만, 이순의 걱정을 덜어내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그

마패를 되찾아야겠다고 생각한 옥정이는, 틈틈히 그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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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을에서 보았던 춘봉이는, 이미 암행어사라는 지위

덕분에, 수많은 관아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감히 옥정이가 다가갈 수 있는 틈이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설령 춘봉이를 만나게 된다 할지라도, 쉽사리 마패를 내 주지

않을 경우도 생각해야 했다.

결코 춘봉이가 마패를 선뜻 내줄것 같으면, 애초에 이런 일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옥정이는, 마패를 춘봉이에게서 되찾기가 쉽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에, 여러모로 고심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근심으로 답답해하던 옥정이가, 무심결에 작은 한숨을

쉬어 보이자,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약초 영감도, 옥정이의

안쓰러운 모습에 넌지시 말을 건네왔다.

 


“아가씨, 어찌되었든 나으리께서 아즉까지 못깨워나셨어도,

마음만은 너무 약하게 먹지마시지요.”

 


“……………………”

 


“하긴 고심이 되겄죠. 나으리가 저렇게 오랫동안 꿈쩍을 하질

않으니, 내가 옆에서 보기에도 애간장이 타는구만, 오죽하겠어.”

 


“……………………”

 


“그래도 더 한것에 비하면 이만한게 얼마나 다행이겠어여,

어쨌든 한 동안은 추격해오는 놈들을 안볼 수 있어서 좋긴한데,

그나저나 언제까지 이곳에서 머물러 있을 것인지…………”

 


옥정이는 약초영감의 이야기에, 어떻게 산막아래로 피신을

하게 되었는지, 그 간의 사정을 물어보게 되었다.

결국 이순과 옥정이가 없는 사이에, 여전히 추격대의 미행으로

그곳의 모든 사람들이 마음 고생을 했다는 소리에, 옥정이는

조용히 시선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었다.

모두가 자신 한 사람때문에 이런 고생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그렇치 않아도 울적했던 마음이 한층 더 무거워져 왔다.

자신이 숙부인 댁에서 빠져나온 이후, 윤도령과 그곳에 별단이

마져도 큰 곤욕을 치루고 있음이 틀림 없었고, 지금은…………

선비님마저도 자신으로 인해, 이런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옥정이가 그런 생각에 빠져 좀처럼 아무런 대답을 들려주지

않자,  약초 영감은 언성을 높여가며, 제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그러니께 정신 바짝 차리라고 했잖여, 괜히 도사님 말따라,

아가씨땀시 나으리가 못 일어난다믄 억울하잖여. 아가씨가

얼마나 나으리를 걱정하고 있는데 말이여.”

 


“……………네? 방금 뭐라고 하셨나요.”

 


“아니, 그러니께, 정신 바짝 차리고 있으라고, 이럴때 일수록

마음을 단단히 먹으란 말이여.”

 


“아니, 조금전에…………선비님이 못 일어 나는게……………

저………때문이라고 도사님이 그러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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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약초 영감은 자신의 말실수에 당황한 듯, 뻘춤해진

얼굴로 딴전을 피우기 시작했다.

 


“아………아니, 내가 시방 무슨 소릴 한겨…………내…내말은

그 말이 아니고………아가씨가 잘못 들은겨. 그런 소리 안했구만.”

 

 

“……………………”

 

 

옥정이는 손사레를 치며 당황해하는 영감의 모습에, 오히려

어안이 벙벙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자책에 빠졌을때, 자신을 위로하듯

야단을 치셨던 천룡도사님이 아니던가,

그런데 자신 때문에 선비님이 일어나지 못한다니……………………

옥정이는 얼마 후, 이순이 누워있는 방으로 조용히 들어섰다.

때마침 아무도 자리에 없는 덕분에, 옥정이는 차분하게 이순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젖은 물수건으로 이순의 얼굴을 닦아주며, 잠시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분명 자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선비님은 지금 이런 고생을

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러 사람들조차, 이런

혼란에 휘말리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자신은 늘 선비님께 받기만 했을 뿐, 선비님을 위해서

자신이 한것은, 정작 아무것도 없었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선비님을 위해서, 자신이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는, 기회라고 옥정이는 생각되었다.

어찌 되었든, 천룡도사의 도포를 마무리 지으면, 서둘러 고을에

한 번 내려가 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내 옥정이는, 잠시도 손놀림을 지체할겨를이 없었다

 

 

 

 

 

 

 

 

 

 @@@

 

 

 

 

 

 

 

 

 

이순이 눈을 떴을 때, 이순의 곁에는 천룡도사가 그 곁을 지키고

있었다.

 

 

“세상사 흐름은, 하늘의 뜻에 맡기고, 창해 일속 허망함은

영세불망 할 뿐인가……………허허 하긴, 충과 신의로써

그 할 도리를 다 할뿐이니, 흠………………”

 


한쪽 벽에 기댄 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천룡도사는, 이순의

인기척 소리에, 그제서야 이순을 쳐다 보았다.

 

 

이순은 자신의 가슴을 암울하게 눌러오는 고통을 견뎌내지

못한체, 그대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온몸은 식은땀에 젖어있었고, 무척이나 오랜동안 누워있었던지,

전신의 몸이 다 뻐근하게 느껴져 왔다.

그리고 너무나 생생한 그 꿈속의 고통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체, 자신의 얼굴을 두 손으로 쥐어 감쌌다.

사가에서 부부로 살았던 옥정이와의 슬픈 이별과 더불어, 지난날

자신이 떠내 보냈던 옥정이의 마지막 모습이 또 다시 되풀이

되면서, 이순은 참을 수 없는 슬픔에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결국 자신은 왕이 아닌 필부로서의 삶을 살아도, 옥정이를 지켜

내지 못하고, 죽음으로 내 몰고 만 것이다.

그토록 바랐던 옥정이와의 인연의 끝은, 그 어떤 굴레를 돌아도

결국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인지……………………

그 모든 기억들이 또렷하게 연상됨으로 인해, 이순은 또 한번의

좌절을 통감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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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트릴 수 없는 그 암울한 현실 앞에, 이순의 의지는 여지없이

철벽에 부딧치고 만 것이다.

또 다시 옥정이와의 인연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비극으로 끝나게

되버리다니……………………

아니, 자신으로 인해, 옥정이는 이 현세에서도, 또 다시 그런 슬픔

속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득달같이 엄습해온 두려움 앞에, 이순은 어느새 바싹 타오르는

입술을 깨물으며, 소리없는 절규로 자신의 가슴을 쥐어짜야 했다.

얼마나 돌고 돌아서, 겨우나마 마주볼 수 있게 된 옥정이였는데…………………

이제는 두 번 다시 옥정이와 헤어지지 않기 위해서, 그 얼마나

애를 태우며, 간절히 바래왔는데…………………

어떻게 이런 기구한 운명이 있을 수 있는 것인지, 이순은 밀려

드는 비통함에 좀처럼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때 이순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천룡도사가, 작은 헛기침으로

인기척을 하더니, 겨우나마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제 아시겠습니까.”

 


“……………!……………”

 

 

“사람의 인연이란 자신이 원한다고 해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그 인연을 억지로 엮을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더 겉잡을 수 없는 곳으로 내몰리고 만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천룡도사의 말 소리에 이순은 그대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여지없이 흔들리는 눈동자로, 천룡 도사를 쳐다 보더니,

겨우내 아픔이 절은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댁은 뉘시오…………”

 


“소생은………천룡도사라는 이름으로 잠시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만, 어찌 되었든…………언제까지 망각에 모든 걸

맡기고 계실 것입니까. 이제 그만 제 자신의 본분을 깨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나 자신의 본분…………”

 

 

 

이순은 천룡도사가 누구인지, 왜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하는지

조차, 지금은 혼란스러웠다.

다만, 아직까지도 꿈속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그대로 힘없이

고개를 떨어 뜨렸다.

이순의 고뇌하는 모습에 천룡도사도 짐짓 눈을 감아 내리더니,

이내 이순이 뱉어내는 애끓은 한탄을 조용히 들어야 했다.

 


“나라는 사람은……………사랑하는 여인을 죽음으로 내몰고

마는 잔인한 운명을 타고 났나 보오. 어떻게 이토록 두 번씩이나

옥정이와의 인연이 이런 결말로 끝을 내게 되는 것인지, 이런

나 자신이 너무 저주스럽소. 대체 어찌해야 좋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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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두 사람은 이어져서는 안되는 인연인데,

그 인연에 너무 깊이 발을 들이 밀으신 겝니다.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는 인연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그 정해진

대로 받아 들일 수 밖에는………………”

 


“그런 고통스러운 인연을, 어찌 그리 간단히 받아 들이라 말하는

게요.”


 

“사람의 생에 있어, 그 사람이 누구였던 간에, 그 어떤 지위였던

간에, 한단지몽이 아닌 인생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신에게 타고난

부귀영화도, 그 속에 흘러든 각자의 인연도 다 지나고 보면, 그

또한 하룻밤 꿈에 지나지 않음이니, 그래서 일장 춘몽이라 하질

않습니까. 봄날 밤의 꿈의 길고도 달콤하지만, 너무 깊이 발을

들여 놓으면, 결국은 자신의 욕망으로 어두운 미망에 젖어들 뿐………………

되려 자신의 갈길을 잃고, 덧없는 세상을 헤매게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것도 하룻 밤 꿈 같은 것이란 말이오. 내 눈 앞에

지금 놓여있는 이 모든 것이………………”

 


“이 모두가 꿈입니다. 깨고 나면 허망하게 흩어지고 마는 것을………………

그런 과정을 수 차례나 반복을 하고서도, 인간이란 결국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또 다시 똑같은 전례를 저지르고 마는 것이지요.”

 


“하면 대체 어찌하면 좋단 말이요. 대체 어찌해야, 옥정이와

그런 인연에서 벗어날 수 있단 말이오. 뭔가 알고 있다면 가르쳐

주시오.”

 


“그거야 본인의 몫인게지요. 소생은 다만 어긋난 길을 다시 잡아

드리기 위해, 이렇게 찾아 든 것입니다만, 어찌 되었든 이제는

왕의 본 자리로 돌아가야 하질 않겠습니까. 언제 까지나 이렇게

방황을 하고 있어서야……………더구나 왕권으로 군림시키기

위해, 그 토록 오랬동안 싸워오셨던 전하 아니십니까.”

 

 

“……………!!……………”


 

천룡 도사의 그 말에 이순은 갑자기 날카로운 눈빛으로, 천룡

도사를 노려보았다.

자신이 왕이라는 사실을 도대체 어떻게 알고 있으며, 또 자신의

고뇌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냥 운을 띄우는, 이 백발 노장이

대체 누구인지……………………

이순은 그제서야 미간을 찌푸리며, 단엄하게 입을 열었다.

 


“대체 그대는 누구시오. 누구인데 내가 왕이란걸 알면서도 그런

소리를 하는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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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시지만, 왕도 인간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이지요. 결코 왕도,

인간의 인연법마저 취할 만한 신통력이 없질 않습니까. 소생은

왕께서 방황을 하시는 것에, 더이상 여파가 흐트려 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리 오게 된 길잡이라고 알고 계시면 되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만한게 다행이지요, 소생은 또 너무 오래 잠에 들었길레,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그대의 말대로 라면, 난 역시나 이곳에서조차,

옥정이와의 인연은…………접을 수 밖에 없단 말이오.”

 


“흠……………두 사람의 인연의 결말이 어떻게 끝나는지는,

그것은 전하께오서 더 잘 알고 계실 터인데, 무엇을 더 물어

보시는 지요.”

 


“…………………………”

 


이순은 천룡 도사의 그 말에, 더이상 그 어떤 말도 뱉어내지

못했다.

결국, 이 시간 속에서, 자신이 언제까지 머무를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옥정이와의 인연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은, 그 아무것도 없었다.

그로인해, 시시 때때마다 엄습해오는 그 알 수 없는 불안함과

막연함은, 끊임없이 이순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옥정이와 인연이 어떻게 끝이 나고 말았는지, 너무나 처절히

잘 기억하고 있는 이순이었다.

더구나 두 사람의 앞 날을 예시하듯이, 꿈속에서 조차, 슬픈

인연으로 이어지자, 이순은 더욱 더 애가 닳고 말았다.

그 동안 그 토록 밀어내고, 망각하고 싶었던 현실은 어느새,

자신의 눈 앞에 바짝 다가와, 조용히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

갈 수 있는 문을 열어두었는지 모른다.

이내 이순은 더 할 수 없는 좌절감과 비통함에, 그대로 두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그런 이순을 곁눈질로 지켜보던 천룡도사도, 더 이상 아무런

말없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혼자말을 되뇌였다.

 

 

“그러기에 인연은 있는 자리에서 소중히 해야 하는 것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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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후, 천룡 도사가 나간 뒤에도 이순은 짐짓 암울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었다.

이순이 깨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약초 영감은 옥정이가 있는

방문을 활짝 열어 젓혔다.

 


“아가씨, 어여………어여, 나으리께서 깨워나셨다는구만…………”

 


옥정이는 약초 영감의 그 말을 듣는 순간, 누비고 있던 바느질을

멈추고는, 전혀 믿기지않는 다는 얼굴로, 약초영감에게 되물어

왔다.

 


“정말………정말이신가요?”

 


“어여 가보면 알잖여.”

 


옥정이는 천룡도사의 도포를 그대로 내려놓고, 서둘러 이순이

있는 방으로 들어서야 했다.

그리고 그곳에 들어서자 마자, 감격에 겨운나머지, 눈물을

글썽이던 옥정이는, 겨우나마 이순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었다.

이순은 기쁜 듯이 들어서는 옥정이의 얼굴을 본 순간, 그대로

두 눈동자가 흔들리고 말았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시선을 외면하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옥정이를 마주 봐야 하는데…………………

바라보고 기쁘게 웃어줘야 하는데…………………………

그래야 옥정이가 안심을 할텐데……………………

그런데 지금은 그런 마음과는 달리, 옥정이를 마주하기가 너무나

비통한 나머지, 그대로 옥정이의 시선을 피하고 만것이다.

이내 이순은, 꿈속에서 옥정이가 슬프게 죽어가던 모습이 또 다시

연상되자, 다시금 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런 이순의 경직된 모습에도, 옥정이는 여전히 이순이 깨워

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쁨에 겨워, 그대로 이순 앞에 다가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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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님…………………”


 

 

“…………………………”


 


“아이고, 너무 감격해서 아가씨 눈이 그새 한 망울이 됐구만.

하긴 나으리때문에, 오죽 애를 태웠어야 말이지유. 그런데

어째 나으리 안색이……………”


 

한 차례 들뜬 약초 영감은, 흥분에 겨운듯 바쁘게 말을 잇다가,

이순의 어두운 얼굴 표정에, 슬며시 말꼬리를 흐렸다.


 

“선비님…………이젠 정말 괞찮으신건가요?”

 


“…………………………”

 


그때였다.

방문을 열어젓힌 천룡도사가, 경직되어있는 이순의 표정을

보더니, 그대로 말을 들려왔다.

 


“지금은 말을 못해. 아직 몇군데 혈이 덜 풀려서, 당장

말하기가 어려울 것이야. 그러니 그렇게 독촉이지 마시게.”

 


이순은 천룡도사의 그 말에 잠시 천룡도사를 한번 쳐다보더니,

그대로 시선을 돌려 옥정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암담해진 제 심정에,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져 왔다.


 

“선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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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나으리께서 말씀이 없으시더니, 그래서 그러시는구만…………

허면, 곧 말할 수 있단 소리지요. 도사님?”

 


약초 영감은, 천룡도사의 이야기에, 한 숨 안심을 한 듯, 또 다시

해맑은 표정으로 언성을 높였다.

그리고 이순과 옥정이를 살펴보며, 이내 조심스럽게 방에서

빠져 나갔다.

이순은 여전히 자신을 향해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눈시울을

붉히는 옥정이를 슬픈 듯이 바라 보았다.

옥정이도, 이순의 그런 표정이 마음에 걸렸던지, 이순의 안색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이순의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며, 걱정스럽게

말을 건네었다.


 

“선비님, 무언가……………무서운 꿈이라도 꾸셨습니까.

그러신 것이지죠? 그래서 이렇게 안색이…………”

 

 

“…………………………”


 

 

순간 이순은 자신의 얼굴에 와 닿는 옥정이의 손을 조심스럽게

쥐어감싸며, 겨우나마 어설픈 미소로 답해 보였다.

그리고 아무렇치 않다는 듯이, 옥정이를 안심시켜야 했다.

이 이상 자신의 슬픔에 취해 있다가는, 옥정이의 불안함만

더 키울것 같았다.

아니, 그대로 마주하고 있다가는, 울지 못하는 자신을 대신해,

옥정이가 눈물을 터트릴 것만 같았다.

다행히 천룡도사가 자신을 대변해준 덕분에, 지금은 어렵게 말을

꺼내지 않아도 되었다.

겨우나마 이순의 미소를 확인한 옥정이도, 그런 이순의 미소에

따라 밝은 표정을 지어 보이며, 안심을 하는듯 보였다.

이순은 그런 옥정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다가, 그대로 옥정이를

자신의 품에 끌어 안았다.

그리고 가슴 속을 내리꽃히는 암울한 고통에, 굳게 입술을

깨물었다.

결코 옥정이에게 자신의 그 고통으로 인한 눈물을, 보일 수는

없었다.

그런 애닳음에, 이제는 명치 끝으로 작은 경련마저 일어나는

듯 했다.

 

 

“선비님, 선비님께서 영원히 깨워나시지 않으면 어찌해야

좋을지 너무나………너무나 두려웠답니다. 이렇게 무사히 다시

깨어나실 수 있어서, 정말이지 지금도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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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정이의 눈물섞인 감격에, 이순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옥정이의 말에 동조해 보였다,.

 


‘그래, 내 다시 그대를 볼수있어서 너무 다행이구나. 옥정아, 

아무리 그대와의  인연이……………이어지지 못한다 할지라도,

지금은 이렇게 살아있는 그대를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

그리고 그대가 한양으로 무사히 돌아갈때 까지는, 어떻게든

그대를 지켜낼 것이니, 그러니…………지금은 그 인연까지라도………………’

 


이순은 울컥하며 터져 나올 것 같은 눈물을 애써 눌러 내리며,

지금은 어찌할 수도 없는 애닳음으로, 두 눈을 감아 내렸다.

그리고 또 다시 옥정이가 슬프게 죽어가는 모습이 눈 앞으로

아려오자, 이순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내 저었다.

그 같은 고통이 또 다시 반복된다면, 차라리 자신이 그 모든

고통을 끌어 안고, 그 자리를 떠나 가리라………………………

그리고 아무런 영문도 모른체, 어린 아이같이 기뻐하는 옥정이를,

이제 어떻게 자신에게서 밀어내야 하는지………………

이순은 그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자, 더 이상 거치를 수 없는

심정으로, 비통함에 젖어들었다.

결국은 자신이 옥정이에게서 멀리 떠나 가야만이…………………

그래야만이 옥정이의 운명이 불행해지지 않을 것이었다.

여전히 받아들일수 없는 일이였지만, 이순에게 있어서, 그 방법

외로는 더 이상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 생각들이 머리속으로 정리되어 오자, 이순은 옥정이의

작은 어깨를 한층 사무치게 끌어 안았다.

이를 때 없는 고통이, 그리고 시라린 아픔이, 있는 그대로 가슴

속으로 치닫아 올랐다.

이순은 목을 메여오는 고뇌에 겨우나마 마른 한숨을 내쉬었다.

결코 자신으로 인해,  더 이상 옥정이의 눈에서, 슬프게 눈물짓는

일은 없어야 했다.

그 지독한 슬픔과 옥정이의 무고한 죽음이, 자신과 이별함으로서

해소가 될 수 있다면…………………그렇게 된다면………………………

이제는 옥정이를 위해서라도, 냉철하게 자신이 돌아서야 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그리해야 만이, 옥정이를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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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은 이제, 옥정이를 향하는 자신의 마음마저 칼로 베어내고,

옥정이를 바라보는 시선마저, 무참히 도려내야 하는 것이다.

이 인연을 끝으로, 더 이상 아픈 인연이 반복이 되지않기 위해…………………

그리고 두번다시 자신으로 인해, 옥정이를 불행한 죽음으로

이끌리지 않기위해……………

이순은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그동안 그토록 간망 해 왔던 자신의 마음을, 이제는 내려놓아야

한다는 자각에, 그렇게………………두 눈을 감고 말았다.

그리고 그 자각으로 인해, 이순은 결코 헤어 나올 수 없는 좌절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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