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이 무의미한 시대인 건 알고 특히 미술 쪽은 실력이 워낙 중요한 것도 있지만

그래도 그 실력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음... 디자이너들 모이는 홈페이지에서도 메인에 박제된 적도 있음

시키면 뭐라도 할 자신도 있음

근데 일이 너무 안 풀림 ㅋㅋㅋㅋㅋ 내 탓을 해야 하나 다른 걸 탓해야 하나 잘 모르겠다...

- 전액장학금 받고 입학함

- 1-2학년때까지는 그럭저럭 지내다가 가정 형편이 너무 안 좋아짐

- 희귀병도 발견되어서 군 면제로 좀 오래오래 치료받고 겨우 복학해서 졸업함

- 포트폴리오도 교수님께 좋은 평 받고 기업 추천도 받았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탈락함

- 유명한 회사도 그래도 공고 있을 때마다 넣었는데 면접가서 탈락함 < 이건 내 문제거나 아니면 뭐 항상 더 대단한 사람들이 있었음

- 자존감 떨어질 땐 공장이라도 가자 싶어서 물류센터에서 좀 일하다가 중소기업 취업

- 내가 생각하던 직무랑 맞아 떨어져서 공고 보고 지원했는데 월급이 적어도 경력이라도 키워야겠다는 마음으로 다님

(연봉 2500임)

- 근데 시키는 일도 잡무만 있고... 저번에도 글쓴 것 같은데 다나와 등등 수소문해서 이런 저런 물건 찾기같은 것만 시킴

- 처음엔 신입이니 별 일 안 시키나보다 했는데 6개월 남짓된 지금 이건 아니다 싶어서 퇴사 선언하고 2주 뒤에 런함

- 이제 그냥 시험 준비해서 다른 길 가려고 함... 집 사정이 넉넉한 것도 아닌데 디자인으로 정규적인 밥벌이 하겠다고 억지부리는 것도 불효인 것 같음

원래 디자인쪽이 박봉인 걸로 유명하지만 그래도 원하는 학교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잘 닦으면 좋은 회사에 갈 거라고 너무 순진하게 생각했나봄 고딩땐

가끔은 고등학교 때 내가 디자인 대신 다른 진로를 택했다면 어땠을까(원래는 언론인이 꿈이었음) 생각했는데 요즘은 어떤 길이든 다 힘드니까

그냥 하수상한 분위기 속에서도 어떻게든 희망 갖고 내 길 찾으려고 함... 인생은 길게 봐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