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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니그라토 문장력이 ;; ((좋은 문장 수록. 필독)

ㄴㄴㅇ(124.28) 2015.10.26 01:24:35
조회 598 추천 1 댓글 8


니그라토 저 사람 글 다 읽어봤는데 


내용은 보통이야. 그런데 문장력이 최악이구나. 욕먹는 이유를 알겠어.


문장이 화려하고 잘 읽히고 이런 수준을 떠나서 비문이 많고 어휘 사용이 서툴러. 그리고 솔직히 별로 화려하지도 않아. ㅋㅋ


솔직히 좀 충격 받았다. 글 쓴다고 까부는 사람 중에 문장력이 제일 구려. 


스토리가 문제가 아니라 문장력부터 다듬어야 할 거 같아. 카메라로 담아내듯 생생하게 표현하는 게 문학인데 니그라토는 그냥 주절주절, 그것도 비문으로.



오층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놀이터는 빗물이 고여 작은 웅덩이 같다. 이틀 전 내린 폭우로 놀이터 곳곳에는 채 빠지지 않은 흙탕물이 고여 있다. 여자가 걸터앉은 시소의 반대쪽도, 아이가 매달려 있는 ‘구름 사다리’ 아래도 물이 고여 있다. 
여자는 콩깍지를 까고 있다. 깍지를 비틀 때면 벌어진 껍질 사이로 얼룩무늬의 강낭콩 알들이 나란히 나타난다. 여자의 손가락은 풋내가 물씬하다. 깍지에서 튄 콩이 모래밭 위로 날아가면 여자는 허겁지겁 엉덩이를 공중으로 쳐들고 콩을 줍는다. 여자가 걸터앉은 시소가 무게중심을 찾아 위로 조금 떠오른다. 아이의 체중은 철봉에 매달린 오른손에 실려 있다. 사내아이는 지금 셋째 칸에서 넷째 칸으로 건너가기 위해 숨을 고르고 있는 중이다. 발을 적시지 않고 마른 땅으로 내려오려면 어쩔 수 없이 구름 사다리를 다 건너가야만 한다. 흘러내린 바지와 오른팔 쪽으로 치켜올라간 윗옷 사이로 드러난 맨살에 눈이 부시다. 




위 글은 하성란 - 곰팡이 꽃 도입 문단이야. 니그라토가 저런 문장을 쓸 수 있을까? 





일주일을 참다가 나는 인터폰을 들었다. 인터폰으로 직접 위층을 부르거나 면대하지 않고 경비원을 통해 이쪽 의사를 전달하는 간접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은 나로서는 자신의 품위와 상대방에 대한 예절을 지키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나는 자주 경비실에 전화를 걸어, 한밤중에 조심성 없이 화장실 물을 내리는 옆집이나 때 없이 두들겨 대는 피아노 소리, 자정 넘어서까지 조명등 쳐들고 비디오 찍어 가며 고래고래 악을 써 삼동네 잠을 깨우는 함진아비의 행태 따위가 얼마나 교양 없고 몰상식한 짓인가 등등을 일깨워 주었다. 그러고는 소음 공해와 공동생활의 수칙에 대해 주의를 줄 것을, 선의의 피해자들을 대변해서 강력하게 요구하곤 했었다.

직접 대놓고 말한 것은 아래층 여자의 경우뿐이었다. 부부 싸움을 그만두게 하라고 경비실에 부탁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남편이 오퍼상을 한다는 것, 돈과 여자 문제로 부부 싸움이 잦다는 것은 부엌 옆 다용도실의 홈통을 통해서 들려온 소리 때문에 알게 된 일이었다. 홈통은 마이크처럼 성능이 좋았다. 부엌에서 일을 할라치면 남자를 향해 퍼붓는 여자의 앙칼진 소리를 싫어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엘리베이터에 단둘이 타게 되었을 때 나는 여자에게, 부엌이나 다용도실에선 남들이 들으면 거북해 할 얘기는 안 하는 게 좋다고 조용히 말했다. 여자가 남편의 자존심을 자꾸 건드리고 약점을 잡아 몰아대면 남자는 더욱 밖으로 돌기 마련이라고, 알고도 모르는 체 속아주기도 하는 게 좋을 때도 있는 법이라고 충고를 덧붙인 것은 나이 많은 인생 선배로서의 친절이었다. 여자는 차갑게 굳은 얼굴로 명심하겠노라고 말했지만 다음부터는 인사는커녕 마주치면 괴물을 보듯 아예 고개를 돌려버리곤 했다.

위층의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드르륵거리는 소리에 머리카락 올이 진저리를 치며 곤두서는 것 같았다. 철없고 상식 없는 요즘 젊은 엄마가 아이들에게 집 안에서 자전거나 스케이트보드 따위를 타게도 한다는데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았다. 인터폰의 수화기를 들자, 경비원의 응답이 들렸다. 내 목소리를 알아채자마자 말꼬리를 길게 늘이며 지레 짚었다. 귀찮고 성가셔하는 표정이 눈앞에 역력히 떠올랐다.

"위층이 또 시끄럽습니까? 조용히 해 달라고 말씀드릴까요?"

잠시 후 인터폰이 울렸다.

"충분히 주의하고 있으니 염려 마시랍니다."

경비원의 전갈이었다. 염려 마시라고? 다분히 도전적인 저의가 느껴지는 전언이었다. 게다가 드르륵드르륵 소리는 여전하지 않은가? 이젠 한판 싸워 보자는 얘긴가? 나는 인터폰을 들어 다짜고짜 909호를 바꿔 달라고 말했다. 신호음이 서너 차례 울린 후에야 신경질적인 젊은 여자의 응답이 들렸다


이건 오정희 - 소음 공해 일부분. 심리 묘사가 뛰어난 글이야. 오지랖이 넓고 교양있는 '척'하는 인물의 성격이 아주 잘 드러나지. 이런 문장이 화려한 문장이야.



"운명하셨습니다."

당직 수련의가 시트를 끌어당겨 아내의 얼굴을 덮었다. 시트 위로 머리카락 몇 올이 삐져나와 늘어져 있었다. 심전도 계기판의 눈금이 0으로 떨어지자 램프에 빨간 불이 깜박거리면서 삐삐 소리를 냈다. 환자가 이미 숨이 끊어져서 아무런 처치도 남아 있지 않았지만 삐삐 소리는 날카롭고도 다급했다. 옆 침대의 환자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저편으로 돌아누웠다.

이 년에 걸친 투병과 가족들을 들볶던 짜증에 비하면, 아내의 임종은 편안했다. 숨이 끊어지는 자취가 없이 스스로 잦아들듯 멈추었고, 얼굴에는 고통의 표정이 없었다. 아내는 죽음을 향해 온순히 투항했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메말라 보이는 침이 한 줄기 흘러나왔다. 죽은 아내의 몸은 뼈와 가죽뿐이었다. 엉덩이 살이 모두 말라버린 골반뼈 위로 헐렁한 피부가 늘어져서 매트리스 위에서 접혔다. 간병인이 아내를 목욕시킬 때 보니까, 성기 주변에도 살이 빠져서 치골이 가파르게 드러났고 대음순은 까맣게 타들어가듯 말라붙어 있었다. 나와 아내가 그 메마른 곳으로부터 딸을 낳았다는 사실은 믿을 수 없었다. 간병인이 사타구니의 물기를 수건으로 닦을 때마다 항암제 부작용으로 들뜬 음모가 부스러지듯이 빠져나왔다. 그때마다 간병인은 수건을 욕조 바닥에 탁탁 털어냈다.

"시신은 병실에 두지 못합니다. 곧 냉동실로 옮기겠습니다."

수련의가 전화로 직원을 불렀다. 직원 두 명이 병실로 들어와 아내의 침대 주변과 쓰레기통, 변기에 분무소독액을 뿌렸다. 직원들은 아내의 시신을 벨트로 고정시켜서 침대에 싣고 나갔다.

아침 일곱시였다. 십오층 병실 창문 밖에는 빌딩 사이로 날이 밝아왔다. 봄 안개가 거리에 낮게 깔렸다. 청소부들이 거리를 쓸었고 음식점 앞 쓰레기통에 비둘기들이 모여 있었다.

딸에게 전화를 걸까 하다가 좀 더 재우기로 했다. 아내의 임종을 지키며 세운 간밤에도 나는 오줌을 눌 수가 없었다. 아내의 심전도 그래프가 어느 정도 안정될 때마다 병실을 빠져나와 화장실에 다녀왔지만 오줌은 나오지 않았다. 여자처럼 좌변기에 앉아서 오줌을 눈 지가 여섯 달이 넘었다. 남자의 방식대로 서서 오줌이 나오기를 기다리기 힘들었다. 변기에 앉아서 방광에 힘을 주었더니, 고환과 항문 사이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방사선으로 퍼져나갔다. 성기 끝에서 오줌은 고드름 녹듯 겨우 몇 방울 떨어졌다. 붉은 오줌방울들이었다. 요도 속에서 오줌방울들은 고체처럼 딱딱하게 느껴졌고, 오줌이 빠져나올 때 요도는 불로 지지듯이 뜨겁고 쓰라렸다. 몸속에 오줌만 남고 사지가 모두 떨어져나가는 느낌이었다. 밤새 나온 오줌은 붉은 몇 방울이 전부였다. 배설되지 않는 마려움으로 내 몸은 무겁고 다급했다. 다급했으나 내보낼 수는 없었다. 밤새 다섯 차례나 화장실을 들락거렸지만, 오줌은 성기 끝에서 이슬처럼 맺혔다가 떨어졌다. 죽은 아내의 시신이 침대에 실려 나갈 때도 나는 방광의 무게에 짓눌려 침대 뒤를 따라가지 못했다



김훈 - 화장 도입 문단. 아내의 임종을 담담하고 간결하게 묘사해서 더 마음이 아파. 소설은 이렇게 생생한 묘사가 있어야 해.



니그라토 문장은 솔직히 고교 백일장 수준도 안 되거든. 입상작 읽어보면 걔네 글이 더 잘 읽히고 좋아. 개성은 없더라도 기본기가 좋으면 언젠가는 개성이 생기기 마련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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