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 문학 갤러리

덥다앱에서 작성

1234568

2018.06.08 10:45:20

조회 171 추천 0 댓글 1

비가 내리는 초저녁
습한 기운이 방안을 감돌고
나는 먼지가 덮힌 선풍기를 꺼내어
평안을 찾는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귓속에 멤도는 빗소리를 가만히 되세길때쯤
쿵 쿵 두번에 노크 소리와 함께
달그락 무언가를 내려놓는 소리
인기척이 사라질때까지 숨을 꾹 참는다
고요한 방
빗물이 계속해서 땅을 때리고
정적이 흐르는 방
이윽고 방문에서 인기척이 사라지고
몸을 일으켜세워 멍하니 방문을 바라본다
드드드득 선풍기가 고개를 세차게 가로 저으며 내몸을 간지럽히고
그렇게 멍하니 방문을 바라본다
하지만 이내 방문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는 것을 포기하고는
다시금 침대에 몸을 던진다
후두둑 후두둑 빗물이 땅을 때리고
드드드득 선풍기가 고개를 세차게 좌우로 흔들고
눈에 초점이 흐릿해지고
몸이 마치 한 여름 아이스크림 처럼 녹아내릴때쯤
그때쯤 축축하고 끈적한 느낌이 몸을 감아내린다
덥다
요번 여름은 무척이나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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