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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써봤는데 핑까점앱에서 작성

ㅇㅇ(116.32) 2019.02.14 20:18:51
조회 215 추천 0 댓글 13

:검은 고양이와 흐릿한 조명

“우리는 우리 자신을 확립할 자신도 의지도 이유도 없어. 따라서 우린 너를 따라가는 것뿐이야. 너의 존재가 흐릿해지면 우리도 흐려지지. 그러니 항상 조심해줘. 너를 위해서든 우리를 위해서든,,”
그들이 나에게 한 말이다. 나의 나약함이 그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말았다. 내 안의 심연 속에서 감정을 먹고사는 약한 자들, 사랑받지 못하는 불쌍한 아이들 말이다.

나는 원래 꿈을 꾸지 않는다.
잠이란 단지 반복적인 일상에 지쳐가는 내가 머물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공간으로 그 시간만큼은 무엇이든 나를 방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잠에서 깨어나면 언제나 눈물을 흘리며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기 마련이었다.

오늘도 평소와 다를 바 없었고 조용하고 편안한 날이었다. 덜컹거리던 창문의 소리가 잦아들고 끼익거리는 낡은 마루의 소음이 사라질 때쯤 무언가 이질감이 들어 눈을 떴을 때, 내 방이 아닌 크기를 알 수 없는 깜깜한 방에 있었다. 그 방 한가운데에 흐릿한 조명만이 홀로 작은 공간을 비추고 있었을 뿐이다. 다만 그 빛 아래에 무언가 있었는데 그것이 검은 고양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여기가 어디인지 ‘그’에게 물었다.
“여긴 그 어디도 아니야. 사실 존재하는 장소도 아니거든.”
그럼 여긴 어떤 것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단지 네가 남에게 숨겨왔던 감정과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생각, 무의식 중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너만의 정체성과 관념이 모여 있는 곳이야. 다시 말해서, 인간의 나약함의 집합체이지.
그것들은 아니, 우리들은 항상 어둠으로써 감춰져 왔고 지금은 너의 무기력함으로 인해 여기에 밝음이 생겨버렸어. 즉, 우리가 널 여기로 부른 이유는 이곳의 밝음을 없애기 위해서야.
수많은 네가 이곳에 찾아왔었지만 그들은 자신의 나약함을 부정함으로써 희망이라는 불순물을 놓아두고 갔지. 하지만 너는 그들의 불순물과 함께 밝음을 여기서 없애야 해.”

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내가 꿈속의 무언가를 행하고 없애야 하는가? 왜 나의 나약함을 없애야 하는가? 이는 굉장히 본질적이고 간단한 것으로 나의 마음에서 솟구쳐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가 내 마음을 읽듯 말했다. “나는 너의 나약함을 없애라는 것이 아니야. 누구든 자신의 나약함을 가지고 있지. 우리는 너의 나약함이 아닌 무력함을 없애라는 거야. 부디 네가 너도 모르게 되돌릴 수 없는 실수를 하지 않게끔 말이야. 치명적 실수는 비록 한 번 뿐이라도 모든 것을 망칠 수 있기 마련이야. 그러니 다시 한번 부탁할게. 저 흐리멍덩한 빛을 사라지게 해줘.” 나는 그의 말이 아직 미심쩍었다. 하지만 그 빛을 보자 확신이 들었다. 결코 어둠을 밝혀주는, 따뜻하고 눈부신 빛이 아니었다. 이곳에서 밝음이란 고요한 고독에 방해되는 불완전한 요소일 뿐이었다. 나는 그의 말에 수긍했고 희미한 빛이 나오는 조명을 확신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 순간 눈물이 흘러 내 볼을 타고 떨어져 아무도 들을 수 없는 작은 울림을 내었을 때, 밝음이 사라졌다. 이제 깜깜한 어둠 속에서 오직 고양이의 눈만이 빛나고 있었다.

그가, 그들이, 내가 말했다. “ 잘했어. 아까보다 더 압도적인 편견을 가지고 부디 우리를 없애줘. 우리는 너의 삶에 방해만 될 거야. 우리는 자신을 확립시키지 못해. 너에 의해 태어나고 정의되며 사라져. 그러니까 네가 진정으로 우리의 안식을 바란다면 부디 행해줘.” 나는 나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나약하고 불쌍한 그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고 마치 실이 풀리는 듯한 느낌으로 쓰러지며 눈을 감았다. 나는 꿈에서 깨기 전 아무도 없는 방을 향해 물었다. “이것은 단지 꿈이니? 아니면 현실이니?” 그리고 고양이의 목소리로 누가 대신 대답을 해주었다. “물론 이것은 꿈이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왜 현실이 아니겠니?” 그의 대답에 만족을 하며 꿈에서 깨었을 때는 모든 것을 잊은 상태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으며 오늘은 뭐든지 잘 풀릴 것만 같았다.

그녀는 지금 매우 기분이 좋다. 자신의 심연 속 희망이라는 조명이 켜지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그리고 오늘 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같은 꿈을 꿀 것이라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 그들은 언제나 되풀이되는 삶 속에서 자신들이 그녀의 곁에 존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그들이 원치 않는다고 해서 누가 그녀의 곁을 떠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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