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요구한다, 사람들은.

스타일을 바꾸길 요구하고, 그보다 더 바꾸기 어려운 성격을 바꾸길 요구하고

말을 좀 더 잘 하길 요구하고, 눈치 빠른 사람이 되길 요구하고

사회 생활에 보다 능숙한 사람이 되길 요구하고

그냥 이대로 괜찮으면 안 되는건가 싶다, 가끔은

스타일이 별로여도 괜찮고, 성격이 내성적이어도 괜찮고

말을 못 해도 괜찮고, 눈치가 없어도 괜찮고

사회 생활을 잘 못해도 괜찮은 그런 나대로.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나도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이 인터넷 옵션처럼 클릭 한 번으로 바뀌는, 그런 종류의 것이라면

참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해본 적 있어. 근데 그게 안 되니까 사람인거잖아.

다들 그런 문제로 고민하는거고, 그래서 숱한 문학들도 존재하는 거고.

그냥 나대로 괜찮다는 사람이 인생에 단 한명쯤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참 어렵다. 세상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많은 사람들 중 '괜찮다' 그 한마디를 해주는 사람이 없다.

나는 정말 나이고 싶은데, 계속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애쓰는 나를 볼 때마다

좀 불쌍하고 서럽고 그렇다.

에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