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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다가 재밌어서 나도 써보고 싶어서 쓰는 소설1모바일에서 작성

nys199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4.08 05:03:47
조회 174 추천 0 댓글 4


오리너구리와 소녀

1
소녀는 오늘도 그녀의 작은 친구가 기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녀의 짧고 경쾌한 발걸음에 흩어져있던 낙엽들도 덩실거리며 일어나 휘날렸습니다. 그녀가 향하는곳은 작은 개울가로, 산 높은 곳의 수원에서 흘러내려와 큰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물줄기가 잠시 머무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은 물이 맑아 파란 하늘과 갈색과 초록색 나뭇잎들이 투명한 거울처럼 비치며 바라다보면 풍덩 빠져들고픈 생각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소녀는 곧 오솔길에서 빠져나와 그 개울가에 도착했습니다. 소녀가 바라본 그곳엔 아무도, 아무 동물도 없었습니다. 잠시동안 잠자코 바라보던 소녀는 생각했습니다
\'아직 안왔구나?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걸까?\'
앞서 서너번 이곳에 왔을때는 항상 그녀의 친구가 기다렸다는듯이 나타나면서 반겨주었기 때문에, 소녀는 조금 어리둥절했을 겁니다. 소녀는 낮은 바위위에 털썩 주저앉아 턱을 괴고 기다렸습니다. 맑은 가을산 풍경과 거울처럼 깨끗한 물에 비친 하늘과 구름을 마냥 들여다보다가 소녀는 그녀의 아버지한테 들었던 말을 기억해냈습니다. 오리너구리는 알로 새끼를 낳는다는 것을요.
\'어쩌면 새끼를 낳은 걸지도 몰라. 만약 그렇다면, 정말 귀엽겠다! 정말로 보고싶어져.\'
소녀는 자기 발끝을 바라보면서 머리를 배배 꼬았습니다. 작은 손가락으로요.
\'그런데 정말로 새끼들을 데리고오면 어떡하지? 새끼들한테는 아무것도 준비한게 없는데, 어떡해!\'
소녀는 정말로 오리너구리가 새끼를 낳았는데 그녀가 준비한게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덜컥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에이 설마 그랬겠어\' 하고 넘어가는 호락호락한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녀는 곧장 뭐라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안되겠다. 얘도 더 늦을지도 모르니까 어서 빨리 선물을 준비해야겠어. 만약에 귀여운 새끼들을 데리고왔는데 내가 아무것도 줄게 없으면 어떡하겠어? 난 미안해서 잠도 못 들거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소녀는 마음을 먹고 일어나 왔던길로 다다다 달려 돌아갔습니다.
짧고 자그마한 소란이 지나간 뒤에,
개울가엔 또다시 정적이 흘렀습니다. 맑은 하늘과 뭉게구름이 조용히 지나갔고, 그 광경은 깨끗한 개울에 비쳤습니다. 그 위로 갈색 나뭇잎이 떨어졌습니다. 바람이 부는 잔잔한 소리 말고는 사방이 온통 고요했습니다.

잠시 뒤에, 그곳에 오리너구리 한마리가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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