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沙狗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6.18 19: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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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아무도 없는 옥상 위에서

나의 위에서 광대는 춤을 춘다.

난 이곳에서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어느새
저 아래에선 모든 일과가 끝났다. 그제야
나는 움직인다. 이제야 두려움은 사라졌다.
태양은 내게 황금의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그 황혼으로 물든 계단. 복도. 나는 구른다.
나는 층계를 내려간다. 춤을 추며, 머리엔
광대를 이고. 복도에 퍼지는 발소리에 뜀박질.
구르는 발은 점점 빨라지고 소리는 울려퍼지고.
서서히 두려움은 자라난다. 두려움이 앞선다.
아아. 저 앞의 두 눈. 두려운 눈. 두려운 눈동자.

흑색의 저 무서운 구덩이는 나를 보았다.
벗어나야해. 움직인다. 발을 놀린다. 더 빠르게.
구르는 발. 구르고. 굴렀다.
눈과 눈이 마주춰서는 안되지. 더 빠르게.
그러나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눈은 아뿔사.
눈과 눈은 마주치고 그가 나를 바라보고 나는
웃으면서 춤을 추면서 계단을 구르면서
떨어진다.
그리고 미친듯이 구른다. 구르고. 구르고.
발사된 탄환처럼 발포된 포탄처럼 문을 박차고
튀어나온 괴인은 인적이 드문 수풀. 내리막길.
내리막길. 클라이막스. 콘크리트로 굳어진 작은
계단. 종막. 나는 그곳에서 다시 구른다. 구르고
내 머리위의 광대도 함께 구른다. 광대가 공을 굴린다.
이제 막이 내린다. 아아. 붉은 커튼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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