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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일기 하나 써봤다.

32131(1.241) 2015.07.13 01:39:00
조회 108 추천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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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일날 당일 개봉한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러 갔다 왔다. . 영화 감상평은 짧게 말하자면 '가뭄 끝에 뜬 무지개. 한 편의 예술영화 액기스만 모아서 본 것 같다. 창의적 브레인들이 브레인스토밍을 해 가며, 수 년동안 공을 들인 작품을 보는 기분은 그냥 그저 그런 영화를 보며 집에서 킬링 타임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값진 기분이 될 것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뭐 그냥 간단한 수준이다. 우리의 뇌 속에는 여러 감정들이 실제 사람처럼 존재하고, 그들이 사람의 감정과 행동을 직접 조정한다는 것이다. 5개의 감정인 기쁨, 슬픔, 분노, 역겨움, 공포 등은 각각의 상황에 맞게 절충해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데, 슬픔이라는 뚱뚱한 여자애(실제 성우랑 완벽하게 이미지가 비슷하다)가 핵심 기억을 만져서 기쁨과 슬픔 둘만 기억 쓰레기장으로 이동하게 되는 해프닝을 다룬 영화다. 이 두 감정은 실질적으로 라일리(주인공)의 핵심적 감정 역할을 하는 존재들로, 뇌 속의 다른 부분을 여행하며 다시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는데, 이 둘의 부재는 라일리의 성격을 최악으로 만들고 만다.

실질적으로 인간의 감정은 놀라울 정도로 단편적인데, 기쁠 때는 극도로 기쁜 감정만 들고 슬플 때는 오로지 눈물만 나고 화날 때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화만 난다. 이런 것을 볼 때 감정의 역할분담에 대한 픽사의 상상력은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다. 허나 영화 막판에 가면 기쁨과 슬픔은 서로의 감정을 잘 조절하며 라일리를 가출한 상태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만든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감정 역시 조화로움이 중요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감정의 조화는 인간을 단순함에서 건전함과 생동감적인 상태로 진화시켜준다. 이런 생각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게 아니고, 실제로 여러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떠오르는 영감일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는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낄 때가 있는데, 이런 상황이 오랫동안 머리 속에 강렬하게 기억으로 남는다는 생각을 해 보면 조화로움이 얼마나 감정의 격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미루어볼 수 있다.

영화에서는 감동적이거나 슬픈 장면이 두세 장면 정도 나오는데, 그 중 라일리의 상상친구 빙봉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동심을 잃으면 내가 상상했던 수많은 어릴 적 꿈들 역시 잃어버리게 되는데, 그 과정을 이 빙봉이 사라지는 걸로 대체하면서 마음 속에서 무엇 모를 극적인 슬픔을 이끌어낸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것, 그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면서,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것이다. 무엇이 우리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지 우리 스스로가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잠들기 전에 내가 예전에 한 번쯤 꿈꿨던 상상이나 친구들을 다시 떠올려보도록 애쓴다면, 우리의 감정은 예전보다 한 층 더 성장한 위대한 조화로움으로 탈바꿈할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그런 것들에 대한 하나의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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