줫고딩 시 한편 봐주세요... 평가좀 ㅠㅠ

줫고딩 시 한편 봐주세요... 평가좀 ㅠㅠ모바일에서 작성

초록날(211.36) 2015.10.12 10:51:05

조회 188 추천 2 댓글 3

파랑

오늘 하루를 벗어 바다에 던져 넣는다
자정이 지나야 코인 세탁기를 쓸 수 있었다
세탁실에서는 늘 콤콤하고 비릿한 냄새가 났다
나는 세탁기 앞에 쭈그려 앉아 파랑을 본다

오백원짜리 동전 네 개로, 나는
나를 둘러싼 해류가 요동치는 것을 관람한다
파란 파도가 하얀 거품을 만들며 죽어갈 때
세제와 섬유 유연제는 그것을 모방하려 애쓰고 있다

물살이 거세질수록
셔츠는 바짓가랑이를 꽉 붙잡는다
내게도 원심력이 작용한다면
나를 찾는 파도들을 끝없이 맞아 주리라
수많은 부딪힘을 견디고 나서
푸르른 영혼으로 넘실대는 수평선을 보리라

이천원 만큼의 시간 동안, 나는
일정하게 배열된 욕실 타일에 둘러싸여
자기만의 리듬을 타는 세탁기를 본다
모두의 맥박이 똑같이 뛰지는 않으니까
모든 파도가 똑같이 달려오지는 않으니까

파랑주의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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