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사람들이 학문으로서의 지리학의 개념이 무엇인지 혼돈스러워 합니다. 학교에서 우리가 배웠던 지리는 도시와 강들의 이름을 단지 줄줄 외우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리학자들은 모든 지역의 도시들이나 지역의 인구 등의 자질구레한 정보들까지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리학을 장소에 관한 박물지(encyclopaedic knowledge of places)쯤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리학자(혹은 지리교사)에게 세계의 가장 긴 강의 이름이 무엇이며 가장 수심이 깊은 호수의 이름에 대해 물어보기도 합니다. 또한 지리학은 지도와 관련있는 학문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리학자들을 각종 센서스 조사와 관련된 지도를 그려주는 사람으로 여깁니다. 아울러 지리학자들은 여행전문가로 여깁니다. 이곳에 가면 무엇이 있고 어떤 특산물이 있는지를 아는 지역전문가로서 말입니다. 물론 이와 같은 일반 사람들의 지리학에 대한 생각들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도시들의 이름이나 그 위치들은 지리학에 있어 중요한 연구대상-사실(facts)-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지리학의 모든 것은 아닙니다. 위의 사실들(facts)을 표현해주는 지도들은 지리학자의 중요한 사고의 얼개가 됩니다. 각종 지리연구에서 표현되는 다양한 주제도들, 표, 다이어그램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행과 답사를 통해 얻어진 기록들도 지리학자들에게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리학자들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어떻게 지리적으로 보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여행가들과 지리학자들과 다른 점이겠지요. 지리학자들은 경관과 문화의 형성을 이해하기 위한 시선을 가지며 지역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연, 인문경관을 해석하려고 합니다. 물론 과거의 지리학의 임무는 새롭게 발견되는 세계를 지도로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이 점에서 Wayne K Davis가 지리학이 소위 탐험의 황금시대(15세기-19세기)로 인해 다른 학문보다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고 단언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지리학은 학문(academic discipline)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방법론 (theory or method)에 지나지 않은 셈입니다. 19세기 들어 유럽은 경제발전을 통해 국제무역을 발전시켰으며 식민지배권력을 향유하기 위해 새롭게 지배할 공간대상들을 탐색하게 됩니다. 이때 다량의 지리학회들이 생겨났습니다. 물론 왕립어용학자들의 모임이지요. 1885년까지 세계적으로 100여개의 지리학회들이 생겨났고 그 회원수는 5만여명에 이르게 됩니다. 이들 지리학회들이 주로 하는 일이란 탐험을 통해 얻어진 자료를 지도화하고 연감형식으로 출판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식민지배라는 정치적인 의도가 담겨져 있구요.....잡설이 길었습니다. 여튼 지리학의 대상은 공간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다른 학문들과는 다른 개념틀이 존재합니다. 물론 다른 학문도 공간을 탐구합니다. 그러나 지리학은 지리학의 목적에 맞는 방법으로 공간을 탐구하지요. Ackerman은 지리학의 가장 기초적인 시선은 지표면에 나타나는 공간들의 차이를 규명하고 공간관계를 분석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지리학은 어떤 학문인지요? 지리학이 다른 학문과 같은 점은 무엇이고 다른점은 무엇입니까? 지리갤이 생겨서 감격에 겨워 주절거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