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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일본과 한국의 국력차이................

한국청년(182.228) 2015.09.17 00:18:47
조회 943 추천 1 댓글 0

90년대 후반에 일본 사회에 보수우경화 분위기가 확산된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장기 경기불황으로 앞날에 대한 불안과 초조감이 팽배해지면서 무언가 확실하게 의지할 것을 찾으려는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히틀러가 등장하기 직전의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과 유사한 사회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사회적 배경을 등에 업고 우익성향 신문 및 잡지(특히 일본 잡지 중에는 우익성향이 많다)는 노골적으로 과거사 정당화를 부추겨왔다. 1998년에는 “대동아전쟁(태평양전쟁)이야말로 인류가 획득한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전쟁이었다”고 주장하는 우익만화가 고바야시 요시노리의 장편만화가 크게 히트하기도 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일본 보수화에 대한 장쩌민의 공격은 한국을 위해서도 필요한 측면이 없지 않다. 어차피 국력이 말을 하는 국제정치의 냉엄한 논리 속에서 한국보다는 중국의 대일 견제력이 크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한 중국 기자는 “이제 한국에서는 일본의 과거사 문제나 우경화가 더 이상 언론의 이슈가 안되는가”라고 물어온 적이 있다. 필자가 “그렇지 않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택하든 간에 한국 언론은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일본 우익세력의 준동에 대해서는 지금도 신경을 쓰고 있고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고 대답했다. 그는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다. 중국 기자들은 요즘 중국만 소외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며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약소국 기자’의 비애와 행운

한일간 국력의 차이는 상대국에 주재하는 특파원들과 주재국 정부 고관들의 접촉 기회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에서 일본 언론사 서울특파원이 한국 정부의 장관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반면 일본에서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한국 언론은 총리는 물론 주요 각료들을 만나 회견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각료급이 아니라 중앙부처 국장급만 돼도 서면으로 인터뷰를 신청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겨우 인터뷰가 성사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약소국 기자’의 비애를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오부치 총리와 고노 요헤이 외상, 사카이야 다이치 경제기획청장관을 만나 회견할 수 있었다는 점은 적어도 일본에서는 행운이다. 오부치는 99년 3월 방한에 앞서 총리관저에서 한국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임 하시모토 총리 때는 한 번도 없던 일이었다. 사카이야는 일부 외국언론사 특파원들과 함께 99년 8월 장관집무실에서 만났다. 99년 10월20일 회사 선배인 심규선특파원과 함께 일본 외상 집무실에서 만난 고노 외상 인터뷰는 동아일보의 단독회견이었다.

자민당 내 비둘기파를 대표하는 중진인 그가 평소 한국과 동아일보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는 데다 그의 비서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기에 이례적으로 가능했다. 현직 일본 외상이 한국 언론의 단독회견에 응한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었다. 이 때문에 일본 외무성측에서 주일 한국대사관측에 “동아일보 단독회견에 외상이 응해도 괜찮겠느냐”는 문의를 해왔다는 이야기를 뒤에 전해 들었다.

세 사람과의 회견은 각각 길어야 한 시간 정도였다. 따라서 깊이있게 파악하기는 불가능했다. 피상적인 관찰이라는 한계를 전제로 말한다면 세 명 모두 좋은 인상이었다.

‘인품의 오부치’와 고노 외상

우선 오부치는 ‘인품의 오부치’라는 별명에 걸맞게 소탈했다. 특히 공식회견을 마친 뒤 옆방으로 옮겨 도시락으로 함께 식사를 하면서 보여준 격의 없고 사람을 끄는 태도는 별다른 특징이 없는 그가 어떻게 경제대국 일본의 총리가 될 수 있었는지를 짐작하게 했다. 다만 그가 99년 9월 자민당총재에 재선된 뒤 다소 독선적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권력의 그늘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또 국기 및 국가 관련 법안 통과 등 보수화를 촉진하는 각종 법제화를 서두르는 데서 다소 경계할 필요가 있는 정치인이라는 생각도 든다.

저명한 작가 겸 경제평론가 출신인 사카이야는 듣던 대로 역시 논리가 명쾌했다. 어떤 질문이 나와도 답변이 궁하지 않았다. 그는 일본 기업의 중견간부가 꼽은 21세기 일본경제를 내다보는 최고의 논객으로 꼽히기도 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논객 사카이야 팬이기도 해서 그와 인터뷰하며 일본 및 세계 경제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한 셈이었다.

고노 외상도 시원시원했다. 거물 정치인이라는 배경이 있어서인지 다소 미묘한 질문이 나와도 소신을 막힘 없이 털어놓았다. 특히 한일간 교류를 저해하는 한 요인으로 언어 장벽을 들면서 두 나라 국민들이 서로 간단한 상대국 언어는 배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는 상당한 공감이 갔다.

일본은 오부치정권 출범 후의 적극적인 경기부양과 금융불안 해소정책 등에 힘입어 99년부터 다소 경제위기를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97회계연도(97년 4월∼98년 3월) 이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던 경제성장률은 99회계연도에는 소폭이나마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일본 경제 부활을 위한 다양한 노력도 두드러진다. 특히 일단 방향이 잡히면 무섭게 돌진하는 일본 사회의 특징과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는 제조업의 건재는 일본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본격적인 회복기조에 들어설 것인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일본의 ‘새로운 도전’이 어떤 결실을 거둘지 궁금하다.


http://www.donga.com/docs/magazine/new_donga/200002/nd20000205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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