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에 네티즌들이 동의할 수 있는 하나의 규칙이 있다면 다음과 같다. ‘케이팝 팬들을 화나게 하지 마라’”

미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열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케이팝(K-pop) 팬들이 온라인상에서 ‘블랙라이브즈매터(Black lives matter,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을 중심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CNN 등 외신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2일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기 위해 많은 네티즌들이 #BlackLivesMatter 또는 #Blackout과 같은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는데, 다음날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WhiteoutWednesday, #WhiteLivesMatter, #BlueLivesMatter와 같은 해시태그로 대항하자 케이팝 팬들이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CNN은 이에 대해 “K-pop 팬들은 그들이 가장 잘하는 일을 했다”며 “그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수많은 밈(meme,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는 이미지, 문자, 영상 등 콘텐츠)과 영상을 게시해 안티 블랙 해시태그를 밀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팝 팬들은 온라인상에서 안티 블랙 해시태그를 달고 그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사진 등을 대신 올렸다.

예를 들어 한 네티즌은 “이 소년이 내 마음을 훔쳐서 경찰이 체포한다 #BlueLivesMatter”며 SuperM의 루카스가 공연하는 팬 영상을 게재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방탄소년단(BTS) 래퍼를 언급하며 “중요한 파란색은 남준(RM)의 헤어스타일뿐 #BlueLivesMatte”라고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 31일에도 케이팝 팬들은 흑인 사망 항의 운동에 비슷한 방법으로 참여한 바 있다.

댈러스 경찰청은 이날 트위터에서 시민들에게 시위 불법행위 영상을 iWatch 댈러스 앱에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케이팝 팬들은 시위 영상 대신 가수들의 영상을 댈러스 경찰에게 전했다. 이에 댈러스 경찰청은 “기술적 어려움으로 인해 iWatch 댈러스 앱이 일시적으로 다운될 것”이라고 밝혔다.

팬들과 함께 케이팝 스타들도 인종평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방탄소년단은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우리는 폭력을 규탄한다. 우리는 함께할 것이다. #BlackLivesMatter”라는 지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래퍼 제이팍, 갓세븐의 마크, 데이식스의 Jae, 래퍼 pH-1은 모두 SNS에 체포된 시위자들에게 보석을 제공하는 블랙라이브즈매터 운동, 조지 플로이드 메모리얼 펀드, 미네소타 자유기금 등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CL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케이팝 산업에 종사하는 아티스트, 감독, 작가, 댄서, 디자이너, 프로듀서, 스타일리스트, 모두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흑인 문화에서 영감을 받고 있다”며 “흑인의 목소리를 높이고, 우리 자신을 교육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그들에게 사랑과 지지를 보내자”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