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길로 들어서게 된 건 우연이었습니다.
서울대 고고학과 석사까지 마친상태에서
한국 국립박물관에서 스카우트가 왔습니다.
역사관련 학과생들의 신의직장이라 불리는 곳이죠.

하지만 군시절, 유해발굴단 소속으로 발굴하는 재미에 빠졌던 터라
진로 계획을 발굴분야로 세우고 있었기에 거절하였습니다.

그리고 홀로서기를 준비하였습니다. 발굴꾼으로서 석굴암 규모의
동굴 하나만 발굴해도 평생 먹고살만큼의 돈과 지위를 얻으니 굳이
박물관에서 먼지나 닦으며 세월낭비를 할순 없었죠.
그리고 한국에 미발굴동굴만 하더라도 수백여곳이 넘으니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기록은 많지만 그 실체는 드러나지 않은곳을
우선순위로 조사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제 레이더망에
걸린곳은 박혁거세묘 입니다. 사료로는 있다는 기록이 많지만
실제로 발견되지 않은 그곳. 수많은 금은보화와 혁거세가 태어날때
깨고나온 알 껍데기들이 함께 묻혀있는 그곳. 그곳은 저의 유토피아
이자 네버랜드였습니다.

조사에 착수한지 일주일, 진전이 없는 연구에 날로 술담배만 늘어갔고
집에서는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배고파서 계란후라이를
해먹고자 냉장고에서 계란을 꺼내는데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세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