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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썰3.ssul앱에서 작성

피아재(210.95) 2017.06.30 00:48:27
조회 208 추천 4 댓글 3

겨울1

엄마가 사준 핸드폰으로 수능 며칠 뒤 누나에게 연락했다. 누나는 내게 화를 낸다.
'왜 이렇게 늦게 연락했어?!'
왜겠어, 내가 안될 놈이라 그렇지...

수능을 망쳐 누구와도 이야기하기 싫었다고 하자 누나는 괜찮다고 별 거 아니라며 나를 달랬다. 천사와 이야기 하면 그런 느낌이려나...이 사람과 꼭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무렵ㅡ 누나는 골프 캐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전까지는 완전 백조였는데, 슬슬 먹고 살 준비를 했달까. 골프장에서 내어준 숙소에서 지내며 교육을 받는 바쁜 몸이었다.
나 역시도 내 진로에대해 고민하던 시기였다. 대학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정말이지...더 공부하기도 싫고 마음이 안잡혀 눈앞이 캄캄했다.

그래도 마냥 놀 수만은 없으니 집 근처 롯데마트 전자기기 쇼케이스 판매사원으로 취업했다. 쇼케이스 판매사원이 나밖에 없어 오픈과 마감을 다 내가 했고 주6일 근로에 출퇴근 시간도 답이 없었다. 휴식시간도 없고 식대지원도 없고 오전9시에 출근해서 마트 마감까지 서있어야하는 조선 근로조건.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초년생을 개처럼 굴린 롯데마트 하청업체.. 사람이 못배우면 어쩔 수 없다.
여담으로 하나 이야기해보자면, 어느날 매일 봐서 좀 친해진 마트 아줌마가 내게 초등학교? 중학교? 수학 문제집을 주더라. 공부하라며. 공부 못해서 대학 못갔다고 말했더니 나를 초졸 혹은 정신지체 급으로 봤나보다. 대학 안나온 사람이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우린 둘 다 바빴다. 누나는 교육받고, 나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는 서로 잠들 때 까지 통화를 하곤 했다. 사귀지도 않으면서.

내가 누나를 좋아한다는 건 누나도 잘 알고있었다. 번호를 따고, 연락하면서 누나를 좋아한다고 자주 말했으니까. 고백을 어떻게 해야할지, 만나는 약속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한번도 해본 적 없어 막막했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걸...

그러던 중 12월 중순 쯤이었나, 여느 날처럼 퇴근하고 누나와 통화하다 누나에게 고백해버렸다.

홧김에 한 말이지만 꼭 하고싶었던 말.
'나 누나 정말 좋아해. 매일 보고싶고 목소리만 들어도 행복해. 우리 사귀자.'


그리고 그 계절은 겨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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