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사제들이 실제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사실 일반인으로서는 놀라운 일이지만,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게 정설

그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건 정신분열증 등의 정신이상증세와 악마에 빙의된 부마증세를 명확히 구분하는 일이라고 함
(이건 여러 미디어에서 여러차례 묘사된 바 있음 ex. 손더게스트 : 상담하러 온 여자에게 정신과 치료를 권하는 신부)

그래서 나는 프리스트의 여주인공이 의사라고 해서 정말 엄청난 기대를 했다
엑소시즘에 메디컬 장르를 섞고 싶었고 병원이라는 공간을 이용하고 싶었다는 점은 정말 좋음
하지만 피를 철철 흘리는 사람을 수술로 살리는 응급실 의사가 엑소시즘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굉장히 한정적이다
부마자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피를 흘려 실려오면 수술해주기? 구마의식 도중에 자해하면 붕대를 꺼내서 말아주기? ㅅㅂ

엑소시즘과 현대의학의 갈등과 접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응급실 의사보다 정신과 의사로 설정했다면 더 좋았을것이다

사제들은 사람들이 보이는 이상현상의 원인을 악마에게서 찾고 구마로 치료하고자 하는 집단이며,
의사들은 이상현상의 원인을 과학적인 접근으로 찾아내 약물 등 현대적 의학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집단인데
이 두 집단의 갈등을 그려내고 점점 그 합일점을 찾아가며 한 팀이 되게 하는 시나리오였다면 더 완성도가 높았을 거라 본다

예를 들어 이상현상을 보여서 정신과에 온 환자를 여주인공은 정신과 상담과 약물로 치료하려하고, 신부님들은 구마를 하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갈등이 주 서사였다면 병원 이야기가 지금처럼 붕 뜨거나 왜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일이 없었을 거다

뭐 지금처럼 사제들은 마음을 치유하고 응급실 의사는 육체를 치유해준다는 기조가 크게 이상하진 않지만, 앞으로 본격적으로 나오게 될 레지아라는 비공식 집단 인물들이 가진 이야기도 다 풀어내려면 정신이 산만할 판에 메인 서사와 컨셉을 좀 더 명확하게 잡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임

그냥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