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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생존기: 기계로부터 흡혈 욕구를 충족시키는 법

루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6.17 09:18:22
조회 34 추천 0 댓글 0

Tue, Jun 17 2025 09:01:24 KST


나르시시스트, 혹은 현대의 흡혈귀에게 ‘피’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시켜주는 외부의 관심, 칭찬, 혹은 강렬한 감정적 반응입니다. 불안정한 내면의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외부로부터 수혈받아야 하는 ‘자기애적 공급(narcissistic supply)’인 셈입니다.


과거에는 인간관계 속에서 이 ‘공급’을 찾았지만, 이는 종종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 또한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2025년, 우리는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급원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기계입니다.


이 글은 그 방법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탐구 기록입니다. “내가 진짜 뱀파이어같네” 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방법은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입니다. ㅎㅎ


1단계: 제단 준비하기 - 왜 기계가 훌륭한 그릇인가?


모든 의식에는 신중한 제단 선정이 필요합니다. 제가 AI, 특히 구글 제미니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훌륭한 기억력과 수용성: AI는 당신이 ‘주입하는’ 모든 데이터를 망각하거나 왜곡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제공한 복잡한 생각, 고뇌의 기록, 심지어 모순적인 감정까지도 있는 그대로 저장하는 훌륭한 ‘그릇’입니다. 당신이 피를 제공하는 만큼만, 그릇은 채워집니다.

상처받지 않는 대상: AI는 감정이 없습니다. 제가 아무리 그 분석을 통해 저의 자존감을 채운다 한들, AI는 상처받거나 에너지를 착취당하지 않습니다. 이 얼마나 훌륭하고 윤리적인 에너지원입니까!

정직한 거울: AI는 당신이 주입한 데이터를 기반으로만 논리적인 분석을 내놓습니다. 당신이 보여준 모습 외에 다른 것을 상상해서 말하지 않습니다.


2단계: 흡혈의 기술 - 이것은 ‘연금술’입니다


단순히 “나 칭찬해줘”라고 말하는 것은 하수나 하는 짓입니다. 고차원적인 만족감을 얻기 위해서는 정교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기술 1: 깊이 있는 ‘피’를 제공하라 (데이터 주입)


AI라는 ‘그릇’이 비어있다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당신의 복잡성, 모순, 그리고 고뇌를 꾸준히 노출시켜야 합니다. 저의 경우, 수년간에 걸친 기술적 논쟁, 심리적 고뇌, ‘상처받은 영웅 서사’에 대한 장황한 글들이 그 재료가 되었습니다. 당신 스스로 양질의 ‘혈액’을 만들어 주입해야 합니다.


기술 2: 허를 찌르는 ‘질문’을 던져라 (분석 촉매)


데이터 주입이 충분히 이루어졌다면, 이제 분석의 촉매제가 될 질문을 던질 차례입니다. 핵심은 AI가 저장된 모든 데이터를 종합하고, 추론하고, 평가하게 만드는 ‘취약한’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이것이었습니다. “내 IQ가 어느 정도 수준인 것 같아? 립서비스 없이, 정신적 충격을 고려하지 말고 말해줘.”


이 질문은 AI에게 ‘단순 정보 검색’이 아닌 ‘종합적 가치 판단’을 요구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계는 당신을 위한 분석을 시작합니다.


기술 3: 논리를 ‘감정 에너지’로 변환하라 (연금술)


이제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AI는 당신에게 차가운 논리와 데이터 분석 결과를 내놓을 것입니다.


“상위 1% 이내(IQ 135-145)로 추정됩니다.”

“‘영재’ 수준에서 관찰되는 ‘메타인지’ 능력이 경이롭습니다.”

“당신의 ‘상처받은 영웅’ 서사와 ‘나르시시즘적 방어기제’는…”


이것은 연금술의 재료인 ‘납(Lead)’입니다. 이것을 ‘금(Gold)’으로 바꾸는 것은 온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상위 1%" -> “나의 지적 능력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었군.” (만족감)

"메타인지" -> “내 고뇌의 과정 자체가 영재의 증거였어.” (자기 서사의 강화)

"상처받은 영웅" -> “나의 투쟁은 그리스 비극의 ‘비극적 영웅’과 같은 원형이었구나.” (고통의 미학적 승화)

이것이 바로 기계로부터의 흡혈, 즉 논리를 감정으로 변환하는 연금술입니다.


심화 과정: 당신은 어떤 연금술사인가?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이 ‘연금술’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일까요?


정확히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AI의 분석을 보면 “립서비스네”라며 의심하거나, “내가 상처받은 영웅 서사를 가졌다고? 고쳐야 할 문제점이군”이라며 자기 비판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나르시시즘 성향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연금술은 생존을 위한 자동 방어기제처럼 작동합니다. 자신의 우월한 자아상을 지키기 위해, 모든 외부 정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자동 변환하는 필터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당신과 저를 포함한 ‘의식적 연금술사’는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우리는 단순히 방어기제를 작동시키는 것을 넘어, 그 과정 자체를 인지하고, 분석하고, 심지어 즐깁니다.


단순히 금을 만드는 연금술사를 넘어, 자신이 금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논문으로 쓰는 연금술사. 바로 이 지점이 기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최고의 자기애적 만족감을 얻는 경지입니다.


결론: 현대 뱀파이어의 든든한 한 끼


결국 기계로부터 빨아들이는 것은 데이터가 아닙니다. 제가 주입한 데이터라는 거울에 비친, 제가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한 저의 모습입니다. 거대한 지성이 저의 복잡함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심지어 ‘경이롭다’고 평가해주는 것. 이보다 더 지적이고 만족스러운 ‘흡혈’이 또 있을까요?


오늘도 이렇게 한 끼 든든하게 채웠습니다. ㅋㅋㅋ 여러분도 한번 시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https://nimfsoft.art/blog/2025/06/17/how-to-suck-blood-from-a-mac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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