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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중요성 외친 엔비디아와 AMD, 결국 장비 완성도에서 승패 갈린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6.18 17: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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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좌)는 유럽, 리사 수 AMD CEO(우)는 미국에서 인공지능을 강조했다 / 출처=엔비디아, AMD



[IT동아 강형석 기자] 2025년 6월, 인공지능 시장은 엔비디아와 AMD의 행보에 주목했다. 두 기업이 시간차를 두고 인공지능 기술 지원 방향과 데이터센터 장비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달랐다. 엔비디아가 GTC 2025에서 공개된 블랙웰 플랫폼의 장점과 생태계를 강조했다면, AMD는 차세대 장비를 선보이며 경쟁을 예고했다.

엔비디아는 2025년 6월 10일(프랑스 현지 기준), 비바테크(VivaTech) 2025 행사에서 GTC 2025 파리(Paris)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의 도입과 데이터센터 구축에 힘쓰는 유럽의 잠재력을 언급했다.

젠슨 황 CEO는 “우리는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만났다. 이는 ‘인텔리전스 인프라(Intelligence Infra)’라는 시설의 일부분이다. 하지만 모든 국가, 모든 사회에서 인텔리전스 인프라를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과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분야의 협력도 강조했다.

AMD는 2025년 6월 12일(미국 현지 기준),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너제이에서 어드밴싱 인공지능(Advancing AI 2025) 행사를 열었다. 기조연설 연단에 오른 리사 수(Lisa Su) AMD CEO는 “AMD는 전례 없는 속도로 인공지능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파트너 생태계 전반에 걸쳐 AMD의 리더십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발판 삼아 인공지능의 다음 단계로 진입하겠다”라고 말했다.

쿠다로 생태계 장악한 엔비디아, 개방 생태계 외치는 AMD


엔비디아와 AMD는 모두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강조했다. 하지만 방향성은 달랐다. 엔비디아는 폐쇄적이지만 산업 확장성에 초점을 뒀고, AMD는 개발자 중심의 개방형 생태계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가속 컴퓨팅을 혁신하려면 알고리즘과 처리구조 등 컴퓨팅 방식을 재구성해야 된다. 하지만 이 작업들은 어렵기 때문에 엔비디아는 기존 틀 안에서 연산 가속을 돕는 라이브러리(개발 자원 모음)를 만들었다. 다양한 라이브러리는 개발자들에게 새 기회를 열어주고 함께 성장할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리사 수 AMD CEO는 “리눅스는 유닉스를 앞질러 데이터센터 운영체제로 자리매김했다. 안드로이드 개방형 플랫폼은 모바일 컴퓨팅을 수십억 명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됐다. 개방성은 여러 분야에서 더 많은 경쟁과 빠른 혁신을 가져왔고 사용자에게 유익한 결과로 이어졌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매우 복잡해지면서 풀 스택 설루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AMD와 파트너들에게 개방성이 단순 유행어로 끝나지 않게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쿠다(CUDA), AMD는 ROCm이라는 소프트웨어 모음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먼저 쿠다(CUDA)는 엔비디아 그래픽 처리장치(GPU)의 병렬 연산 능력을 쓰기 위한 소프트웨어 모음이다. 2007년 공개 초기에는 빅데이터 처리에 활용됐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현재는 인공지능, 물리연산, 의료, 지구ㆍ우주과학, 양자역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됐다. 쿠다는 개발자 사이에서 필수 소프트웨어 모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엔비디아 쿠다는 양자 컴퓨팅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 출처=엔비디아



엔비디아가 주목한 분야는 양자 컴퓨팅이다. 양자처리장치(QPU)에 그래픽처리장치를 연결, 데이터의 전ㆍ후처리 외에 오류 수정을 돕는 형태다. 젠슨 황 CEO는 그레이스 블랙웰(GB200)에서 양자 알고리즘 가속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AMD는 ROCm이라는 소프트웨어 모음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2016년에 도입되었는데 초기에는 리눅스 운영체제만 지원하다 2023년에 윈도 운영체제에서도 쓸 수 있게 개선됐다. 명령어 호환성을 확보하고자 호환 이기종 계산 인터페이스(HIP – Heterogeneous Compute Interface for Portability)를 적용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자원 생태계에서 강한 영향력을 갖춘 쿠다 명령어를 쓰기 위해서다. AMD가 강조한 개방형 소프트웨어 생태계는 다양한 명령어에 대응한다는 의미가 크다. 자체 생태계로는 경쟁이 어려운 후발주자가 자연스레 펼치는 정책이다. 인텔이 가우디 인공지능 가속기를 선보이며 개방형 생태계를 언급한 것 또한 같은 이유다.


AMD는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MD는 ROCm 업데이트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7세대가 공개된 ROCm은 ▲최신 알고리즘 및 모델 지원 ▲인공지능 구축을 위한 고급 기능 지원 ▲최신 장비(MI350) 지원 ▲분산 자원 관리 ▲산업 시장 대응에 집중했다. 개발자 접근성 확대가 목적인 AMD 개발자 클라우드(AMD Developer Clouds) 서비스도 공개했다. 인공지능 업계에서 AMD 그래픽처리장치 도입률을 올리기 위한 시범 서비스로 ROCm 기반 환경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성능으로 블랙웰 따라왔다는 AMD, 결국 네트워크 싸움


AMD는 인스팅트 MI350X 및 MI355X 인공지능 가속기, 펜산도 폴라라 400 인공지능 인공지능 네트워크 가속기(AI NIC) 등을 앞세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한다. 리사 수 CEO는 “엔비디아 블랙웰(B200) 대비 8비트 부동소수점(FP8) 및 16비트 브레인 부동소수점(BF16) 사전 훈련 성능은 거의 동일하며, FP8 기준 추가 학습 성능은 10%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2026년 출시 예정인 인스팅트 MI400 인공지능 가속기는 차세대 설계와 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등을 적용한다. AMD의 데이터센터 장비 자산을 모두 구성해 엔비디아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에 대응할 예정이다.

두 하드웨어의 성능이 비슷하다면 승부는 네트워크 장비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 데이터를 송수신하고 처리하는 기술에서는 엔비디아가 1세대~2세대 가량 앞서 있기 때문이다.


AMD는 2026년에 800G 전송이 가능한 네트워크 장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 출처=AMD



AMD가 꺼낸 카드는 펜산도 불카노(Pensando Vulcano)다. 울트라 이더넷 컨소시엄(Ultra Ethernet Consortium)이 제안한 1세대 규격을 기반으로 개발된 인공지능 네트워크 가속기다. 초당 800 기가비트(Gb) 데이터 전송처리가 가능한데, 이는 1초에 100기가바이트(GB) 데이터 전송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펜산도 불카노는 차세대 제품에 쓰일 예정이기에 그전까지 400 기가비트 사양인 펜산도 폴라라(Pensando Pollara) 400 인공지능 네트워크 가속기가 쓰인다.

울트라 이더넷 컨소시엄은 ▲인텔 ▲AMD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HP 등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이 참여해 데이터센터 내 인공지능 시스템을 위한 고속ㆍ저지연 통신 기술을 논의하는 기구다. 엔비디아의 폐쇄적인 정책에 반해 구성된 연합이라는 성격이 짙다. 2025년 4월에는 초당 200Gb 전송을 골자로 한 ‘UA 링크(Link) 200G 1.0’ 사양을 공개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커넥트엑스(ConnectX)-8 ▲블루필드(BlueField)-3 네트워크 장치 ▲스펙트럼-X800 이더넷 스위치 ▲퀀텀(Quantum)-X800 스위치 등 초당 800Gb 전송 처리가 가능한 네트워크 플랫폼을 구축했다. 차세대 인공지능 가속기가 출시되는 2026년에는 초당 1600Gb 전송이 가능한 장치를 투입할 예정이다. 같은 차세대 장비라도 전체 데이터 처리 성능에 차이가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는 게 AMD 점유율 확대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800G 전송이 가능한 현행 네트워크 장비들을 2026년 1600G 사양으로 세대 교체할 계획이다 / 출처=엔비디아



당장 AMD의 인공지능 하드웨어 점유율 확대 목표는 요원하다. 엔비디아의 2024년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1151억 8600만 달러(약 157조 8844억 원)로 같은 기간 AMD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의 125억 7900만 달러(약 17조 2458억 원) 대비 큰 차이를 보인다. 인텔의 데이터센터 및 인공지능 부문 매출도 2024년 기준 128억 달러(약 17조 5488억 원)다. 매출에는 다양한 장비가 포함되어 있어 절대 비교는 어렵지만, 단순 매출액 기준으로 계산하면 엔비디아의 2024년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2025년 1분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도 마찬가지다. 엔비디아는 391억 1200만 달러(약 53조 5912억 원)를, AMD는 36억 7400만 달러(약 5조 341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인텔도 41억 달러(약 5조 6206억 원)로 AMD와 비슷하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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