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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에는 막말,`화려한 휴가`에는 굴종하는 영화계

11(147.6) 2007.08.13 13:32:08
조회 215 추천 0 댓글 1



권력 앞에선 침묵, 만만한 개그맨이나 두들겨 패기


극심한 흥행가뭄에 시달리던 한국영화계에 두 편의 흥행대작이 질주하고 있다. 5.18광주항쟁을 배경으로 한 <화려한 휴가>와, 할리우드 버금가는 그래픽을 자랑하는 <디워>가 각각 500만 관객 동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두 영화의 흥행에는 지난해 1000 관객 시대를 연 흥행작 <왕의 남자>와 <괴물>과는 분명히 다른 힘이 작용하고 있다.

첫째, 광주항쟁이라는 역사적 자산과, 현란한 SF 영상이 전체적으로 미흡한 작품의 완성도를 극복하고 있다. <화려한 휴가>의 경우, 역사적 진실성을 포기한 상투적 멜로드라마에 그쳤으며, <디워>는 스토리의 짜임새가 부족하다.

둘째, 영화 외적인 요소가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화려한 휴가>의 경우 범여권의 대선주자들이 너도나도 관람하며, 미묘한 시기에 정치적 힘이 동원되고 있고, <디워>는 한국의 SF영화가 세계시장에서 성공하길 바라는 애국심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

그러나 두 영화 간에는 결정적인 차이점도 있다. <화려한 휴가>가 진보 및 친여언론, 그리고 영화언론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데 반해, <디워>는 영화계 내에서 지나칠 정도의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이 역시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영화계는 광주항쟁을 이용하는 권력에 굴복했다. <화려한 휴가>는 유독 두 주인공만 호남 사투리를 쓰지 않는 등, 대중성 확보를 위해 편법을 썼다. 경상도 배경의 영화인 <친구>와 <밀양>의 주인공이 경상도 사투리를 그대로 쓴 것을 감안하면 호남차별 의식을 여과없이 수용한 셈이다. 그렇다면 광주항쟁이라는 역사적 자산을 상업적,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둘째, <화려한 휴가>의 제작진이 충무로 영화계의 대표적인 인물인데 반해, <디워>의 감독 심형래는 개그맨 출신이다. 특히 그는 “충무로에서 왕따를 당해왔다”고 발언하는 등, 영화계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계의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디워>를 비판하는 잣대가 <화려한 휴가>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영화계가 <디워>에 보내는 의혹은, 작품 자체가 아닌, 애국심을 선동하여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문화산업계에서 영화계만큼 애국심에 호소해온 곳은 없다. 한국영화가 7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때에도 이들은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해 애국심을 활용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심형래 감독은 오히려 이러한 대중의 심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충무로 영화계가 “미국영화 들어오면 한국영화 다 죽으니, 쿼터로 막아야 한다”는 방어적 애국심에 기댄 것과 달리, “관심 갖고 우리 영화를 봐주면 미국시장도 우리가 차지할 수 있다”는 공격적인 애국심을 자극한 것이다.

심형래 감독은 이미 1989년 <영구와 땡칠이>로 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당시 최다흥행작 <장군의 아들>이 60만명 정도였으니, 기록적인 흥행성적이다. 즉 흥행력을 검증받은 심감독이 SF기술로 중무장한 <디워>를 1000만명 흥행작으로 만든다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영화계이다. 여전히 관객을 신뢰하지 않고, 제도의 보호에 숨으려 하는 태도를 용납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또한 제작과 배급의 수직구조, 거대 연예기획사의 권력화 등 영화계 내의 산적한 문제를 개혁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심감독이 완전히 차별화된 장르로 미지의 영역을 돌파하는 동안, 영화계 내에서 진취적인 기획도 새로운 대안담론도 내놓지도 못했다. 영화인들끼리 패거리를 지어 끼리끼리 돕는 행태도 못 고치고 있다.

<디워>의 흥행은 영화계 모두가 따라야할 모범은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대하는 영화계의 이중적 태도 때문에 이 자체만으로도 관객의 신뢰를 잃고 있다. 차라리 <디워>를 대한민국의 영화로 인정하며, 한국시장만이 아닌 세계시장에서 한국영화의 대안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아보면 어떨까? 최소한 개그맨 심형래가 그 점에서는 앞서 있다.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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