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훈 선수 스스로도 말했지만, 사실 그날 이기긴 했지만 멀티 견제도 많이 당하고, 힘겹게 역전승한 느낌이 없지 않다.
스스로 많이 불리하다는 걸 느꼈다. 질 것 같다는 생각도 했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다 보니 잘 된 것 같아 기쁘다.

명령에 따르는 문제 말고, 정말 불만 없나?
정말 불만 없다. (멈칫) 굳이 자주 입고 싶지는 않다.

공군에 입대한 이후에도 도도하고 까칠한(?) 표정은 여전하다. 그런 표정을 서지훈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팬들도 많은데.
지금은 이병이라 아무 때나 웃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그래서 안 웃고 있는 건데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니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회에 있을 때도 난 그냥 가만히 있는 건데, 사람들이 왜 인상을 쓰고 있느냐는 말을 많이 했다. 그렇다고 억지로 웃거나 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표정에 대한 이야기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럼 평소에도 심경을 표정으로 잘 드러내지 않나?
아니다. 평소에는 남들만큼은 감정을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서의 표정은 예전 GO팀 시절부터 습관이 돼서 그런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쉬는 시간에 웃고 떠드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조용히 연습하고, 준비하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지금 CJ선수들도 (나만큼은 아니지만) 감정 표현이 다른 팀에 비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 않나? 그게 다 그쪽 분위기가 그렇게 형성이 돼 있어서 그런 것이다. 하지만 공군에 와서는 파이팅하고, 같이 응원해주는 분위기가 형성이 되어 있어서 나도 조금 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계급이 차차 올라가면 표정 변화를 보실 수 있을 것이다.

GO팀이 비기업팀이었던 기간이 길었는데, 당시 많은 팀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와도 고사하고 팀에 대한 의리를 지켰던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의리파이거나 그런 건 아니다. 다만 그 당시에 감독님과 선수들이랑 워낙 잘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다 같이 잘되는 길로 가고 싶었던 것뿐이다.

그게 의리파 아닌가? ㅎㅎ 암튼 겸손한 모습이 보기 좋다. 전상욱이 아직도 ‘싸부’라고 부르나?
자주 만나지는 않는데, 배틀넷에서 만날 때나 가끔 마주칠 때 그렇게 부른다. 내가 뭘 많이 가르쳐준 건 아닌데, 상욱이가 좀 생각하는게 4차원이라서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올림푸스 때 홍진호를 꺾고 우승했었다. 이제 선후임으로 만났는데, 홍진호 선수가 그 때 의 원망으로 군기를 잡거나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럴 리가 있나. 사회에서도 친하게 지냈었고, 여기서도 잘해준다. 그 때 일에 대해 말한 적도 없다.

흔히 임요환, 최연성, 홍진호에게는 강했고, 이윤열, 강민에게는 조금 약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요즘도 홍진호 선수와 연습하면 승률이 좋은가?
내가 아직 그런 것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실력이 아니다. 홍진호 선수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경기감이 많이 돌아오지 않았고, 연습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작년에 이윤열을 이기고 노홍철의 저질댄스를 췄던 적이 있다.
그건 팬들과 좋은 경기를 하고 나서 세리모니를 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이 있어서 했던 것이다. 사실 경기를 이겼더라도 내용이 맘에 들지 않으면 세리모니같은 건 안하는데, 그날은 경기 내용이 맘에 들었는지 나도 모르게 세리모니가 나왔다. 뭘 해야겠다 생각해서 한 건 아니고, 그냥 즉흥적으로 나온 세리모니다.

예로부터 대 테란전이 강력하고, 또 자신 있어 하는 걸로 알고 있다.
테란전은 항상 자신감이 있다. 분위기가 좋을 때나 안좋을 때나 테란전은 항상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자신감 때문에 승률이 좋은 것 같다.

최근 테란의 강자라고 한다면 이영호, 신상문, 정명훈 정도인 것 같다. 테란전은 다 자신 있다고 했지만 이 중에 가장 껄끄럽다고 생각하는 선수와 스타일이 있다면.
아무래도 이영호 선수 스타일이 껄끄러울 것 같다. 일단 단단하고 경기 중에 놀라운 센스를 자주 보여준다. 예전부터 내가 추구하던 그런 스타일과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만난다면 어려울 듯하다.

개인적으로 테란 유저로서 단단하고 깔끔한 경기 스타일이 매우 부럽다. 요령이 있다면 말해달라.
나는 일단 자원을 남기지 않는 것을 매우 중요시한다. 그리고 컨트롤을 연습할 때도 마음에 들 때까지 깔끔하게 하려고 연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다음 휴가는 언제인가? 다음 휴가 계획이 궁금하다.
5라운드가 끝나야 휴가계획이 잡힐 것 같다. 아직은 언제 어떻게 나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가능하다면 여행을 하고 싶다.

평소 음주가무는 즐기지 않나?
술은 분위기 따라서 조금 하지만, 전체적으로 음주가무는 잘 즐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