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는 엘린이 딸 하나 둔 이둔과 아크다르의 집에서 일하는데 엘사가 안나를 완전 좋아해
깔끔하게 옷 차려입고 일하는 모습도 멋지고 말도 잘하고 자기가 앵겨도 잘 받아주고 하니까.
그러다 뭐 부모님한테 털어놓지 못할 뭐 그런 이야기도 나누고 하면서 서로 마음을 완전히 열지

그러다 어느날 엘사는 안나가 자기한테 이것저것 잘해주니까 자기도 보답해주고 싶어진거야
그래서 뭘 해줄까 고민하면서 자기 간식 나눠주기도 하고 인형도 주고 하다가 뽀뽀를 해줬는데 안나가 너무 좋아하는거지

그래서 이거다 싶은 엘사는 계속 안나한테 뽀뽀를 해줘
책상에 마주보고 앉아서 안나가 엘사 공부 도와줬을때도 책상위로 뽀뽀 쪽 해주고
안나가 서 있으면 안 닿으니까 의자에 올라서서 조그만 두 손으로 안나 볼 딱 잡고 뽀뽀해주고
안나가 엄청 행복해하는 모습이 좋아서 이젠 엘사도 그냥 막 하고 그래

근데 알콩달콩 지내는 얘네를 멀리서 지켜보던 아크다르는 엘사가 자기한테도 안 해주는 뽀뽀를 감히 네가…! 하면서 부들부들거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둔은 어딘가에서 팝콘통을 꺼내 와삭와삭 씹어먹지







결국 질투가 폭발한 아크다르는 자꾸 뽀뽀하면 안나 쫓아낼거라고 엘사에게 어린애같이 엄포를 놓는데, 진짜로 어린애였던 엘사는 잔뜩 겁을 먹어. 자기 땜에 안나 쫓겨날까봐.

그래서 엘사는 그날부터 안나한테 뽀뽀를 안해줘. 무의식적으로 뽀뽀하려고 안나 얼굴에 손을 뻗었다가도 아... 하면서 시무룩해져서 손을 거두고

안나는 엘사가 뽀뽀 안해주니까 어리둥절해져서 왜 그러냐고 묻는데 엘사는 입 꾹 다물고 도리도리.

뭐 엘사야 그 존재 자체로 귀여우니까 상관없긴한데 아무래도 아쉽지 안나도. 사실 안나는 엘사가 뽀뽀 안해주는 이유를 대강 알 것 같았어. 요새 자기들을 바라보는 아크다르의 시선이 탐탁치 않아보였거든. 엘사가 한소리 들었겠구나-싶었지.

안나는 너무 귀여운 부녀라고 생각하면서 잠시 고민하더니 입가에 미소를 띄고는 엘사 이마에 뽀뽀를 쪽 해버려. 엘사가 놀라서 안나를 쳐다보니까 안나는 씩 웃으면서 뽀뽀해줬으니까 자기도 뽀뽀해달라구 그러는거야.

엘사가 아-안되는데.. 하면서 주춤하니까 안나는 그럼 내 뽀뽀 돌려달라고 말해.

엘사가 당황해서 우물쭈물 하니까 안나는 엘사가 내 뽀뽀 훔쳐갔어 엘사 나빠 엘사랑 안 놀아 으흐흑 하면서 땡깡을 부리면서 나와. 엘사는 아-알아써...하며 마지못해 대답하고는 이건 뽀뽀 하는게 아니라 돌려주는거야...!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안나 이마에다 뽀뽀를 쪽 해

이걸로 됐지- 하면서 엘사는 안나 표정이 풀렸을 거라고 생각해. 근데 안나는 굳은 표정으로, 어, 근데 엘사.

“아빠가 엘사한테 뽀뽀하지 말라고 안 그랬어…?”

하는거지. 안나가 던진 그 말에 엘사 심장이 쿵 내려앉으면서 몸이 딱 굳어버려.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놀란 표정으로 안나를 가만히 쳐다봐. 엘사는 꼭 아빠랑 체스를 두다가 아빠가 파 둔 함정에 걸린 듯한 기분이야. 한편 안나는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하면서 목소리를 더 내리깔고는 연기를 계속해.

“뽀뽀하면 어떻게 된다 그랬지…?”

“…”

“엘사…?”

“안…안나 쫓아낼거라고…”

안나가 추궁하니 엘사가 울먹한 목소리로 대답해. 예상대로 아크다르가 뭔가를 걸고 꾸중했다는 걸 깨닫지. 안나는 아크다르도 참 어린애같은 구석이 있다니까- 하고 생각해.

“…그럼 나 엘사 때문에 쫓겨나는거야…?”

“하, 하지만 이건 안나가아-“

하는데 엘사가 울겠다 싶어진 안나가 엘사의 이마에 또 뽀뽀를 쪽 해. 엘사가 당황한 표정으로 쳐다보는데 안나가 씩 웃고 있는거야.

“해도 돼.”

엘사가 이해 못했다는 표정을 지으니까 안나가 다시 말해 줘. 해도 된다고. 뽀뽀.

“하지만 아빠가 안나 쫓아낼거라고 했는데…”

“엘사 아빠가 아니라 엄마가 날 고용했거든. 그니까 엘사가 맘대로 해도 아빠가 날 내보내진 못해.”

‘애초에 그냥 겁주려고 한 말이겠지만- 엘사는 이런거 그대로 믿어버리니까…’

멍하니 쳐다보는 엘사의 표정이 확 밝아져. - 어 그럼 해도 돼? 안나가 고개를 끄덕이자 엘사가 그동안 참았던 뽀뽀를 안나의 뺨에 마구 쏟아부어.

이후로 며칠간 어두웠던 엘사의 표정이 밝아지니까, 아크다르는 무슨 좋은 일이 있나…? 하고 생각하지. 이둔은 아크다르 뒤에서 팝콘 와작와작 신나게 씹어먹고 아크다르는 자기도 좀 달라고 손 뻗으니까 이둔은 손등 찰싹 때리고 아크다르는 울상지으면서 방으로 돌아가고.





결국 아크다르가 그 이유를 알아채지만, 요 며칠 새 엘사 표정이 안 좋았던 걸 봐서 또 뭐라 할 순 없고 그렇다고 안나한테 뽀뽀 받지 말라고 하는건 너무 유치하고 결국 또 부들부들거리지




쓰다보니 아빠와 집사의 싸움이 되어버렸는데 암튼 그런거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