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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역적 리뷰....모란은 화중왕이요, 장면이 담은 핏빛 그림자

바람소리風聲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2.27 17:00:04
조회 3381 추천 2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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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은 화중왕이요. 


녹수와 연산이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그 자리에 울려 퍼지던 노래의 한 구절이다.
이 떼창을 들으면서 문득 설총의 화왕계가 떠올랐다.
군왕이 가장 경계해야 할 이야기를  풀어주던 자와 그의 이야기 속 깊은 뜻을 가슴에 새기던 신문왕의 이야기를 말이다.
군왕의 자질은 아마도 그것이 아닐까? 


을 청

한마디를 들어도 그 속의 깊은 속내를, 그 말을 통해서 그 말을 전한 자의 시선과 생각을 읽어내는것.

그 생각을 내 것으로 만들어내서 세상에 펼칠 수 있는 능력이 군왕이 지녀야할 최고의 덕목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연산은 그 들을 청을 가지지 못한 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의 한마디를 통해서 말이다.

음을 이루지 못했다.


그가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의 말이 들어야할 말의 깊은 뜻을 가슴에 새기지못했다로 들린다.​
예인의 충만한 재능을 지녔던 왕이었기에 하나가 되지 못한 음을 집어내던 예민한 청각을 묘사한 것인듯한 그 장면 속에서 나는 깊은 슬픔을 느꼈다.
인간의 도리를 아는 자라면 상중에 상복을 입고 그 자리에 있지 말아야 했지만, 그것은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듯하다.

그장면이 이야기하고싶은 뜻은 그것이 아닐듯하니말이다.

나는 그장면은 예인으로의 그의 능력이외에 또다른 의미가 담겨있는게 아닐까 한다.

그가 놓친 그것은 그 떼창에 숨겨진 자신을 향한 강한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모란은 화중왕이요.
설총의 화왕계가 말하던 그것.
달콤한 말, 아름다운 외양에 속지 말고, 충언에 귀를 기울여야 함을 말이다.

그는 아름다운 음을 즐기는 청각은 지니고 있지만 그 음이 말해주는 말의 뜻을 가슴에 새기는 들을 청을 지니지 못한 자임을 그 장면을 통해서 느꼈기에 슬퍼진다.
자신의 슬픔에 함몰된 자를 지도자로 만날 백성들의 어두운 앞날을 예견해주는 장면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순백의 아름다운 장면 속에 담겨있는 타인의 고통에 귀를 닫을 자의 냉정한 표정은 왜 그가 폭군이 되어버렸는지를 더욱 강렬하게 보여준다.

완벽한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 결핍된 존재를 채워가면서 나와 우리를 이루고 그 우리를 통해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정신적 결핍을 세자 융이 그 장면하나를 통해서 말해준다.
왕이 아닌 자유로운 예인의 삶을 살았어야 할 융이 충원군의 독수리를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던 장면이 겹쳐진다.
앞으로 그가 만들어갈 많은 기행들, 잔학한 이야기들을 암시하는 귀를 닫은 자의 에피는 아름다운 떼창 때문에 더 구슬프게 느껴진다.
아름다움을 추구했지만 그것을 추구하는 자의 내면은 아무것도 채우지 못한 결핍으로 상처 입은 자신의 고통에서 한발작도 걸어 나오지 못한 자의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 담겨있다.

완벽함을 강요받았던 아이의 마음은 자라지못하고 완벽함을 증오하면서 열망하는 자가 된다.

자신의 결핍과 부족함을 인정해야만 그 부족함에서 성장을 이룰 수 있음을 연산은 몰랐던듯싶다.​

누군가는 말한다.
사랑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했기에 그런 잔혹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것이 연산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를 사랑하고 아꼈던 그의 부인 신씨가 존재했고, 그를 측은하게 여겼던 내시 김처선이 존재했음을 말이다.
연산이 죽기 전 마지막 했다는 말, 부인이 보고 싶구나 였다고 한다.
세자였고 폭군이 되었지만 마지막 귀양을 떠나던 그 순간까지 함께 하기를 원하던 조용하지만 자신을 향해 안타까운 시선을 거두지 않았던 부인을 어쩌면 연산은 가장 사랑했던 게 아닐까 한다.

연산의 사랑으로, 연산을 이해하는 유일한 여인으로 묘사되는 녹수.

그 사랑이 긍정적인 결실을 맺지 못한 이유는 녹수 또한 귀를 닫은 상처받은 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녹수 또한 연산과 다를 것이 없는 결핍을 가지고 있고 가슴속에 타인에게 전해줄 사랑을 가지지 못한 자이기 때문이다.
녹수가 자신의 아들에게 돈을 들려보내면서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린다.
내 안에는 아무것도 남아있는 게 없다고.
아무것도 없기에 타인에게서 나눠 받아야 하는데 녹수가 향한 것은 자신만큼 가슴에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연산이었기에 그들의 만남이 탐욕스러운 빼앗는 자들의 이야기로 남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과연 녹수는 연산을 진정으로 측은해했을까?


​어머니와 누이의 마음으로 측은해했다면 과연 달콤한 듣고싶은 말만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서로의 이용 가치를 바라보는 곳, 그곳이 궁이다.
그곳으로 향하면서 녹수는 왕을 자신의 남자로 만들겠다 말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그가 듣고 싶어 하는 것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의 결핍을 측은해해서 사랑해서 안아주려는 것이 아닌, 내 것으로 취하기 위해서 선택한 삶이기에 그가 들어야 할 충언을 그에게 할 수 없고 할 이유가 존재하지 않았지 싶다.

사람의 운명이란 서로의 손가락에 묶인 붉은 실로 묘사된다.
홍연.

연산과 녹수의 홍연은 아마도 만나지말아야했을 슬픈 인연의 그것이 아니었을까?​
그들의 결핍을 채우지 못한 어리석은 관계에 흰옷를 예견한듯 흰옷을 입은 그들이 노래한다.

모란은 화중왕이요.
향기 없는 아름다운 꽃 모란은 화중왕이요.

진정한 결실을 맺기 위해서 만들어야 할 관계를 만들어내지 못한 왕이 존재하게 되리라는 것을 노래하는듯하다.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먼저 선행되어야 할 그것.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말이 나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통해서 어제와 다른 내가 되는 것, 바람직한 삶으로의 한 걸음을 만들기 위해서 들을 청을 가슴에 새겨야 함을 말이다.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속삭이는 달콤한 간사한 자들의 말에만 귀를 열었기에 그의 결핍은 나날이 깊어간다.
갈증에 바닷물을 마신 것처럼, 더 깊은 갈증으로 말이다.
아름답지만 그 장면은 내게는 앞으로의 피바람을 불러올 폭풍 속의 고요함으로 비친다.
자유롭고 싶지만 왕좌라는 슬픔의 자리에 묶여있는 자와 그에게 달콤한 말만을 쏟아낼 자의 잔혹한 만남으로 말이다.

짤출처는 역적갤임, 멋진 짤 감사.




출처: 역적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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