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를 쓰기 전에...

한 갤러가 나온 지가 2년이나 된 시계의 후기 글이 굳이 필요하냐는 취지의 문의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필요할거라고 봅니다.

누군가 판유럽이라는 시계를 산다면 정보가 필요할테고,

제 리뷰도 참고가 될 수 있을거 같거든요.

출시 된지 오래됐다 하더라도, 누구나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기에 말입니다.

(타포 짤)

1. 해밀턴 판유럽 소개

판유럽의 시작은 1971년부터 입니다.

당시 해밀턴이 호이어, 브라이틀링, 뷰렌과 합작하여 오토 크로노크래프 무브인 칼리버 11를 공동 개발하였고,

그 칼리버 11을 탑재한 레이싱 워치가 판유럽입니다.

그 판유럽의 크로노 복각판은 7753 베이스에 파워 리저브를 60시간으로 늘린 H-31을,

논크 복각판은 2836 베이스에 파워 리저브를 80시간으로 늘린 H-30을 씁니다.

제가 구매한 판유럽은 논크로노 복각판인 H35405741입니다.

(참고로 현재 크로노 복각판은 한국 정식 매장에서 팔지 않습니다 ㅠㅠ)

(ablogtowatch 짤)

2. 판유럽 H35405741의 설명

제가 구매한건 청판 청베젤입니다. 다른 컬러를 원하시면 검판 검베젤도 있습니다.

무브는 2836 베이스에 파워리저브를 늘리고 진동수를 3헤르츠(21,600 vph)로 낮춘 H-30을 씁니다.

시스루 케이스백이며 무브에 페를라쥬 데코가 있습니다.

케이스 사이즈는 42mm, 러그는 22mm입니다.

(스와치 상담원의 러그투러그 인증샷)

42mm라서 좀 크겠다 싶을 수 있지만, 러그투러그가 대략 45~46mm 정도입니다.

러그투러그는 40mm 스토바 플리거나 41mm 씨마 다이버 300m보다 작습니다.

밴드는 기본 가죽 디버클 밴드이며, 나토 밴드가 추가로 들어가 있습니다.

정가는 142만원이며, 저는 성골로 100만원대 극초반에 구매하였습니다.

3. 써보기 전에는 알기 힘든 판유럽의 특징

1) 기본 바넷봉이 커브(U자) 바넷봉이며, 기본 가죽 밴드 역시 커브앤드입니다.

그리고 러그 부분의 공간이 좁아서 일자 바넷봉으로 줄질하기 쉽지 않습니다.

줄질을 하려면 커브 바넷봉을 써야하며, 그 커브 바넷봉을 소화할 수 있는 줄을 써야할겁니다.

참고로 코스코에서 주문한 ZRC 러버 밴드는 커브 엔드가 아니지만 커브 바넷봉이 들어가서 줄질이 가능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다른 가죽줄로 줄질한 판유럽이 종종 보이는 것 봐서는 앤드 부분이 두껍지 않다면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제가 해본 것이 아니기에 확언을 할 수 없습니다...)

2) 전제적으로 무광 마감이며 회전 베젤 가장자리와 케이스 상단 엣지가 유광입니다.

간단한 마감 처리임에도 시계가 심심해보이지 않고 반짝반짝한 맛이 있습니다.

또한 시계 전면부 무광 처리의 결이 흔히 보이는 무광 결과 조금 다릅니다.

보통은 시계 중심을 기준으로 원형을 이루는 방식으로 결이 나있는데,

판유럽은 시계 중심에서 밖으로 펴져나가는(혹은 밖에서 시계 중심으로 모여드는) 방식으로 결이 나있습니다.

3) 기본 가죽줄의 경우, 스트랩 끝 부분이 가죽줄의 구멍 부분에 끼는 일이 가끔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상단 짤과 같이 줄이 붕 뜨게 됩니다.

4) 이건 판유럽 뿐만이 아닌, 해밀턴 공통의 특징이긴 한데...

시계에 레퍼런스 넘버는 적혀있는데 시리얼 넘버는 없습니다.

이건 스토바도 비슷하긴 합니다.

그래서 다른 시계와 구별되는 나만의 시계를 원하는 분이라면 큰 마이너스 요소가 될겁니다.

4. 개인적인 평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100만원 근처에서 스포츠 워치로는 이만한 것이 없을 듯 합니다.

청판 청베젤 색이 너무 잘나왔고, 러그투러그가 짧아서 은근 작아 보입니다.

또한 밝으나 어둡나 자연광이나 인조광이나 전체적으로 이쁩니다.

사실 모 갤러께서 중고가 똥망이니 성골질하다 피눈물 흘릴 시계라고 말리셨긴 했지만...

이쁜걸 어쩝니까. 나중에 후회한다 하더라도 지르고 봤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말렸는데도 제가 판유럽을 사서 고개를 절래절래 하신 부X 갤러님께 사과드립니다.)

이하는 제가 찍은 착샷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