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아니지 않나

범인이 철저히 악으로 그려져야 안심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범인의 과거에 슬프거나 비참한 서사가 있으면

지나치게 학을 떼며 그런 서사 자체를 정당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그거야말로 오류 아닌감

일단 정현수는 극중에서 나온 힌트나 인물 소개만 봐도 절대적인 악의 모습만 나올 수 없는 캐릭터임

'살인을 저질렀지만 소녀의 복수를 위한 것이었음=선함'이라는 뜻이 아니고

'절대적인 악이 아니라고 해서 선이라는 뜻'도 아님

선의 반대가 악인건 맞지만 세상 모든 일이 선과 악으로 나뉘어지는건 아님

과거 소녀를 사랑했고 지켜주고 싶었고 소녀가 당한 사건 앞에서 좌절하고 슬퍼하는 모습들이 나올텐데

이런 것들은 분명 정현수의 악의 부분이 아니라 인간적이고 슬픈 단면이야

여기서 사람들은 그런 정현수의 모습에 동정심을 갖게 되거나 그 심정을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는 있음...

그런데 정현수의 슬프고 아픈 과거가 '선이자 옳은 일'은 아니라는 뜻임. 

그냥 슬픈 과거 그 자체일 뿐

옳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그런 과거가 살인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근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걸 사람들도 알고 있음

사람들은 그 아픈 과거와 심정에 동정심을 느낄 뿐 그것이 선이 아니라는걸 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동정심이나 안타까움을 가져도 정현수의 살인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아

그런데 오히려 악한 모습의 나머지를 다 선함으로 보는 사람들이 

범죄자의 슬픈 서사를 선함이라고 이분법 해버려서 살인을 정당화 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더라

그런 의견이 잘못된거지 극중에서 정현수의 서사가 슬프고 안타깝게 나오든 그건 절대로 작가가 정당성을 부여한게 아니야

그냥 시청자들로 하여금 정현수의 과거에서 일어났던 사건, 그 사건들로 처벌받지 않은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인자가 된 정현수의 서사를

물흐르듯이 보게 하면서 극을 통해 이런 일이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는 세상의 현실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겠지... 옳고그름을 판단하게 하려는게 아니라.

그리고 그런 시청자들의 생각을 대신해주듯이 지봉이들의 이야기로 그려나갈테고

그러니까 정현수의 과거가 어떻게 나오고 그 과거에 동정심이 생긴들 그런 것에 지나치게 거부감 가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