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바둑왕전, 신진서 3단과 박건호 초단의 대결입니다. 보면서 재미있는 수가 많이 나와서 올립니다.

흑선. 좌중앙의 흑대마가 심하게 몰리고 있는 장면이다. 여기서 흑의 행마가 쉽지 않다.

1, 3으로 행마하는 것은 4가 아픈 급소자리라 흑이 사경을 헤매게 된다. 3으로 호구쳐도 백이 좌변을 뻗어 후속수단이 없다.

흑 1로 먼저 나온 것이 수순으로, 전도와 같이 진행했을 때 흑 1로 나온다면 백은 2로 잇지 않고 한점을 따내게 된다. 계속해서 흑 7로 밀고나온 것이 백의 자충을 이용하는 수법이다.

백이 계속 중앙 단점을 노리려면 빈삼각으로 나와야 하는데, 2, 4를 결정한 다음(5로 늦추어 받아도 나가끊어 두면 자충이다) 6으로 좌변에 선착할 수 있다. 물론 7에는 8로 촉촉수이다.

결국 백은 1로 좌변을 받고 흑이 2로 느는 수순이 돌아왔다.

전도에 이어 백이 흑의 연결을 차단하면서 좌중앙 흑대마를 몰아붙이는 장면이다. 백은 백 ▲를 선수해 좌변과 하변을 맞보려 했다.

신진서 3단이 흑 1로 찝어간 것이 재미있는 수이다.

백이 1로 이으면 흑은 2로 밀어 좌변에서 타개한다. 이 경우 백 3에 흑 4로 받을 수 있어 흑은 양쪽을 모두 두게 된다.

백 1로 잡으면 흑 2로 막는 수가 성립한다. 흑이 조이는 수가 들어 백이 움직이기 힘들다(이외에도 다양한 변화가 있겠지만 생략).

결국 실전에서는 백은 하변을 취했는데, 흑 4로 좌상귀를 돌보며 좌변을 압박하는 수순이 돌아왔다. 백은 5, 7로 외곽을 조여붙여 타개하고자 했는데, 흑 16까지를 선수한 후 흑 18로 상변을 선착해서는 흑의 승리가 결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