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약 

야생을 여관 밖으로 내몬것은 정규전을 보호하고 유지시키기 위한 블쟈의 고육책이다.

우선 나도 요번 패치에 불만이 크다.

분명 밸런스에 대한 최선의 플랜A, 플랜B, 플랜C 다 있는 상황에서 최악에 가까운 선택을 했으니까.

굳이 이 얘기를 글 앞에 쓰는 이유는 불필요하게 블빠니 노예니 하는 소리가 안나왔으면 좋겠어서 언급하고 간다. 난 늬들이랑 야생/정규에 대한 좀 진지한 얘기가 하고싶어.

당장 이 패치에 불만이 많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게 뭔 개소리냐고 하겠지만 난 블쟈가 이렇게 까지 대놓고 야생전을 무시하고 정규전을 밀어주는 이유가 대충 이해가 된다.

새 확팩이 발매되고 모험모드가 쌓일 때 마다 오히려 좁은 카드풀의 정규전은 메타가 빠르게 고착화 되겠지만 야생전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꺼라 본다.

기존 카드와의 연계, 콤보, 대체, 상위호환, 하위호환, 비슷한 성능의 중복 카드 등등등.....

비록 예능성도 있겠지만 미친 콤보덱이나 벽덱, 압살덱도 나올꺼고 그런 덱을 카운터 치는 야생 메타도 충분히 흥할꺼야.

매직도 그렇지만 하스 하는 사람들도 결국 새 카드가 나오면 어떻게든 기존 카드와 잘 연계해서 좀더 세고 강한 덱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거든.

생각없는 카피충이나 덱무새는 여전히 있겠지만 어차피 개네들이 하스판의 주요 유저들이 아니니까 크게 신경 안써도 된다고 본다.

올해 200장의 신규 카드가 추가되고 내년에도 200장이 추가된다고 하면 야생전은 벌써 1200장의 카드들을 활용해서 덱을 구성할 수 있지만 정규전은 끽해봐야 700장 내외로 덱 구성을 해야하지.

그렇다면 덱 구성의 가능성이나 잠재력은 야생전 쪽이 훨씬 더 다양하고 무궁무진 해지거든.

저렇게 '재미있는' 컨텐츠를 놔두고 스트리머들이 정규전에만 올인 할까?

난 아니라고 봐.

블록제 도입 초반에야 정규전에 많이들 집중 하겠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고 카드가 쌓일수록 새롭고 참신한 덱을 짜기 위해 야생전의 비중이 높아질꺼다.

이런 상황에서 등급전에서 야생/정규 양 모드에서 동일한 HWC 포인트를 부여한다면 정규전은 야생전에서 포인트 못 딴 사람들이 포인트 벌러 오는 모드로 전락할꺼다.

아마 블쟈 내에서도 나같은 생각을 했을꺼고 그래서 어떻게든 정규전을 밀어주려고 무리수를 둬서라도 저런 차별화 정책을 내렸다고 본다.

지난 2015년 한해 동안 열렸던 대회들을 쭉 봤는데 블리즈컨에서 열리는 HWC 포인트를 부여하지 않는 대회들도 꽤 있다는 걸 알았어.

게다가 그런 대회도 얼마든지 충분한 보상과 떡밥이 있다면 유명한 프로와 스트리머들이 꼬박꼬박 참전 하고 있고.

당장 던이 우승해서 상금으로 1억 벌은 월드 사이버 아레나도 HWC 포인트를 주지 않는 상금 대회였어.

만약에 패치 이후 고액의 상금이 걸린 야생 대회가 열리면 어떨까?

그리고 그런 대회가 오히려 정규전보다 더 큰 관심과 호응을 얻게되면?

하스 프로게이머나 유명 스트리머들은 대회 자체와 상금이 HWC포인트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내생각에 우승 상금 1만달러 짜리 야생 대회가 한번이라도 열리기 시작하면 그다음 부터 정규전에 버금갈만큼 야생전 대회도 많아질꺼라고 생각해.

규칙과 룰을 갖춘 신사적인 펜싱 경기와 무규칙의 고대 검투사들 목숨 건 승부중에 뭐가 더 짜릿하고 재미있을까?

그래서 난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관심이 정규전보다 야생전으로 옮겨가고 오히려 정규전이 더 비중이 줄어들을까봐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