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갔어.
그 작은 몸으로 온 다리에 주사를 꽂고 붕대를 둘둘 감고
우릴 만난후로 한달남짓을 내내 병원에서 살다,

원래 오늘 다리 수술이였는데
갑자기 다리 색이 너무 안좋아져서..
괴사가 진행되는 상태인데 독소가 다른곳으로 퍼지면
손도 못쓰고 아가가 가버릴수도 있다고
급하게 수술해야한다해서 어제 수술했는데
500그램의 작은 몸으로 버틸수가 없었나봐.
어제 마취 깬다고 팔딱팔딱 하는걸보고 집에 왔는데,
새벽내내 연락이 없길래 잘 이겨낸줄 알았는데,
아침에 나비가 떠나버렸어.

전화받고 가서 떠나버린 나비를 확인하는데
없어져버린 한쪽 무릎밑이 너무 마음이 아팠어.
이럴줄 알았으면 시키지 말았을걸, 했다가
수술 안했으면 더 안좋은 모습으로 갔을거야, 했다가..

그리고 살아있을때 우리 애들에게 곰팡이가 옮을까
제대로 만져주지도 못했던 나비를
나비가 떠난 오늘에서야 참 많이 만져주다 왔어.
그냥 많이 만져줄걸. 손 깨끗이 씻었으면 됐는데..

우리 나비 작디 작은 몸으로 고생만하다 떠났어.
어느날부터 사료랑 같이 먹던 캔을 안주길래
사료만 먹어야하는줄 알았는데
오늘 생각해보니 그게 우리가 처음에 사주고 갔던 ad캔이였더라
그게 떨어지니 사료만 줬던거더라.
먼저 알았다면 또 사줬을텐데 왜 멍청하게 그걸 오늘에서야 알았는지 마음이 참 아팠어. 어제 새벽 두시까지도 밥을 먹었다던데 우리 나비. ㅎㅎ

덥디더운 날이 지나고 갑자기 추워졌던 날 우리에게 와서
갑자기 추워진 날 또 우리를 떠나간 똥나비ㅎㅎ
병원에서 살았지만 마지막까지 사랑받았던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갔길..

다음생엔 좋은 집에서 태어나 사랑받고, 건강하게, 사람으로 태어나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나비를 응원해주고 궁금해 해주었던 갤러들이 같이 바라주었으면 좋겠어.

사실은 나는 아직도 실감이 안나서
괜찮은것같은데 안괜찮았다
안괜찮은것같은데 괜찮았다 그런다. ㅎㅎ

나비를 사랑했던 우리가 시간이 지나도 똥나비를 잊지않기를..